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드라마 속 남장여자, 그리고 우리 [문화전반]

글 입력 2016.12.2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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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도깨비의 인기가 나날이 상승하고 있다. 공유의 매력적인 연기는 보는 시청자를 홀렸다. 공유는 2007년 윤은혜와 함께 커피프린스 1호점에 출현했다. 윤은혜는 남장여자 역인 고은찬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극 중 공유는 이런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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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남자건, 외계인이건, 이제 상관 안 해. 가보자 갈 때까지.’ 


 이 대사는 당시 많은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남장여자. 드라마에 나오는 남장여자는 도대체 무엇일까.
 
 드라마는 현실을 기반으로 쓰인 하나의 다른 세계다. 이 세계를 보면서 시청자들은 동질감을 느끼고 지각의 확장을 느낀다. 이는 영화와 같은 시각예술도 마찬가지다. 영화 내부자는 대중이 가지고 있던 막연한 권력집단에 대한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권력집단의 치부를 들어냈다.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드라마에 나오는 소재들은 단순히 유희성을 넘어서 사회적 통념을 생산하는 기능을 한다.
 
 공유가 윤은혜에게 키스를 하는 이 장면은 실질적으로 커밍아웃을 하는 모습이다. 드라마에서 성적 다양성에 대해서 이렇게 진지하게 다뤘던 드라마는 없었다. 이후 미남이시네요, 성균관 스캔들 최근의 구름에 그린 달빛까지 남장여자라는 소재를 사용했지만 커피프린스 1호점만큼 남장여자를 사랑하는 캐릭터의 고뇌가 나오지 않는다. 이 글은 성적 소수자를 비하하거나 혹은 옹호하려는 글이 아니다. 단지 다수의 대중에게 무작위로 퍼져나가는 드라마에서 남장여자를 사용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자 한다.
 
 특히 사극 장르를 지향하는 구름에 그린 달빛이나 성균관 스캔들에서 사용한 남장여자는 과거 여성이 사회적 신분이 남성보다 낮았기 때문에 남성과 여성을 대등하게 만들기 위해서 선택되어지는 소재다. 즉 남장여자 캐릭터는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고뇌보다는 신분계층의 평등성을 맞추기 위해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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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를 통해서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은 사회적으로 무엇에 대해서 대중들이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기회이다. 드라마적으로 남장여자 캐릭터가 로맨스의 긴장감을 상승시키고 캐릭터의 신비감을 더해주는 효과를 가지기는 하지만 다양성에 스포트라이트를 준다는 측면에서 남장여자 캐릭터는 그만한 가치를 가진다.
 
 앞으로 어떤 소재들이 드라마에 나올지는 모른다. 연출가와 작가는 사회적 인식을 기반으로 새로운 세계를 드라마로 대중들에게 보여줄 것이고, 대중들은 다시 그 드라마를 바탕으로 생각을 해 나갈 것이다. 단순한 영상을 넘어서 대중의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소재는 시청률이 아니라 그 자체로 가치가 있지 않을까.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이 드라마 PD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듯이. 누군가에게 가치 있는 드라마가 나오길 꿈꾼다.


[이종국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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