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프리다 칼로

글 입력 2015.07.05 21:1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6/29일 아트인사이트의 문화초대로 프리다 칼로전을 보러갔다.


15005807_p.gif
 

절망과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킨 그녀의 작품들을 만나러 소마미술관을 향했다.
이번 전시회는 1전시실: 비둘기와 코끼리를 시작으로 5전시실: 멕시코 근대미술까지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그냥 보는 것도 좋지만,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가장 좋을 듯하다.
특히 1전시실과 5전시실에 마련된 연대표는 프리다의 생애는 물론 멕시코 미술의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 좋았다.

사전에 그녀의 다사다난 했던 이야기를 들은 탓인지 프리다 칼로의 작품들은 모두 아프게 느껴졌다.
어딘가 무겁고 어두운 느낌의 색채로 가득한 작품이 많았는데, 그것은 아마 그림이라는 도구가 자신의 아픔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방법이자, 가장 그녀 다운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렸을 때 겪었던 소아마비, 큰 사고로 인한 32번의 수술, 디에고의 여성편력, 사랑하는 이들의 배신, 3번의 유산, 폐렴..
이 모두 47세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한 그녀가 겪어온 삶이다. 비극적인 영화 같은 삶을 살아온 프리다에게 그림은 아픔의 시간 속 탈출구였기에 그에 대한 애착도 크고 남달랐을 것이다. 이번 전시회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가장 눈에 인상 깊게 다가왔던 몇 개의 작품을 소개하고 싶다.


a2.jpg

우주, 대시, 멕시코, 디에고 나 그리고 세뇨르 솔로틀의 포옹 - 프리다


남편 디에고에 대한 미묘한 감정을 잘 표현한 이 작품은 인도적인 느낌이 물씬 느껴진다. 
디에고를 안고있는 프리다는 전통의상을 입고는 울고있다.
벌거벗은 채 안겨있는 디에고는 인도 신화 속 시바의 불꽃인 제삼의 눈을 하고 있다, 모든 걸 파괴한다는 시바의 눈을 통해 그가 디에고에게 안겨준 상처가 느껴졌다. 디에고의 여성편력으로 인해서 괴로워했던 프리다이지만, 그럼에도 그를 품고 있는 그녀의 모습 속에서 디에고에 대한 애증의 감정이 잘 보인다.


2015070301440_1_6-horz.jpg

나타샤겔만 초상화 - 프리다 / 나타샤겔만 초상화 - 디에고


이 작품은 보는 내내 정말 흥미롭게 느껴졌는데, 같은 인물을 대상으로 전혀 다른 느낌의 초상화를 만들어낸 프리다와 디에고의 모습은 정말 재미있었다! 먼저 나타샤 겔만은 프리다 칼로의 절친으로 그녀의 작품들을 방안에 도배할 정도로 후원해 왔다고 한다. 그런 나타샤 겔만과 프리다는 처음부터 친하지 않았다. 프리다가 나타샤 겔만을 처음 만난 건 디에고가 다른 여자들을 자주 만나는 장소였다. 그래서 그런지 프리다는 나타샤 겔만에 대한 질투로 그녀의 초상화를 심술궂게 그렸다. 어딘가 욕심 그득해 보이는 모습이 느껴지는데 이게 바로 프리다의 사적인 감정이 들어가 있는 듯하다.
다음은 디에고가 그린 나타샤 겔만의 초상화이다. 이 그림을 보자마자 정말 황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봐도 아름다운 모습의 자태는 마치 앵그르의 관능적인 오달리스크를 연상케 한다. 주위에 있는 하얀 칼라와도 너무 잘 어울리는 여성의 모습은 빨간 매니큐어와의 대비가 눈에 띈다. 프리다가 그린 여성과 동일하다 하니 기분이 묘했다. 설명을 들어보니 디에고는 원래 실물보다 아름답게 그리는 재주가 있다 한다. 어쨌든 두 명의 인물이 그린 한 명의 인물의 차이가 매우 흥미로웠으며, 5전시실에서도 나타샤 겔만의 초상화가 자주 등장하니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재밌을듯하다.


2015-07-05 12;55;00.PNG

칼라행상 - 디에고


디에고의 칼라 행상이다. 디에고는 원래 칼라를 주제로 한 그림을 자주 그려왔다 한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대학 벽화를 시작으로 자주 그려왔다 하는데 바람둥이었던 디에고와 칼라의 조합은 뭔가 이질적인 느낌을 가져다준다. 멕시코적인 느낌이 물씬 풍겨지는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신비롭게 다가온다.
등 돌리고 앉아있는 두 소녀, 그리고 백합 너머로 보이는 한 사람. 모자를 통해서 사람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세 명 모두가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채 보는 관람자로 하여금 백합으로 시선을 향하게 한다. 집으로 돌아와 칼라를 소재로 한 디에고의 그림을 몇 개 찾아보았는데 대다수가 얼굴이 드러내지 않으며, 거대해 보이는 칼라는 호화로우며 마치 숭배 받는 신의 모습처럼 느껴졌다.


그 외에도 멕시코의 전통의상과 악세사리들이 전시되어있었는데, 페미니스트들에게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아왔던 프리다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프리다의 작품 중에 자신을 주제로 한 자화상들과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들이 많다. 디에고의 작품과 달리 어딘가 불안하고 암울해 보이는 그림들은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는 프리다의 내면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듯하다.
이번 전시회는 9월 9일까지 진행된다 한다. 프리다 칼로를 주제로 열리는 대규모 전시회인 만큼  많은 작품들이 마련되어있기에 여유 있는 오전 시간에 가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김소망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5.04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