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평생의 동반자가 들려주는 백남준의 삶, 도서 < 나의 사랑 백남준 >

글 입력 2016.08.3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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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www.artinsight.co.kr)를 통해 오랜만에 책을 읽게 되었다. 처음으로 예술 분야와 관련된 책을 읽게 된다. 물론 곰브리치처럼 미술사를 하나하나 짚어주는 그런 책은 아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그러나도 너무나도 알려지지 않은 삶의 조각들을 가진 예술가 백남준을 그리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백남준의 삶, 그의 사랑 그리고 그의 예술을 그의 평생의 동반자이자 뮤즈였던 아내 쿠보타 시게코의 시선으로부터 살펴보게 된다.




예술적 감성과 재능, 인간적 매력을 함께 갖춘 이 우주적 천재를 어디서 다시 만날 수 있겠는가. 그의 광채가 너무 눈부셔 함께 예술을 하는 아내로서 주눅들 때도 있었지만, 이런 그늘이 또한 나를 예술가로서 더욱 정진하게 하는 자극이 되었다. 가난하던 시절, 돈에 대한 개념이 없이 비싼 TV를 수백 대씩 사들이던 그 때문에 나는 더 가난하게 예술을 해야 했지만, 그의 작품이 하나씩 탄생하는 것을 볼 때마다 너무 경이롭고 신기해 모든 아픔을 잊고 그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던 나를 발견하곤 했다. 그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옆에서 간호하느라 작품 창작은 아예 손 놓고 있었지만, 그래서 남준이 무척 미안해했지만 나는 후회나 미련이 없다. 남준과 함께 사는 것 자체가 내게는 ‘아트’였으므로.

<나의 사랑 백남준>  中
 




2016년은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1932. 7. 20~2006. 1. 29)의 서거 10주기가 되는 해이다. 비디오 예술의 선구자이자 한국이 낳은 세계적 천재 아티스트인 그가 떠난 지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그의 작품이나 업적이 아닌 입체적인 인간 백남준을 세밀히 그려낸 책은 없었다. 우리는 우리의 ‘백남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가장 가까운 곁에서 40여년을 반려자로서, 또한 예술적 뮤즈이자 동지로서 함께해 온 아내 구보타 시게코가 들려주는 ‘인간 백남준’에 대한 내밀한 이야기는 그간 ‘괴짜 천재’ 혹은 ‘TV 예술’에 가려져 있던 그의 진짜 모습을 드러낸다. 가난했던 유학 시절 젊은 예술가의 풋풋했던 첫사랑과 치기어린 퍼포먼스, 세상을 뒤집어놓은 파격적인 전시의 뒷이야기, 우연을 인연으로 만든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 등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독자들이 인간 백남준의 찬란하고 위태로웠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은 곧 그의 광범위한 예술세계를 오롯이 이해하는 길이 될 것이다. 열여덟 나이에 고향을 떠나 세계를 떠돌며 유목민으로 살아온 백남준이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가가 되기까지 겪어야 했던 드라마보다 극적인 삶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자신에 대해 미처 기록하지 못하고 떠난 백남준의 생각과 말들을 그를 가장 사랑스럽게 지켜보며 평생을 함께했던 아내 구보타 시게코의 생생한 증언이다. ‘추상’으로 머물던 백남준의 작품세계에 살을 붙이고 온기를 불어넣는, 사랑이 담긴 회고담이다. “남준과 함께 사는 것 자체가 내게는 ‘아트’였다”는 고백처럼, 이 책은 백남준과 시게코의 삺의 이야기 자체로 하나의 아트가 되는 기록이다. 더욱이 구보타 시게코 여사가 2015년에 그토록 그리워하던 백남준과 재회할 수 있는 곳으로 떠난 지금, 이보다 솔직담백하고 은밀한 이야기는 앞으로도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인생은 싱거운 것입니다. 짭짤하고 재미있게 만들려고 하는 거지요."

예술을 왜 하는지에 대해 물었을 때 예술가 백남준의 대답이었다고 한다. 비디오아트로 드러난 백남준의 예술인생뿐만 아니라, 그가 살았던 일상의 순간들 역시 재미지고 짭짤했는지 너무나 궁금하다. 예술같은 인생을 살다 간 그의 이야기들이, 분명 나에게도 짭짤한 순간들을 선사해줄 것이다.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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