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창작산실 한국무용 우수작품전 "관(關), 상생과 소통의 합설"

글 입력 2014.01.2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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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무용공연을 보러 다닐 때 마다 느끼는 점은, 무용을 보러 온 관객들 중의 절반 이상이 무용 관계자라는 점이다. 일반 관객들의 비율보다 무용 관계자들, 혹은 공연에 올라가는 무용수들의 지인들의 비율이 배로 높아서 늘 일반 관객들이 무안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공연을 기다릴 때, 공연이 끝날 때마다 아는 사람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 하고 있는 사이에서, 단순히 공연이 좋아서 보러 온 일반 관객들이 소외당하는 상황이 연출되곤 하는데, 나 역시 이 상황이 닥칠 때마다 늘 무안하고 뻘쭘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공연은 이 무안함과 뻘쭘함을 잊고 나올만큼 훌륭했다. 무용에 관해 지식이 부족해서 달리 표현할 말이 없는게 안타까울 정도로 강렬한 공연이였다. “무용수들의 움직임에 빨려들어갔다.” 라는 말이 정확할 정도로.


 이 공연에서 가장 독특한 점은 무대 연출이였다. 무대에는 위, 아래에 각각 주황색과 하얀색의 사각형 틀이 있는데, 공연 중간에 주황색 틀이 밑으로 내려와 오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또한 공연의 배경음악이 무대 뒤 장막에서 연주되었는데, 라이브로 연주되는 음악이 크게 울려서 공연에 더 몰입할 수 있게끔 만들어줬다.


 삼베같은 천이 막처럼 쳐져있고, 그 밑에서 여자 무용수들이 느리게 춤을 추면서 공연이 시작된다. 이후 남녀무용수가 나와 서로 컨택하며 춤을 추는데, 이 때 배경음으로 베토벤의 월광소나타가 흐른다. 한국무용 공연에서 클래식음악이 나오는 것이 독특하면서도, 피아노 선율과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또한 현대무용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안무가 눈에 띄었는데, 현대무용에서 많이 보여지는 컨택 동작들이, 한국무용의 곡선미와 만나 신선한 춤 동작들을 볼 수 있었다.


 50분간의공연 시간동안 최대한 보여줄 수 있는 서사구조를 다 넣어 아주 촘촘하게 무대를 구성했음을 알 수 있었다. 중앙에서 한 명의 무용수가 춤을 추고 있어도, 양 쪽 귀퉁이, 관객들의 눈이 다 닿지 않는 뒤편에서도 무용수들이 끊임없이 움직이며 인간이 느끼는 모든 감정, 갈등상황을 담아내고 있어서 어디 한 곳에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무용수 한 명 한명이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으면서도, 또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같은 주제를 표현하는 것 같으면서도 다른 동작으로 움직이는 몸짓이 인상깊었다.


 공연시간 내내 무용수들의 모든 움직임이 생소하고 낯설면서도, 그 움직임에서 뿜어져 나오는 느낌이 잊혀지지 않을만큼 강렬했다. 찰나의 시간같은 50분동안의 공연이였지만, 그 공연이 주는 여운은 길었다.


 

[서예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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