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잔잔한 로맨스 [시각예술]

"블루베리 파이"가 먹고싶은 달달한 로맨스 영화
글 입력 2017.04.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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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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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중국 로맨스영화의 거장 '왕가위' 감독의 첫 할리우드판 영화이자, '주드로'와 '노라존스'가 주인공이기에 더 화제가 되었던 로맨스 영화이다.

실연과 극복 그리고 기다림과 사랑을 보다 잔잔한 로맨스로 조용하게 읊어 말하듯 그려낸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는 왕가위의 특유의 아날로그스러운 감성 그리고 색감등으로 영화를 더욱 아름답게 연출하며, 역시 로맨스의 감성은 왕가위를 따라올 수가 없다 라는 생각이 들게끔한다.



#실연의 아픔을 가진 두 남녀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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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는 그의 남자친구에게 다른여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제레미의 카페에서 자신의 남자친구와 다른여자의 바람에 대한 목격을 제레미에게 확인한다. 남자친구에게 가 따질 용기도, 이별을 고할 용기도 없는 그녀는 남자친구집의 열쇠를 제레미에게 맡기며, 남자친구가 밥을 먹으러 오면 주라고 한다. 열쇠를 맡겨놓고도 마음이 뒤숭숭한 그녀는 제레미 카페를 몇번 찾아가게 된다. 둘은 서로 말동무를 하며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영화에서 초반에 열쇠가 등장한다. 열쇠는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는 것. 그러나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 봤자 내가 찾는 사람이 없다면 그 열쇠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엘리자베스는 남자친구의 열쇠가, 그리고 제레미는 전 여자친구의 열쇠가 이미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 이들에게 중요한 열쇠의 의미를 갖는 매개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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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열쇠는 바로 '블루베리 파이' 이다. 그들은 블루베리 파이를 먹으며 친해지고 서로 말동무가 되어주며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 블루베리파이는 아무 문제가 없이 완벽하다. 그러나 어쩐 이유인지 팔리지가 않는다. 완벽하게 맛있는데 말이다. 엘리자베스는 블루베리 파이에 동질감을 느낀다. 파이는 왠지 모르게 제레미와 엘리자베스를 닮았다.

그러나 엘리자베스에게 실연의 아픔은 매우 컸다. 그리고 그녀는 루저같은 존재라고 생각하였다. 어느 누구도 그녀에게 위로가 되어 주지 못했다. 그녀는 어떠한 결말도 내리지 못한채 도피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도망치듯 뉴욕을 떠난다. 그리고 훗날 자신이 먼길을 돌아 다시 뉴욕에 돌아왔을때는 지금과 같은 엘리자베스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한다. 그녀는 먼길을 달려 그녀는 차를 사기위해 돈을 모으겠다는 핑계로 소도시에 눌러 앉아 밤낮으로 일을 한다. 그녀만의 바쁘면서, 긴 인내심이 필요한 도피이자 여행같은 삶을 살게 된다.



#주변을 겪으며 성장하는 엘리자베스



1. 어니의 사랑과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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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는 손님 '어니'의 사랑을 엿 보게 된다. 어니는 이미 실연을 당했지만, 그를 용납할 수 없어 매일 괴로움과 술로써 달래던 남자다. 엘리자베스는 그에게 동질감을 느낀다. 그리고 어니와 그의 전부인 '수린' 의 이별과정을 보며, 자신에게 대입하며, 실연을 조금씩 극복하는 과정을 경험한다.

"떠나면남는건, 타인의 삶속에 그려놓은 추억뿐인것같다.
끄적여남겨 놓은 계산서라던가." 

엘리자베스가 어니와 수린의 이별 과정과 어니가 남긴 계산서를 보며 생각을 말하는 대목이다. 그녀가 느낀 이치는 현실과 다르지 않다. 결국 남는 것은 추억이다. 그리고 그 추억은 언제나 후회와 아쉬움 그리고 그리움을 전해준다. 마치 어니와 수린의 사이처럼, 엘리자베스도 모르는새에 점차 전 남친과의 기억이 변모되어 추억으로 기억 속에 남겨져 가는 것처럼 ,제레미가 떠난 홀연히 떠난 엘리자베스를  CCTV의 화면을 보고 기억하고 추억하는 것처럼 떠난이는 말이 없지만, 그도 모르게 남겨놓은 타인의 삶의 일부분에서 이따금씩 떠난이를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이따금씩 그 떠오름은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추억으로 남겨진다.



2. 사람 그리고 자신도 못믿는 '레슬리'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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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과 운에 자신을 맞기는 자유분방한 삶을 사는 레슬리. 매사 본능과 운에 삶을 맡기는 자유분방한 삶을 살며 당차듯 보이지만 사람은 절대 믿지않는다. 레슬리 본인 조차도......그런 그녀는 외로움과 줄타기 하며 살아가고있다. 엘리자베스는 그런 레슬리와 잠시 함께 지내게 되면서, 선망하던 레슬리 삶의 방식의 결함을 발견한다. 엘리자베스는 레슬리,어니등 타인의 모습을 보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자신을  더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무작정 떠난 여행이자 도피는 엘리자베스에게 성장과 자신감 그리고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현실을 떠나 익숙한 곳을 떠나 나를 찾는 기나긴 도피여행은 답은 내려주지 못하지만, 답을 위한 제시를 쥐어주는 것같다. 나도 마음이 복잡할때면, 답을 내릴 수 없는 삶의 기로에 놓여있는 시점이 올때면, 훌쩍 여행을 간다. 지금 상황에 도피로 시작한 여행은 항상 이 영화처럼 답은 내려주지 않지만, 성장과 많은 생각혹은 가치관적 변화를 가져다 준다. 그 변화와 성장은 어떤 결정이나 답을 도출해 내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사랑을 담은 "블루베리 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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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주소를 적지않은 엽서를 꾸준히 보냄으로써 제레미와 말동무를 계속 이어나간다. 제레미는 그녀를 찾고 싶었으나, 그녀의 방식을 따라 그도 그만의 방식으로 엘리자베스를 그린다. 둘을 이어주는 열쇠 바로 '블루베리 파이' 엘리자베스는 마치 중독처럼 블루베이 파이를 즐겨먹는다. 그리고 제레미 또한 그렇다. 팔리지 않는 블루베리 파이를 매일 만들어 놓는다. 엘리자베스를 위한 예약석한자리를 항상 비워둔채. 블루베리 파이는 아마도 엘리자베스가 떠난 뒤 제레미 삶속에 남겨놓은 추억이자, 서로 다른 곳에서 그 둘을 연결해 주는 열쇠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영화에서 블루베리파이는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등장한다. 마치 카페에서 완벽하지만 미운오리새끼 같은 블루베리 파이가 훗날 백조가 되어 빛을 보는 것 처럼, 훗날 빛이 되어줄 것만 같다. 그리고 그 달콤함이 진하고 달콤한 사랑을 암시하는 것만 같다. 블루베리 파이를 계속 보고있노라면, 너무 맛있어 보여 먹고싶은 욕구가 마구 치민다. 그 욕구는 사랑하고 싶은 욕구와 일치하는 듯한 느낌까지 든다. 이 영화를 본 후 블루베리 파이를 연상하노라면, 로맨틱과 달콤함 그리고 사랑과 추억이 떠오르게 된다.



#성장한 엘리자베스는 새로운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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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은 건너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다만, 저편에 누가 서있느냐에 따라 달려있을 뿐"


이라고 엘리자베스는 말한다. 그렇다. 우리는 때로 길을 잃기도 하고 차마 용기가 안나 그길을 건너기를 두려워 하기도 하며, 굳이 바로 건너도 될 길을 이 핑계 저 핑계등으로 빙빙 돌아서 건너기도 한다. 하지만 어떻게 길을 건너던간에, 길 저편에 나를 믿어주는 든든한 내편의 누군가만 있어준다면, 그 길을 좀 더 수월하게 건널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는 실연을 극복해나가는 방식이 다른 남녀가 방식은 각자 다르지만, 새로운 한곳을 향해 느린 걸음으로 걸어나가는 성장의 결실을 담았다. 너무나 잔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이지만, 주옥같은 대사들과 아날로그적인 감성들은 영화의 공감과 아름다움을 더한다. 멋진 배우들 '노라존스' 와 '주드로' 의 케미도 이 영화의 큰 몫을 한 것 같다. 내 맘대로 되는 것이 하나 없는 삶과 연애 속에서 엘리자베스는 타인의 삶에서 자신을 비추며 극복해 나가지만, 영화를 보는이들은 이 영화를 보며, 심적으로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얻을 것 같다.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는 기존 로맨스영화와는 조금 다르다. 진한 멜로는 없다. 실연극복과 긴긴 기다림의 반복이다. 그러나 이들은 달콤하며, 인연의 끈은 질기다. 마치 플라토닉 사랑처럼. 또한 여운은 기존 로맨스 영화 못지 않게 진하다. 왕가위 감독 영화라는 매력의 깊은 향이 영화 곳곳에 베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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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지만 달콤함과 감성을 가득 담은 로맨스 영화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는 주말에 집에서 프리한 차림으로 가볍게 영화를 감상하며, 사랑과 나의 성장에 대한 의미와 블루베리 파이의 달달함을 느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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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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