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몰아치는 감정을 담아내지 못하는 사랑에 관하여, 단지 세상의 끝 [문화 전반]

나탈리 베이, 가스파르 울리엘 등 주연의 자비에 돌란 신작 '단지 세상의 끝'
글 입력 2017.01.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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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총아라고도 불리는 자비에 돌란의 신작 '단지 세상의 끝'이 개봉했다.
모든 대사가 불어로 이루어졌던 그의 지난 영화를 보아 이번 캐스팅은 우리가 알만한 프랑스 배우는 다 있는 것 같아 유명세의 끝판왕을 찍는 느낌이 없잖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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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유명 작가 루이(가스파르 울리엘)는 시한부 판정을 받고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은 가족들을 만나러 집에 온다. 그가 집에 온 하루동안 일어나는 가족들의 반응 그리고 루이의 회상이 함께 뒤섞여 나타난다.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엄마(나탈리 베이)는 오랫만에 돌아온 루이에게 바라는 것이 많다.

함께 자라며 일요일의 휴가를 보냈던 형 앙투완(뱅상 카셀)은 열등감에 사로잡혀 루이에게 감정적인 막말을 쏟아내고 기분이 오락가락한다. 그런 남편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어찌할 바 모르고 바라보는 아내 카트린(마리옹 꼬띠아르), 그리고 오빠와의 추억이 많지 않지만 그를 동경하는 여동생 쉬잔(레아 세이두) 모두 루이를 반기는 듯 하지만 가족이란 이름아래 그를 괴롭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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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제대로 고백하지 못한 채 가족들의 감정쓰레기통이 되어가는 루이를 보며 답답하고 못본 사이 유명해진 그리고 낯선 그를 어렵게 바라보는 가족들의 시선 역시 모두 불안하다.
서로 그에 비해 별로인 인생을 산 것처럼 말하며 '너는 절대 이해하지 못할거야' 라고 말하지만 그 이해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말해주진 않는다. 진실을 고백하고 서로의 관계를 회복하는 시간을 갖길 바랬지만 그러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결국 루이 역시 남은 가족들처럼 이해할 수 없는 비밀 만을 남기고 사라진다.

가족이기에 당연하다는 듯이 솔직하게 말하고 서로를 사랑한다는 미명하에 구속하지만 이 가족은 그럴수가 없는 것이다.
12년간의 심리적 거리가 가족이라는 이유로 접합 될리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고향, 가족과 추억이 있는 곳을 방문하여 마음의 안정을 가져보려는, 자기가 없던 시간 속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대화하려는 루이의 시도가 있기에 내게는 마지막이 아쉽지 않았다. 때로는 논리적인 이유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가족도 사랑과 혈연으로 이루어진 그런 존재 중 하나이다. 하지만 내 사랑이 늘 그 사람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될 거라는 전제는 이제 버려야 할때가 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감정만 내리쏟는 사랑은 상대를 힘들게만 할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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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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