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07.12)고궁보월 古宮步月[회화,가나아트센터]

by 김소망 에디터
2015.06.21 16:01


사석원 고궁보월 古宮步月


main.jpg


강렬한 원색과 폭발력 있는 붓터치의 작가, 
사석원의 3년만의 개인전, <고궁보월(古宮步月)>

가나아트는 강렬한 원색과 일필적(一筆跡)드로잉으로 표현주의적인 작품을 해온 
사석원 작가의 개인전<고궁보월(古宮步月)>을 개최한다. 

사석원은 동국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프랑스 국립 파리 제8대학에서 
원시미술로 석사과정을 수학했다. 그는 전국대학미전(1983)에서 금상을, 포장마차 풍경을 담은 수묵담채화로 제3회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대상(1984)을 수상한 바 있다. 
과거 수묵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던 사석원은 점차 동양의 전통적 조형 관념에 서양화의 채색효과를 조화시킨 새로운 회화영역을 개척해나갔다. 2012년 <산중미인(山中美人)>展 이후로 3년 만에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서는 서울에 흩어져있는 옛 궁궐의 구석구석을 훑으며, 이제는 아련해진 역사 속 이야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작품 약 40여 점을 선보인다





사석원 고궁보월 古宮步月


일자 : 2015.06.12 - 2015.07.12

시간 : 10:00~19:00

장소 : 가나아트센터 제1, 2, 3 전시장  

관람료: 성인 3,000원 / 청소년, 어린이 2,000원



문의 : 02-720-1020

관련 홈페이지(가나아트센터)




<상세정보>

8_0.jpg
경복궁 경회루景福宮慶會樓의 용, 2014, Oil on canvas, 130.3x162.2cm


과거를 걷는 나그네, 달빛에 취하다

“궁은 시간과 함께 퇴색하는 관광이 아니라 역사에 비추어보는 관조일 때, 배면의 사연을 살며시 들려준다. 또 궁은 두 말할 나위 없이 한국적 미의 원형이나 전형을 떠올리게 하고, 나아가 당대의 미학을 끌어올려야 하겠다는 고차원의 각성을 심어준다. 건축미와 더불어 풍수에 바탕을 둔 궐내의 배치 같은 것도 동양의 미감을 한층 깊게 만드는 요소다.”
-작가노트 中에서-

빌딩 숲을 조금만 벗어나면 고즈넉한 고궁에 쉽게 닿을 수 있는 서울, 이는 600년 이상의 시간을 품어온 수도 서울의 특별함이다. 창경원과 경복궁을 구경하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작가의 일상의 한 부분이었고, 그에게 여러 시·공간이 교차하는 옛 궁궐은 분주한 일상을 벗어나 호젓함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사실 사석원은 지난 2010년 “서울연가”시리즈를 통해 서울 토박이로서 경험했던 서울 곳곳의 추억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풀어놓는 작업들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백 년 전 그 곳을 걸었을 왕들의 자취를 따라 밟으며, 자신의 마음 속에 담긴 고궁의 아취(雅趣)를 화폭에 그려낸다.

“고궁보월(古宮步月)”이라는 전시제목처럼 이번 출품작들의 시간적 배경은 주로 달밤(月夜)이다. 그러나 사석원의 달밤은 휴식, 수면의 시간으로서 어둡고 수동적인 밤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생동하는 밤이라고 할 수 있다. 낮과는 대변되는 밤의 세계, 특히 “달밤”은 동양에서 현실을 벗어난 우아한 사유의 차원을 상징하는 것으로, 인간의 미감을 자극하는 또 다른 풍류의 세계를 의미한다. 특히 옛 궁궐을 배경으로 등장하는 부엉이, 사슴, 토끼, 호랑이, 사자 등의 동물은 왕실의 인물을 상징하는 동시에, 그에 얽힌 이야기를 대변하는 것으로, 화면에 보다 환상적인 분위기를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유머와 해학이 넘치는 모습과는 달리, 사실적으로 묘사된 동물들의 표정에서 마치 감추어진 무언가가 있을 것만 같은 신비로움과 상서로움, 혹은 역사 속의 한 순간을 목도하는 듯한 장중함마저 느껴진다. 창덕궁 주합루를 배경으로 뿔을 치켜세우고 정면을 응시하는 수사슴과 도발할 듯 화려한 색채의 부엉이들, 혹은 눈이 쌓인 향원정 앞에서 스산한 달의 기운 아래 매서운 눈빛을 발하는 호랑이를 통해 우리는 월야의 고궁이 전하는 특별한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32_0.jpg
 경복궁 향원정景福宮香遠亭, 2015, Oil on canvas, 91x116.8cm


600년 왕조의 위엄, 그리고 비장한 꿈을 노래하다

이번 전시에서 사석원은 조선의 문예부흥기를 이끌었던 정조, 그리고 정조의 포부를 따라 근대화를 꿈꾼 고종에 주목한다. 사석원 만의 강렬한 원색과 힘있는 붓놀림, 거친 마티에르는 캔버스 위에 600년 조선왕조사의 위엄과 번영, 그리고 좌절과 슬픔이 섞인 옛 이야기를 웅장하고 드라마틱하게 담아내고 있다. 특히 튜브의 물감을 미리 섞지 않고, 직접 캔버스 위에서 혼합하기에 더욱 밝고 화려한 색채는 민예적이면서도 궁궐의 기둥과 천장을 화려하게 수놓는 단청을 떠올리게 한다.

특별히 이번 전시에서는 흑백의 톤으로 그려진 대여섯 점의 작품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유화물감을 사용하면서도 동양화적인 느낌을 전해주는 이 작품들은 동양화에서 시작된 사석원의 예술이력을 상기시킨다. 두터운 마티에르에서 벗어나 스산한 붓질과 고즈넉한 색채로 그려진 궁궐의 풍경은 왕실의 위엄 뿐 아니라 쇠락하는 왕조의 운명, 그리고 한 나라의 군주인 동시에 한 인간으로서 갖는 외로움 등의 감정을 담아내고 있다. 이는 곡절 많은 역사 속에 밴 고요와 슬픔의 아름다움, 적조미(寂照美)를 떠올리게 한다

이처럼 <고궁보월(古宮步月)>展에서는 화려한 색채와 흑백의 모노톤, 역동적이며 표현주의적인 붓터치과 사실적인 묘사 사이에서 들려오는 듯한 저음과 고음, 슬픔과 즐거움, 따스함과 고독을 느끼며 역사의 어제와 오늘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4_0.jpg
경복궁景福宮 꽃사슴, 2014, Oil on canvas, 130.3x193.9cm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