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 [시간을 파는 상점] - 고등학교 시절 나를 추억하며

글 입력 2016.02.11 20:51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여러분은 고등학교 시절을 어떻게 기억하시나요? 친구들, 매점, 시험, 학교, 학원, 성적 등의 단어들이 여러분을 둘러싸고 있지는 않았나요? 연극 [시간을 파는 상점]은 우리에게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게 해 주는, 일종의 타임머신 같은 연극입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정말 별거 아닌 것에도 힘들어 하고 친구들한테 위로받았던 그 때. 그 시절을 추억하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이 연극을 추천합니다.
 
 
각자의 시간 속을 살며 서로의 시간을 공유하다.

시간은 앞을 향해 흐릅니다. 현재의 과학 기술로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도, 미래로 가는 것도 불가능하죠. 연극은 이런 우리의 상황을 십분 활용합니다. 주인공 온조는 인터넷 카페 속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속성을 이용하여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물론 물리적으로 시간을 되돌릴 순 없습니다. 다만 온조는 자신의 시간을 사람들에게 팝니다. 가령, 과거에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놓는다든지, 자신이 갈 수 없는 장소에 온조를 대신 보내는 것 등이 있죠.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온조는 다른 이들의 시간 속에 개입하게 되고, 역설적이게도 시간을 파는 주체인 온조는 다시 다른 이들의 시간 속에 들어가 그들의 시간을 얻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도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여전히 힘들다.

제 고등학교 시절도 그랬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대학 잘 간다고 취업이 그리 잘 되는 것 같지도 않은데, 그 시절 우리는 그렇게 성적에 연연했고 대학에 목을 맸습니다. 점수 하나에 울고 웃고 학교, 학원 집에 반복된 일상이었죠. 그리고 우리는 단순히 시험 성적만으로 평가받았고 대학을 들어가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달콤한 어른들의 거짓말에 속에 넘어갔죠. 극중 태블릿 PC를 훔치는 이현의 친구도 그때의 우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성적으로 인한 압박감은 그를 궁지로 몰아갔습니다. 그리고 대화할 가족은 없습니다. 자식을 위한 다는 명목 하에 매서운 사회와 같이 자식을 성적으로 몰아붙이는 사람들만 있을 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고등학교 시절을 버티고 지나왔습니다. 곁에는 같은 처지인 친구들이 있었고, 지금도 곁에 있습니다. 너무 힘들었던 시간들이지만 같이 힘들어하고 공감해준 친구들이 있었고, ‘나만 힘든 것만은 아니구나’ 하며 위안을 받기도 했습니다. 극중 온조, 이현, 혜지, 난주는 그렇게 서로에게 그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 연극을 누군가에게 꼭 보라고 추천은 못 하겠습니다. 사건 흐름이 매끄럽지도 않았고, 극 후반 소위 ‘억지 감동’을 이끄는 대목도 있었습니다. 소재 역시 일반 학원물과의 차별성도 없었습니다. 다만 이 연극은 우리에게 몇몇 생각할 부분을 던져줍니다. 특히 우리가 지금도 살아가고 있는 ‘시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줍니다. 그리고 그 시간 속 함께 하는 이들 역시 상기시킵니다. 내가 살아가는 ‘시간’과 함께 하는 ‘사람’을 생각해 보고 싶은 신 분께 이 연극을 추천합니다.     


02_시간을파는상정_포스터_최종.jpg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