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바람개비,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즐긴 전통연희

글 입력 2016.09.06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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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31.
비온 뒤 서늘함


아침에 비가 와서 서늘하고 조금은 흐린 8월의 마지막 날,
1년 만에 전통문화를 즐기러 남산골한옥마을을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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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골한옥마을은 충무로역 4번출구에서 가까이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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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골한옥마을 입구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보이는
"서울남산국악당"은 공연장이 위치한 곳이었다.
저멀리 남산타워도 불빛을 밝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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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건물들처럼 한옥일 줄 알았는데,
현대식 건물이었고 내부 인테리어가 한옥식이었다.
공연장은 지하 1층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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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트인사이트 문화초대를 통해 관람하게 되었다.
앞자리인만큼 몹시 기대되는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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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알알이라는 한복입은 늙은 남자 노인이
버선발로 무대를 휘저으며 5분여 간 
바람이 부는 모습을 형상화 한 것 같은 춤을 춘 다음,
입을 떼며 첫 대사를 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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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알알의 말은 곧 문학놀이의 시작이었고,
얼마전까지 이웃으로 알고 지내던 자오부인에게 편지로 전해진다.
분홍색 한복을 입은 샬알알 노인이 무대에서 사라지고,
주황색 한복을 입은 자오부인이 등장한다.

샬알알의 편지를 받은 자오부인은
감격해 웅얼거림에서 주절거림으로 말하는 기쁨을 누린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대사를 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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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부인의 답장은 다시 샬알알 노인에게 전해지고, 
샬알알 노인은 눈부시게 산다면,
우리의 삶도 문학이 되지 않을까 하고 말한다.

두 노인이 펼치는 문학의 놀이 속에는 문학에 대한 아름다움을 보는 눈,
삶에 대해 결코 회의적이지 않은 초연함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두 노인의 문학놀이 속에
북, 장구 , 피리, 생황, 태평소 등의 전통악기의 신명나는 소리는
바람을 타고 노는 모습을마음 껏 상상해 볼 수 있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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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황 이미지 / 사진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생황은 파이프 오르간처럼 생겼지만,
멜로디언/아코디언과 흡사한 소리가 난다.
특히나 극의 마지막을 장식한 태평소 소리는 바람을 타고 노는 모습을
표현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전통 연희인만큼 전통악기로 모든 극이 이어졌는데,
서양음악 박자에 익숙한 나는 국악의 박자가 어색하기에
박자를 맞추어 박수를 치기가 참 어려웠지만
무대 앞에서 북과 장구를 치는 고수 못지않게,
관객석에서도 얼쑤~ 지화자~ 좋다! 등이 나와
뜻하지 않게 놀랐지만 이내 곧 웃으며 극을 즐길 수 있었다.


샬알알 노인은 빨강, 노랑, 연두, 초록, 하늘, 파랑, 갈색, 자주, 보라
9빛깔 부채를 가지고 다니는데, 이 여러색색 빛깔의 부채는 
그가 기분파 늙은이라는 것을 표현하는 도구가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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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가 아니라는 말을 이렇게 돌려말하는 능글맞은 노인이기도 하지만,
문학을 즐기는 모습은 그 누구보다 순수해 보였다.


50여분 간의 비교적 짧은 공연이었지만, 
어깨가 저절로 들썩여지는만큼 신나는 시간이었다.

문학에 대해 마음을 돌이켜 볼 수 있었던 시간,
내가 훗날 노인이 되어서도 이렇게나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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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집단 The 광대] 바람개비_포스터.jpg

 
위 공연은 문화예술 정보 전달 플랫폼 아트인사이트와 함께 합니다.


[이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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