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일상 속 공공디자인 ⑴ 색각이상자를 위한 지하철 노선도 [문화 전반]

공공 자인은 우리의 일상이다.
글 입력 2015.07.26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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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디자인
(public design)

말 그대로 공공을 위한, 공익을 위한 디자인이다.
건축물, 도로, 공원, 버스,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 쓰이는 여러 장치나 장비를
편리하고 쾌적하고 아름답게 이용하기 위해 공공디자인이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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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자인은 우리의 일상이다. 하루 24시간, 우리가 공공디자인을 접하지 않고서는 생활할 수 없을 것이다. 누군가 ‘디자인을 한다’고 이야기하면 굉장히 독창적이고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공공디자인의 매력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지는 은은함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공공디자인의 존재와 고마움을 잘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우리가 당연하다는 여기는 공공디자인,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사람을 생각하는 깊은 의미와 원리가 담겨있다. 이렇듯 무심코 지나치기에는 너무 아쉬운, 공공디자인의 매력을 살펴보자.


 
최근 아주 인상적인 기사 하나를 접했다. 서울시가 네이버와 함께 색각이상자들이 지하철을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지하철 노선도를 제작했다는 것이다. 색각이상자들을 위한 지하철 노선도는 무엇이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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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내가 자주 애용하는 지하철 어플을 실행해보았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일반적인 지하철 노선도. 빨주노초파남보 호선별로 대표 색상이 정해져있어서 기억하기도 쉽고 구분하기도 쉽다. 그런데 이 노선도를 색의 구분이 어려운, 정상인과는 다른 색각을 가진 사람이 봐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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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색맹인의 시각에서 본 지하철 노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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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록색각이상자, 청황색각이상자의 시각에서 본 지하철 노선도


아뿔사..! 뭐가 뭐지? 너무 어지러웠다. 호선을 구분하는 것도 환승역을 구분하는 것도 힘들었다. 특정한 색을 인식하지 못하는 적록색각이상자, 청황색각이상자 등은 물론 모든 색을 인식하는 전색맹인까지. 우리나라 총 인구 대비 약 3%를 차지하는 색각이상자들은 그 동안 이러한 지하철 노선도를 힘들게 보아왔던 것이다.

 
그렇다면 서울시와 네이버가 제작한 색각이상자용 지하철 노선도를 보자.  이 지하철 노선도는 크게 4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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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확대 됩니다 ^^)
 

첫 번째로 서로 다른 노선이 교차하는 곳에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곡선과 직선을 활용했다. 방향성있는 곡선을 사용하여 선만 봐도 어디로 가는 노선인지 알기가 쉬워졌다.
 
두 번째로 색상을 조정하였다. 현재 서울 지하철 노선도에는 총 19개의 노선이 표시되어 있다. 노선이 여러 개이다 보니 비슷한 색을 사용하는 노선이 존재하기도 한다. 기존에 사용하던 호선별 색을 사용하되 색각이상자들의 눈에 잘 구분될 수 있도록 색의 명도와 채도를 바꿔서 대비가 잘 되도록 하였다. 
 
세 번째로 외곽선을 삽입하였다. 일반인 눈에는 잘 띄지 않지만 색각이상자 눈에는 크게 대비되는 색을 외곽선으로 넣어 교차하는 환승 노선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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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환승역에 정보를 표기하였다. 환승역 크기를 좀 더 크게 그리고 노선이 겹치는 곳에 노선 숫자를 써넣는 간단한 방법으로 환승 노선 구분이 한결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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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네이버는 색각이상자용 지하철 노선도를 만들면서 색각이상자는 물론 일반인들도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노선도 디자인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연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노선도는 기존 노선도를 어려워했던 일반인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색각이상자를 위한 지하철 노선도의 사례에서 보듯이 공공디자인은 그렇게 거창하지도 크리에이티브하지도 않다. 그러나 사람을 향한다는 디자인의 본질을 무엇보다 충실히 담고 있다. 일상 속의 작은 것들을 놓치지 않는 배려심, 이것이 바로 공공디자인의 매력이자 공공디자인이 계속해서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자료출처]
네이버 지도 공식 블로그
네이버 다이어리
블로터뉴스 “색맹·색약 이용자 위해 지하철 노선도 다시 그렸어요”
 
 
[황수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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