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길 잃은 청춘과 함께 아픔을 두고 웃는 연극 '레알 솔루트'

글 입력 2016.05.16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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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SNS를 뜨겁게 달군 동영상을 보았다. 번화가에서 한 청춘 커플과 나이 지극하신 할아버지가 소리지르며 싸우다가 젊은 남자가 할아버지를 폭행하는 영상이었다. 영상 속 사건의 배경을 놓고 이렇다 저렇다 말이 많았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은 공감 수를 받은 댓글은 “또 살인사건인 줄 알았는데 다행이다.”였다. 최근 들어 묻지마 폭행, 묻지마 살인 등 알 수 없는 일들이 자꾸 일어나고 있다. 오죽하면 그냥 폭행 사건은 ‘다행’일까. 

대부분 청년층의 가해자가 분노를 이기지 못한 결과였다. 무엇이 그들을 이토록 분노하게 만들었나.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에 착취당하고 박탈당하며 크나큰 상실감에 괴로워한다. 아무리 팔을 세게 휘젓고, 다리를 세차게 앞으로 내딛어도 나아가질 않으니 괴로울 수 밖에. ‘나는 이렇게 이 악물고 달려도 제자리, 아니, 뒤쳐지는데 왜 누구는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쌩쌩 달리는 걸까?’ 스스로를 다른 이들과 비교할 수 밖에 없다.

이 분노의 방향은 불분명하다.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으니, 분노가 향할 방향도 알 수 없는 게 당연하다. 예상할 수 없는 분노에 또 다른 피해자만 늘어난다. 살인사건이 아닌 게 다행인 우리 사회, 청년층의 내적인 분노는 심각한 수준이다.





인간은 자기 안에 갇혀있는 감정들과 에너지를 발산하며 살아가야 한다. 소리 지르고 싶을 땐 마음껏 소리 지르고, 울고 싶을 땐 울고, 남들에게 한 마디 할 때는 시원하게 해야한다. 글쎄… 나부터도 내 감정에 자유롭지 못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짜여진 학교 시간표에 따라 다니며 두 손 가지런히 모은 자세로 집중하기만을 강요 받았으니, 내 감정을 에너지로 표출하는 방법을 모를 수 밖에. 

우리가 그동안 몰랐지만, 사실 우리 인간은 마음을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서 뜨거운 에너지를 냉정하게, 차가운 에너지를 뜨겁게 사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연극 <레알 솔루트>에서는 그 수단으로 웃음을 강조한다. 아무리 슬픈, 억울한, 불안한, 화가 나는, 죽고 싶은, 미칠 것 같은 감정도 한 걸음 물러나서 한번만 웃을 수 있다면 차분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후에는 갇혀있던 감정 에너지를 보다 긍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5월 17일부터 6월 12일까지 동숭아트센터 꼭두소극장에서 창작집단 빛과돌이의 네번째 창작극 <레알 솔루트>가 진행된다. 연극 <레알 솔루트>는 오늘날 자본사회에서, 알 수 없는 구조 때문에 많은 걸 박탈 당하는 청년들에게 웃음이라는 긍정 에너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이 연극은 ‘슬픔을 농담하고 아픔을 웃어내는 공연’을 지향하며 한국 사회에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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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rmation]

작품명 : 레알 솔루트
장소 : 동숭아트센터 꼭두소극장
날짜 : 2016년 5월 17일 (화) ~ 2016년 6월 12일 (일)
시간 : 화수목 8시, 금요일 5시 8시, 토요일 7시, 일요일 4시
관람료 : 3만원
예매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터파크, 대학로티켓닷컴
작/연출 : 진용석




[시놉시스]

고등학교 동창인 형석과 민준 그리고 달구는 올 해로 서른 살이 된 암울한 청춘들이다.  형석은 일 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주류백화점’을 물려 받았으나 길 건너편에 대기업이 거대자본으로 골목상권에 비집고 들어온 ‘종합 주류 할인 창고’에 수완에서도 물량에서도 밀려 망할 위기에 처해 있다. 무리하게 대출까지 받아서 ‘종합 주류 할인 창고’의 미끼 상품 전략을 흉내 내 보았으나 그마저도 실패하여 가게의 고급술들에는 모두 차압 딱지가 붙은 상태이다.  셋 중 유일한 기혼자인 달구는 형석의 가게 건물 지하에 있는 목욕탕에서 때를 민다. 달구는 화장실에서 변을 보며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아내가 그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형석의 가게 화장실을 자주 사용한다. 달구에게는 연년생인 네 명의 아이가 있는데 아내는 한 명을 더 낳자고 종용하고 있다. 지금 네 명의 아이를 키우는 것도 힘에 부친 달구는 아내의 요구를 피하느라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민준은 어플 개발로 한 몫을 챙기려는 IT 꿈나무이다. 민준이 개발하는 어플은 항상 기발하긴 하지만 투자자의 마음을 끌기에는 한 끗이 부족하다. 그러던 중 민준이 대박이라고 심혈을 기울인 어플이 투자자를 못찾자 그만 건달형제들이 운영하는 사채 돈에 손을 대고 만다. 하지만 출시한 어플은 성공적이지 못했고 민준은 건달형제들에게 콩팥을 적출당할 위기에 봉착한다.  한달 전 형석과 민준은 크게 싸웠다. 형석이 가게를 살리기 위해 대출받은 돈을 민준이 자신의 어플 개발비에 투자하라고 종용하다가 크게 다투고 다시는 안 보겠다고 한 것이다. 이에 달구는 어딘가에서 구한 ‘레알 솔루트’라는 몹시 좋은 술로 이들을 화해시킬 자리를 마련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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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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