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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은 시각의 지배를 받는다. 보는 것이 믿는 것이고,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도 있고. 우리는 '본 것'을 굳게 믿기 때문에 시각으로 이루어진 인간의 세계는 너무도 견고하며 그 이외의 세계를 그리는 것은 너무도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 세계를 파괴하고 새로운 시각을 그리는 사람들을 우리는 선구자라 칭하며 세계는 그런 사람들에 의해서 바뀌어간다. 모네는 세계를 바꾸는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큰 파괴를 실현한 사람 중 한명이다. 그런 모네의 작품을 경험할 수 있는 전시, <모네, 빛을 그리다 展>이 2016년 2월 28일까지 용산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모네는 프랑스의 인상주의 화가로, 인상파의 개척자로 불린다. 그는 세상을 빛과 색채로 보았고, 1874년 개최한 인상파 전람회에서 그가 출품한 <해돋이 인상>에서 인상파는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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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상파의 출발점이 된 모네의 작품, 해돋이 인상>


 모네 이전의 화풍은 사실주의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사실주의는 그 이름이 시사하듯이 '사실적' 표현을 중요시했다. 하지만 이 때의 '사실적'표현은 지금 우리가 떠올리는 '보는 그대로의' 현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때의 사실은 오히려 '진실'에 가깝다. 모네 이전의 세계는 세상에 진실이 존재한다고 믿었고 따라서 사물에 고유한 색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과는 빨간색, 나무는 초록색, 하늘은 파란색일 뿐이었다. 이렇듯 사실주의에서는 작품이 세상을 보여주는 하나의 창문이라고 생각하며 작가는 현실적 묘사를 통해 진리, 본질을 묘사하는 성스러운 전달자였다. 그러므로 작가는 사과의 진실인 빨간색, 나무의 진실인 초록색, 하늘의 진실인 파란색만을 표현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모네의 새로운 '시각'은 견고했던 사실주의의 세계에 하나의 금을 만들었다. 이렇게 제시되는 모네 이후의 작가중심적 세계를 우리는 '자기성찰주의적 관점'이라고 표현한다. 모네 이후로 성장하기 시작한 '자기성찰주의적 관점'에서는 작품을 세계의 창이 아닌 작가를 이해하게 해주는  도구로 이해하며 작가의 의도를 중요시 하게 된다. 모네는 기존의 단일한 세계를 무너뜨리고 자신이 본 세계를 제시함으로써 이후의 다양한 예술적 시각이 등장할 기반을 마련했다.
 
 모네는 이후 세잔에게 '모네는 눈 뿐이다'와 같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모네 이전의 세계는 그 '눈'을 가지지 못했다. 모네는 눈 먼 세계를 뜨게 했으며 이 세계에 최초의 '시각'을 제시한 예술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각'의 탄생이 있었기에 이후 다양한 '주의'들의 탄생과 현대의 디지털 인터랙티브 아트까지가 가능했던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흥미로워 보이는 점은 모네의 작품이 디지털 인터랙티브 아트를 통해 표현되고, 표현을 넘어서 관객이 그 작품에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기존의 인터랙티브 아트가 수용자의 수동적 해석을 넘어선 능동적 창조에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면 이번 <모네, 빛을 그리다>전의 의미는 모네가 제시한 최초의 시각과 인터랙티브 아트라는 최신의 시각이 한 공간에 구현된다는 것이다. 모네는 자신이 제시한 하나의 '시각'이 이토록 다양한 시각의 세계를 창조하는 첫걸음이 될 것을 예상했을까? 그의 작품에 드러난 범상치 않은 '시각'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고전 작품들을 보다 보면 언제나 아쉬움이 남게 된다. 이 시대의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그 시대의 의미만큼을 향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이미 그가 제시한 '시각'의 덕을 보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 시대의 사람들이 받았을 충격을 상상할 수는 있어도 깊이 공감할 수 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대의 시각을 더해 인터랙티브 아트로 표현된 모네의 작품을 보면서 나는 느끼게 될 것이다. 나 또한 어떤 나 이후의 시대도 느낄 수 없는 동시대 사람만의 의미를 향유하고 있는 것이구나 하고. 그것이 어쩌면 번거롭지만 공연장에, 영화관에, 전시회에, 또 <모네, 빛을 그리다 展>에 발걸음을 하게 되는 의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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