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wake up, 햄릿', 명작 재구성의 새로운 발판을 딛다!

글 입력 2016.07.06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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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햄릿, 그 명작을 재구성한 텍스트들은 굉장히 많다. 찬사를 받은 고전 명작들을 재구성하는 것이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명작들이 재탄생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이를테면 원작에서 뜨거운 무언가를 전해받았을 때라던가, 다른 장르의 특징을 살려 새롭게 정의해보고 싶다던가, 원작의 이면에서 다시 바라보고 싶을 때가 그렇지 않을까 싶다.
 
아트인사이트의 감사한 문화초대로 관람하고 온 연극 'wake up, 햄릿' 역시 마찬가지였다. 연출의 작의를 모두 알 수는 없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해당 연극은 이에 적합한 연극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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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의 활용도 좋았다. 해당 사진은 독특한 무대에 반해 공연 시작 전 촬영한 것이다. 무대가 다른 연극들과는 다르게 평평한 무대가 아니라 비스듬했고, 양 옆에 높은 턱이 있었다. 이 형태의 무대를 어떻게 활용할까 싶었는데, 극이 시작하고 나서 나는 '아, 이런 무대 모양도 만들어볼 수 있겠구나.'하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무대를 감싼 공간은 넓었다. 하지만 넓은 공간에 무대까지 넓으면 자칫 허전한 느낌을 줄 수가 있다. 특히 인물이 많이 나오지 않는 연극은 더더욱 그러하다. 반대로 인물이 많다면? 조잡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다. 무대도 넓고, 나오는 사람도 많으면 그건 연극이라는 장르에서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해당 연극의 무대구성은 그래서 눈길을 끌었다. 넓은 공간은 활용하되, 인물들이 밟는 면적은 줄여서 관객의 시선을 한 곳으로 집중시킨 것이다. 비스듬한 무대는 원근감도 더욱 살렸고, 간간히 나오는 대치상황에서 마치 CCTV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느낌도 주었으며, 많은 인물임에도 인물들끼리 서로 섞이지 않게 했다. 'wake up, 햄릿'만의 특별한 무대구성이었던 것 같다.

고전 명작을 완벽히 숙지하고 갔다. 이것이 독이 될지 득이 될지 판단할 수는 없어지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비교'를 위해서는 옳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연극이 원작의 스토리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서 지루하다는 느낌이 없지않아 있었다. 인물의 성격이나 스토리 전개의 과정 등을 파격적으로 전환한 부분이 있었더라면 덜 지루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어제 본 드라마의 재방송을 보는 기분이었다. 재구성이라함은 원작을 존중하되 그 나름의 주체적인 연출이 들어가도 된다고 생각한다. 'wake up, 햄릿'을 봐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더라면 더욱 매력있는 연극으로 재탄생했을 것 같다.
신입 극단의 연극은 그 소문을 익히 들었다시피 아주 역동적이었고 격렬했다. 극단만의 특징이 여실히 녹아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다음에도 해당 극단의 연극을 관람할 '용기'가 생겼다. 마찬가지로 아주 정열적일테니까 말이다. 극단의 재해석이, 극단이 해당 작품을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는지 조금은, 느끼게 해주었다. 이것이 명작을 새로이 선보일때 함께 내보여야 할 가장 기본 수칙이라는 생각이 든다. 같은 스토리 임에도 관람할 수 있게 하는 힘은 여기서 나온다. 내가 보지 못한 각도는 무엇이었는지, 다른 사람은 어떠한 시선으로 명작을 보고 느꼈는지 알게 해주는 힘. 연출은 아쉽다고 -감히- 감상 소감을 말하였지만 인물을 연기하는 그들의 몸짓 손짓, 목소리에서 나는 새로운 햄릿을 보았다.

근래에 킬링타임용 연극이나 현 시대를 나타내는 로맨틱 연극을 자주 접했다. 그래서인지 묵직한 고전 명작 관람은 아주 신선했고 기분도 전환되었다. 집에오는 길에 든 여러 잡생각 마저도 좋았다. 햄릿이 이끈 분위기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즐거웠다. 또 다른 햄릿과의 만남은 소중한 시간이었다.


[김지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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