[Review] 연극 '트로이의 여인들', 누군가에겐 영웅, 누군가에겐 원수. 신화 뒤 숨겨져 있는 이야기들.

글 입력 2017.08.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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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연극 '트로이의 여인들'


누군가에겐 영웅, 누군가에겐 원수.
신화 뒤 숨겨져 있는 이야기들.


"우린 어디로?"


이번 아트인사이트의 문화초대는
연극 '트로이의 여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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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한 고대 도시.
신의 사랑을 받으며 번영을 누리던 도시였으나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의 아름다운 아내 헬레네가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와 눈이 맞아 도망침으로 인해
시작된 트로이 전쟁으로 인해 함락당하였다.



이 연극의 시작은 그리스 로마 신화 속 '황금사과'로 시작됩니다. 파리스가 황금사과의 주인을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로 정하며 아프로디테의 조건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주겠다.'의 결론은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였고, 파리스와 헬레네는 트로이로 사랑의 도피를 합니다. 그 이후, 그리스 연합군과 트로이의 전쟁은 시작되었고 기나긴 전쟁 끝에 '트로이의 목마'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전략으로 그리스 연합군은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트로이의 목마'라는 이름은 아름다운 목마를 신의 선물인냥 트로이의 성에 그리스 연합군이 보내게 되었고 그 안에는 그리스 전사들이 있어 높은 성벽이 무용지물이 된 트로이는 함락당합니다. 수많은 전사들이 사망했고 싸울 수 있는 힘을 가진 남자들이라면 모조리 죽음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함락된 트로이에 남은 사람들은 바로, '여인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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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극은 연주단의 라이브 연주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앞서 설명드린 트로이 전쟁의 과정, 결말을 말해주는 화자가 등장해 이야기의 시작을 알립니다. 그 설명 과정에서 등장한 '아재개그'는 무거워진 분위기를 환기시켰습니다. 그리고 본 이야기, 13명의 배우들이 무대에 입장합니다. 천천히 슬픔을 간직하고 울음을 흘리면서 말이죠. 그리고 그 울음소리 사이로 전령 두 명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그리스 연합군의 전령으로 인간적이면서도 트로이의 여인들에게 잔혹한 현실을 알게 해주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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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령들은 남겨진 트로이의 여인들이 어떤 삶을 마주하게 될 지 이야기해주는 전달자이자, 선고자들입니다. 그들은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끝내 임무를 다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두 전령들에 의해 미래를 선고당한 트로이의 여인들은 슬픔에 빠져 좌절합니다.

슬픔에 빠진 여인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냅니다. 신화 속에서는 한 영웅의 모험담으로 남겨졌을 큰 전쟁의 뒤에 남겨진, 신화 속에서 다뤄지지 않은 '여인들'의 목소리가 무대를 꽉 채웁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우리 아직 여기에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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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명, 그 이상의 여인들의 목소리를 담은 연극에서 목소리 합은 연출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일거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이제 어디로?"를 외치는 삶의 의지를 잃은 여인들의 목소리, 가족들을 잃고 과거의 행복을 모조리 빼앗긴 여인들의 목소리는 노래로, 독백으로, 서로 대화를 하며, 코러스로 무대를 가득 채웁니다. 그리고 그러한 목소리들은 이야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하는 힘을 가졌습니다. 이 남아있는 여인들에게는 그들 스스로 해나갈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웃으며 인사하자고 합니다. 울지 말고 헤어지자고 우리 기쁨의 노래를 부르자고. 슬픈 현실을 마주한 그들은 그들에게는 원수이자 상대에게는 영웅인 사람들에게 소속되어 새로운 주인을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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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의 목마' 전략을 세워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오디세우스'는 그들에게 최악의 원수입니다. 그리고 그 원수의 종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은 헤카베, 트로이의 마지막 왕비입니다. 좌절하지만 어쩔 수 없죠. 남겨진 여인들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미래를 향해 배에 오릅니다.





1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남겨진 여인들의 감정에 중점을 둔 본 연극은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가득했습니다. 1시간 동안 그리스 로마 신화의 내용을 알리고 남겨진 여인들이 얼마나 좌절스러운 현실에 마주했어야 했는지, 그것을 넘어 그 여인들의 감정은 어땠는지. 트로이의 목마가 트로이에 들어올 때, 카산드라와 나머지 여인들의 모습을 무대 전체를 사용하여 하는 연출은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했습니다. 뮤지컬적인 연출을 기대하게 한 연극이었습니다.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다뤄지지 않았던 여인들의 목소리를 다뤘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본 연극입니다. 저와 같이 본 연극을 본 언니는 이 연극이 1시간이어서 아쉽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여인들의 뒷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말이었습니다.

그 뒤가 궁금한 연극 '트로이의 여인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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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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