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모녀간의 재회 in Real Time '나는 꽃이 싫다'

2015. 12. 22 - 2016. 03. 13
글 입력 2015.12.2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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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의 모녀간의 재회를 ‘리얼타임’으로 바라보다.
여자들의 이야기로 관객과 꾸준히 소통하는 ‘그룹 動.시대’의 2015년 새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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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나는 꽃이 싫다”는 도심의 한 호텔방이 배경이다. 호텔방은 열린 모습으로 관객에게 모든 것을 보여준다. 그곳에서 모녀는 서로에게 부재했던 30년의 시간을 뒤로하고 현재, 현실에서 재회한다. 그리고 갈등하고 화해하며 모녀의 관계에서 한 인간으로 인정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연극은 이 모든 과정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관객이 실시간으로 목격하게 한다.

이 연극은 시작부터 끝까지 현재의 시간에 집중한다. 과거를 보여주거나, 미래를 보여주는 장치가 없다. 다만, 관객은 그녀들의 대화로 그녀들의 인생을 추측하게 된다.


연극이 시작되고 모녀의 포옹 뒤엔 서로의 안부가 아닌 극이 끝나는 순간까지 어머니의 지독한 잔소리뿐이었다. 엄마의 잔소리마저 그리웠을 딸을 생각하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마저도 보듬어 주길 바라는 것이 딸의 마음이고 일반 엄마들이 하는 행동이지만, ‘나는 꽃이 싫다’에서는 어루만져주기는커녕 딸의 겉모습과 살아온 인생을 비난하는 수준이다.

연극이었지만 정말 극 속에 빠져 한숨이 나오고 허튼 웃음이 나왔다. 심지어 짜증이 나기까지 했다. 친구랑 보았는데 엄마랑 봤었더라면 모녀 사이가 애틋해 졌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지금도 충분히 엄마와 거리낌없이 잘 지내지만 조금은 특별한 둘 만의 감정이 생기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 모녀와는 너무 다른 극 속의 모녀. 엄마의 입장을 아직 모르는 나로서는 엄마 역을 맡은 배우가 그 순간은 그녀의 말투가 너무 싫었고, 심지어 목소리 마저 싫었다.

하지만 화장실에서 그녀의 울음소리를 듣는 순간 어머니는 너무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엄마이기 전에 그녀도 여자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울컥했다. 옆에 있을 때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밖에 나지 않았고 그 누구보다 우리엄마가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라는 단어 자체가 왠지 가슴 한구석이 메여오고 짠하다.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서야 엄마의 마음을 이해한다고들 하지만, 엄마만큼 날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는 것이 결론이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비난 같은 잔소리만 하다가 끝난다는 점이다. 그 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한 번쯤은 다정한 말투로 물어봐 줄 법도 한데…
장면의 변화가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호텔 방 안에서 모녀의 대화를 듣다 보니 약간의 지루함이 없지 않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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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을 맡은 김수미 작가는 “인간은 누구나 선택을 통해 인생을 만들고, 그 선택이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좋은 선택을 했던 나쁜 선택을 했던, 모두 소중한 자신의 인생이며, 생을 마치기 전까지 인생은 규정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작가는 연극“나는 꽃이 싫다”의 모녀를 통해 관객에게 “우리의 인생에 후회가 남는 부분이 있다면 남은 시간 속에서 그 후회를 고쳐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한다.   


가장 많이 느낀 점은 간만에 여운이 남는 연극을 보아서 감명깊었다.
친구도 애인도 좋지만 엄마와 보면 좋을 연극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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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시간
화,목,금 8시 /수 4시/
주말·공휴일 4시 (월 쉼)
*2016년 1월 1일, 2월 7일, 8일 쉼
 
관람료​
전석 30,000원
 
예매​
인터파크티켓
(www.interpark.com) 1544-1555
 
공연문의
070-8843-0088 / 032-865-5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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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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