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씨는 조상대대로 염을 업으로 살아온 집안에서 태어난 염장이이다. 업으로 평생 염을 하다보면 무슨 생각이 들까?그는 언제나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많은 생각을 하였을 것이다.어느날, 유 씨는 일생의 마지막 염을 하기로 결정하고 자신을 취재했던 기자에게 연락한다.그리고 염을 했던 자신의 일생과 사연을 이야기하며 관객들에게도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관객이 문상이 되어 함께하는 연극 <염쟁이 유 씨>는 우리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들려줄까?
지난번에 기대평을 썼던 연극 <염쟁이 유 씨>를 보고 왔다.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던 소극장은 찾는 데에 어려움이 없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길은 맞게 가는 것인가, 의심이 들만큼 조용해서 이상한 나라로 가는 길목에 선 느낌이었다.
관객석은 반이상 찼다. 단체로 오신 분들도 있었고, 2인이서 같이 온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작았던 공연장, 높은 집중력과 장악력
공연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았다. 그러나 오히려 작았던 환경 덕에 극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극은 1인 배우가 이끌어갔다. 유 씨는 염쟁이가 무엇인지 이야기 해 주며 염의 과정을 설명 해준다.
염의 과정은 "반함-입관-영좌 설치-성복"의 순이다.
유 씨는 관객들에게 염의 과정을 설명한 후 서서히 기자 김 선생에게 자신의 일생을 이야기 해 준다. 그 과정에서 그 일생 속에서 만났던 사람들을, 배우 한 명이 다(多)인 역할을 한다. 과도하지 않은 소품과 옷 등으로 인물을 구분할 수 있는 최소한의 특징을 입고 연기한다.
익살스럽기까지 한 인물들의 모습에서 나는 우리 인간들의 다양한 군상을 볼 수 있었다.
배우가 장악력을 갖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극이나 공연을 몇 번을 관람했었다. 종종 배우가 나와서 연기하는 순간의 공간은 오로지 그의 순간이다. 그러나 그 순간을 온전히 장악하지 못하는 배우도 여럿 보았다.
그러나 이 배우는 온전히 1인이 극을 이끌어가면서도 장악력을 잃지 않고 유지하는 것 같아서 극을 보는데 힘들지 않다고 느꼈다.
*관객이 함께하는 공연
처음 프리뷰를 작성할 때. '관객이 함께 하는 공연'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연극 <염쟁이 유 씨>는 관객 참여형 공연이 맞다.
우선, 맨 앞줄의 정중앙에 앉게 되는 관람객은 조심하길 바란다. 그러나 기꺼이 공연에 참가할 의향이 있다면 언제나 그 자리는 강력하게 추천할 의향이 있다.
관객은 하나의 장례식의 조문객이 된다. 또한 관객은 대본상 유 씨의 이야기를 듣는 기자 김 선생이 되기도 한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재산을 두고 말이 많은 자식들이 되기도 하며, 유족이 되어 곡소리를 내기도 한다.
배우가 장악력을 잃지 않고 긴 시간동안 극을 이끌어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관객이 함께 참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관객이 극에 참여함으로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1인극에 더 활기를 불어넣고, 연극 <염쟁이 유 씨>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보다 더 깊이 있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참여였다.
관객의 참여를 이끄는 진행을 하며 동시에 연기를 해야했던 배우의 내공 역시 만만치 않았다.
*유 씨, 그는...
배우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유쾌하게 연기하지만 많은 의미의 말을 한다.
위에서 언급했던 배우가 가진 장악력도 장악력이지만 감정의 극과 극을 뛰어넘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극은 어느순간 갑작스럽게 분위기와 흐름이 바뀌며 결말을 맞은 느낌이었다.
살짝 루즈 해지려는 쯤에 뒷통수를 맞듯 결말을 맞이한다.
마지막에 조용하게 읊듯 관객에게 말을 건네는 유 씨의 모습은 극장을 떠난 후에도 오래 잔향처럼 남았다.
*개인적인 감상/삶과 죽음에 대하여,
"사실 죽음이 있으니까 삶이 더 소중하고 귀하게 여겨지는 거야""공들여 쌓은 탑도 언젠가는 무너지지만, 끝까지 허물어지지 않는 건 그 탑을 쌓으면서 바친 정성이여. 산다는 건 누구에겐가 정성을 쏟는 게지. 죽은 사람 때문에 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산사람을 위해서 흘리는 눈물이 더 소중한 게여
연극 <염쟁이 유 씨>에는 간간이 삶을 재조명 해 보고, 가슴을 건드리고 지나가는 유 씨의 말이 있었다.
죽음에 두렵냐고 관객에게 묻던 유 씨.
마지막 대사가 끝나며 소름이 끼쳤던 생각 ㅡ "아, 이 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하나의 장례식이고 나는 거기에 온 사람이구나"
극을 보면서 머리와 가슴 속에 지나간 기억들과 소리도 많았다.
지금까지 살아온 짧은 인생에서 내가 겪었던 죽음들과 죽음이 묻혀가는 소리 위에 떨구어지던 눈물에 대한 기억도.
극을 보고, '아등바등 사는 것'과 '열심히 사는 것'의 차이와 무엇이 다른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열심히 살다보면,- 살아가려고, 생활이라는 것을 하기 위해서는 아등바등 살게 되지 않는가?
그리고 그 사이에서 '열심히 사는 것'이란 무엇일까.
<염쟁이 유 씨>는 개개인에게 굉장히 의미가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같이 동행한 내 친구와 나에게 그랬듯. 공연이 끝나고 나즈막하게 느낀 점이나 생각을 가볍게 얘기 해 보자. 어쩌면, 생각보다 이야기는 길어질지도 모르리라.
연극 <염쟁이 유 씨>는 가볍게 보러 갔다가 무겁게 돌아오게 된 극이다.
다시 한번 자신에 대해,인생에 대해 성찰 해 볼 시점이 필요한 사람. 그런 사람에게 관객이 되라고 기꺼이 추천하고싶다.
**이 공연은 문화예술 정보전달 플랫폼 ART INSIGHT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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