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다시 찾은 인연의 밤 ‘형제의 밤’

글 입력 2015.06.1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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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형제의밤 포스터 - 3차 최종본(검정배경 수정)_대학로티켓닷컴추가본.jpg


아트인사이트의 (정말 감사한) 문화초대에 응한지 세 번째입니다. 
대학로 키작은 소나무 극장에서 
화제의 연극 '형제의 밤'으로 즐거운 밤 보내고 왔습니다. (^.^)


※ 스포일러 투성이 리뷰입니다. 주의해주시길!


  연극 형제의 밤. 두 형제간의 흥미로운 다툼을 예상하고 관람에 임했다. 기대 이상으로 훨씬 과격하고 위트 넘치는 장면들이 연출되었다. 85분간의 꺼지지 않는 조명 아래 쫄깃한 구성으로 분출되는 에너지에서 하염없이 웃을 수 있었다. 형제의 투닥거림이 극을 이끌어나가는 동안 다른 부가적인 요소들 사이에서도 유독 빛나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인연’이라는 소재였다.    

   ‘형제의 밤’에서는 세 가지의 인연을 발견할 수 있다. 세 개의 인연을 나타나는 동안, 극 중 ‘수동’과 ‘연소’의 심리가 묘사되고 형제의 복합적인 감정들이 드러난다. 이 인연들 속의 진실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울림을 지녔다.   
    
 세 인연 중 하나는 부모와 ‘수동’, ‘연소’ 형제와의 인연이다. 극에서 수동은 자신이 어머니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연소는 자신 또한 그렇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리고 부모님에게 다른 자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더한 불안과 좌절에 빠진다. 하지만 그들도 알았을 것이다. 자신들은 부모님의 죄책감, 아니 책임감일수도 있는 그 무언가를 받고 자라왔으리라는 것을. 수동과 연소의 부모가 오래 전에 만나 사랑을 나누고 아이를 낳았을 때, 그 둘은 샴쌍둥이로 낳은 아이를 보고 앞으로의 난관을 예견했을 것이며, 핀란드로 눈물의 입양을 보냈을 것이다. 그런 쓰라린 아픔을 지니고 다른 방법으로 보답을 하리라 생각을 한 것이 바로 자신들 또한 입양을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부모와 이 두 형제의 연은 너무 아프다. 형제는 사랑을 받고 자라왔지만 그 이면에는 지울 수 없는 부모의 미안함이 남아있었다. 

  두 번째 인연은 부모와 샴쌍둥이 형제 ‘수’, ‘연’의 인연이다. 극 중간에 나오는 어머니의 그림 ‘아름다운 인연’에서 알 수 있다시피, 샴쌍둥이의 각각의 이름은 ‘수’, ‘연’이다. 그 둘은 부모에게는 평생 동안의 아픈 과거이며 미안함이었기에 그들은 큰 맘 먹고 샴쌍둥이 형제가 있는 핀란드로 향하려했다. 그러나 가는 도중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게 되어 결국 아들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 운명의 장난인지, 극 후반에 밝혀지는 ‘수’의 죽음은 아이러니하게도 부모의 죽음과도 오버랩 된다. 결국 이번 생에서 다하지 못한 ‘아름다운 인연’은 하늘에 가서야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일까. 하늘에 가서 다하지 못한 부모의 연을 이룰 수 있도록 신이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마지막은 ‘수동’, ‘연소’ 형제와 ‘연’과의 인연이다. 보이스 피싱인줄 알고 연소가 끊어버린 매번의 전화는 알고 보니 한국에 찾아온 ‘연’의 전화였고, 결국에 그들은 만나게 된다. 아름다운 인연이 결국에는 완성되는 장면.  ‘수(秀)동’, ‘연(緣)소’. 그리고 ‘수(秀)’, 와 ‘연(緣)’ 이름이 맞물린 그 인연들의 실체가 드러난다. 부모님이 남겨놓으신 ‘아름다운 인연’은 결코 놓을 수 없는 끈이었으며 사랑이었다. 이렇게 얽히고설킨 비밀 찾기는 막을 내린다. 부모가 남기고 간 뜻밖의 ‘인연’이라는 유산에 앞으로 두 형제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극을 다 보고나서 참 재미있는 휴먼코미디 극이라고 단순히 생각했다. 그러나 오히려 여러번 생각하고 장면을 곱씹어볼수록 맛이 나오는 연극이다. 진정한 해학을 형제의 밤에서 느꼈다. 가족 간의 사랑을 꼬여버린, 그러나 필연적인 인연으로 풀어낸 제작자들과 배우들께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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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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