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함께여서 빛났던 네 명의 연주, 아베끄 스트링 콰르텟 연주회

글 입력 2015.04.19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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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함께여서 빛났던 네 명의 연주, 아베끄 스트링 콰르텟 연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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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장 전부터 공연을 보러 온 인원으로 홀을 가득 채웠던 이번 연주회는 창단 연주회였고, 저렴한 가격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었지만 공연의 질은 결코 뒤떨어지지 않았다.


 현악 4중주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가 만나 이뤄낸 선율은 곡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로 접해도 충분히 감탄을 자아낼 만한 것이었다. 조은화, 베토벤, 드뷔시 의 곡을 즐길 수 있었던 이번 연주회는 클래식이 ‘처음’인 사람에게도 지루하지 않게 느껴질 만해 하루뿐인 연주회가 도리어 아쉽게 느껴졌다.


 첫 시작은 생각보다 어두운 분위기의 곡으로 시작되었다. 날카로운 비명과 같은 바이올린의 소리에서부터 무겁고 웅장한 첼로의 낮은 음까지 풍부하게 채워졌던 첫 곡에서 바이올린과 첼로의 특징조차 구별하지 못했던 기자에겐 악기 하나하나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시간으로 느껴졌다. 또한 계속 곡의 진행을 보다보니 그 곡에 어울리는 ‘메인’의 역할을 하는 악기가 매번 달라지고, 악기 간의 호흡을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두 번째 곡은 바이올린을 위주로 진행되었는데 2명의 바이올린 각각도 서로 다른 소리를 내며 조화를 보여준다는 점이 악기가 가진 폭넓은 스펙트럼을 예상하게끔 했다. 바이올린 - 비올라 - 첼로 순으로 점차 무거워지며 낮은 파트를 담당할 것이고, 보다 높은 음역인 바이올린이 대부분 부각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착각일 뿐이었다. 음을 넘나들며 다양한 부분을 소화하는 점에서 특별히 부각되기보다 4개의 악기가 호흡할 때가 가장 빛나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또한 현악기는 활로만 연주할 거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한국의 전통악기처럼 손으로 튕기거나 뜯는 듯한 방식을 통해서도 소리를 내는 부분이 의외로 많았으며 소리 또한 통통 튀는 느낌으로 신선했다. 


 곡의 여러 부분에서 서로 대화하듯 주고받는 부분도 많이 보였다. 특히 두 바이올린 - 비올라, 첼로 가 서로 주고받는 부분이 종종 있었는데 비올라의 역할이 눈에 들어오는 계기가 되었달까. 4 악기가 합주할 때는 상대적으로 바이올린과 첼로의 소리는 파악하기 쉬웠지만 비올라의 소리가 두드러지지 않는 듯해 듣는 동안 비올라의 소리가 더욱 궁금해진 상태였다. 많진 않았지만 비올라가 이끄는 파트들에서도 각 부분마다 달라지는 소리에 혼란스럽기도 했다. 바이올린과 함께 할 때, 첼로와 함께 할 때 그 순간마다 소리가 바뀌는 팔색조와 같은 느낌이었다. 왠지 모르게 4명의 연주자 가운데 가장 다른 연주자들의 연주와 맞추기 위해 확인(?)하는 모습도 가장 많았다.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는 느낌에서인지 무의식적으로비올라에 집중하게 되는 부분도 많았다.


 준비한 프로그램이 다 끝난 후에 열정적인 공연에 걸맞게 끊이지 않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그리고 4월 16일이라는 그 날에 맞게 이뤄진 특별한 연주. 1년 전 벌어진 안타까운 사고에 대한 추모의 연주로 ‘국화’라는 곡이 연주되었다. 구슬픈 느낌의 곡을 통해 1주년임에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와 시끄러운 상황 속에서 희생자들에 대한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도 추모에 앞서기보다 내 할 일에 급급한 듯해 미안한 기자의 마음에도 조금이나마 안심이 되던 순간이기도 했다. 아름다운 연주와 함께 사회를 챙기는 아름다운 마음씨까지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이들의 연주를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이 글은 아트인사이트의 도움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홍승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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