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승화 된 삶의 고통, 프리다 칼로 [시각예술]

내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한 살아있음이 행복하다.
글 입력 2015.06.30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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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승화 된 삶의 고통, 프리다 칼로(Frida Kahlo)



"나는 아픈 것이 아니라 부서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한 살아있음이 행복하다."

지난 6일, 멕시코의 국보 화가 '프리다 칼로'의 전시가 개막했다.
그녀의 그림은 폐부를 후벼내는 듯 한 아픔을 선사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녀의 아픈 그림에 열광하고 공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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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삶은 고통으로 얼룩져 있다.

어린 시절 소아마비부터, 교통사고, 3번의 유산 등 육체적 고통과 여성편력이 있던 남편 디에고 리베라로 인한 정신적 고통 그리고 꿈꾸어 왔던 엄마, 아내, 혁명가가될 수 없음에서 오는 존재에 대한 고뇌까지. 프리다 칼로는 자신의 그림에 자아(自我)를 쏟아내면서 자기(自已)을 치유하고자 하였다. 지금부터 그녀의 생애와 평생의 괴로움과 아픔을 담아낸 작품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위대한 예술의 시작


프리다 칼로는 멕시코시티의 남쪽 변두리 코요아칸에서 태어났다. 어린시절 소아마비에 걸려 한 쪽 다리를 절었고, 또래 친구들로부터 절름발이라는 놀림을 받으며 성장한다. 그녀가 18살이 되던 해 1925년, 그녀의 삶을 바꾸어 놓는 사건을 겪게 된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던 중 전차와 충돌하는 큰 교통사고를 당해 오랜 기간동안 침대 신세를 지게 된 것이다 이 때 병상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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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르모 칼로, 프리다 칼로가 어린 소녀일 적의 가족사진
1928, 젤라틴 실버 프린트, 8 X 10 인치

 



유산의 경험


칼로는 1930년, 32년  34년 세 번에 걸친 유산을 한다. 18세에 당한 교통사고에서 철제 봉이 그녀의 자궁을 관통한 이후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 되었고, 그녀가 겪은 비극 중 유산은 작품에 큰 비중으로 나타난다. 아래의 <프리다와 제왕절개>, <헨리포드병원>은 유산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당시의 끔찍한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린 것으로 생각된다. 칼로가 그림을 그리는 목적은 단 한 가지였다. 자신의 고통을 드러내는 것. 그리하여, 견뎌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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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와 제왕절개, 1932, 캔버스에 오일, 73 X 62 cm
Collection of Dolores Olmedo Mexico City, Mex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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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포드 병원(떠있는 침대), 1932, 캔버스에 오일, 30.5 x 38 cm
Collection of Dolores Olmedo Mexico City, Mexico





초현실주의
(Surealism)


그녀의 작품을 논할 때, 항상 언급되는 단어는 '초현실'이다. 1938년 멕시코를 방문한 초현실주의의 거장인 시인 앙드레 브르통은 칼로의 그림에서 초현실주의적인 요소를 발견하고, 그녀를 초현실주의 작가로 분류하였다. 또한 그녀의 작품이 뉴욕의 줄리앙 레비 갤러리, 파리의 피에르콜 갤러리 등 초현실주의 작품들이 많았던 곳에 전시되면서 그녀는 초현실주의 작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브르통이 멕시코에 찾아와 나더러 초현실주의자라고 하기 전까지는 내가 초현실주의자 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내가 아는 것은 단지 나를 그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림을 그린다는 것, 다른 의도 없이 그저 머리에 떠오르는 것을 그릴 뿐이다." 또 "나는 결코 꿈을 그리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나의 현실을 그린다."라고 말하며 초현실주의와의 관련성을 부인하였다. 초현실주의에 대해 일도 생각하지 않았던 그녀가 초현실주의자로 불리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여타 다른 작가들과 달리 비현실적인 경험과 상황들이
그녀에게는 현실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더 강렬하게 무의식과 전의식을 캔버스에 옮길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칼로에 대해 논하는 사람들은 그녀를 '자생적 초현실주의자'라고 말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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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내게 주는 것, 1938, 캔버스에 오일, 91 x 70.5 cm
Collection of Daniel Filipacchi Paris, F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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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프리다, 1939, 캔버스에 오일, 173.5 x 173 cm
Museum of Modern Art Mexico City, Mex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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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대지(멕시코), 디에고, 나, 세뇨르 솔로틀의 사랑의 포옹
1949, 메이소나이트에 오일, 70 x 60.5 cm
Collection of Jacques & Natasha Gelman Mexico City, Mexico






칼로와 자화상

"나는 자주 혼자이기에 나를가장 잘 아는 나를 그린다."


자화상이라는 뜻의 Portray는 그 어원을 라틴어 Protrachere에 두고 있다.
발견하다, 밝히다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자신을 그린다는 것은 말 그대로 자신을 끄집어내는 행위인 것이다.

칼로는 엄청나게 많은 자화상을 그렸다. 여성화가가 이렇게 많은 자화상을 남긴 케이스가 드물기에 더 주목할만 하다. 파블로 피카소는 말했다. 자기는 칼로처럼 자기 자신을 그릴 수 없을 것이라고. 그만큼 칼로는 수많은 시간을 들여 자기 자신과 대면하면서 수많은 고통 속에서 자신을 상실하지 않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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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걸이를 한 자화상, 1933, 메탈에 오일, 34.5 x 29 cm
Collection of Jacques and Natasha Gelman Mexico City, Mex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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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속의 디에고(태우아나 차림의 자화상)
1940, 메이소나이트에 오일, 76 x 61 cm
Collection of Jacques and Natasha Gelman Mexico City, Mexico





또 다시 삶


칼로는 오른발이 썩어가는 병으로 오른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고, 평생 7번의 척추수술을 포함한 32번의 수술을 했다.
신체적 통증과 더불어 리베라와의 이혼, 재결함 후에도 이어지는 외도로부터 얻은 우울증으로 술과 약에 의지해 살아갔으며 결국엔 폐렴으로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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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라 알바레스 브라보, <침상 위의 죽은 프리다>
1954, 젤라틴 실버 프린트, 10 X 8 인치
 

도스토예프스기가 말한 것처럼 사람은 고통을 통해 자기 속에서 인간이 탄생하게끔 한다.
고통으로 점철 된 그녀의 삶은 예술로 다시 태어나 희망이 되어 지금까지도 우리 안에 살아남았다.
우리는 모두 가슴에 상처 하나씩은 안고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고통, 슬픔, 고뇌, 절망, 사랑과 인내를 그려낸 그녀의 작품에 공감하고 같이 아파하는 것이 아닐까?





Reference


이미지
http://www.wikiart.org/


자료
http://www.wikiart.org/

방상훈, 이창섭, 프리다칼로 도록, 조선일보 국민체육진흥공단, 2015
정예진, 정신분석적 미술치료관점에서 본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 분석,
원광대학교, 2005


동아일보 골든걸
http://bit.ly/1Ko6hNG


[박혜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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