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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In The  Pool' 에서는 괴짜 정신과 의사인 ‘이라부’와 그에게 치료받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이 소설의 핵심이라 말할 수 있는 정신과 의사 ‘이라부’는 누가 보아도 단번에 괴짜라고 말할 정도로 특이한 성격을 지닌 인물로 기행을 일삼는다. 하지만 그는 그만의 독특한 자연스러움으로 환자들의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천재 명의이다. 이 소설에서는 수영의존증, 친구들과의 연락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휴대폰 중독증, 현관을 나서기만 하면 집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봐 불안해지는 강박신경증, 자신이 너무나도 예쁘고 잘났기 때문에 자신을 쫒는 스토커가 한둘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자의식 과잉에 빠진 인물 등 다양한 마음의 병을 지닌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이라부와의 진료를 통해서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겪으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병을 치유해나간다.


이 소설의 여러가지 에피소드 중 내가 가장 인상깊었던 에피소드를 뽑으라면 이 책의 제목인 'In The Pool'을 말할 수 있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자의식과잉에 빠진 여자 '히로미'에 대한 에피소드를 말하고 싶다. 히로미는 화장을 안하거나 수수한 차림을 보이는 일 없이 항상 미니스커트에 하이힐, 타이트한 옷차림으로 자신을 꾸미는 여성이다. 이런 히로미는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누군가가 자신을 쫓는다는 느낌을 받게되어 이라부를 찾아가 진단을 받고 해결책을 찾는다. 그 해결책이란 누군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코 파기, 침 뱉기, 쓰레기통을 발로 차기 등등 그녀의 예쁘고 섹시한 이미지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이런 행동을 해도 누군가가 계속해서 자신을 쫓는 느낌은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증상이 더욱 심해져 온 세상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고 쫓아다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그녀는 배우로서의 길을 열기 위해 중요한 오디션에 참가한다. 오디션장에서 히로미는 자신이 썼던 모자에 테이프가 붙여져 있어 머리카락은 엉망이 되고, 자신을 무시하는 오디션 스태프까지 만나게 된다. 그렇게 오디션장은 완전히 아수라장이 되었고 히로미는 그 안에서 자신의 모든 꾸며짐을 내려놓고 엉망진창이 되는 모습을 보인다. 오디션장에서의 사건이 있은 뒤, 히로미는 화장도 옷차림도 바꾸고 몇 년 만에 평범한 청바지도 입는다. 그러자 몸도 마음도 훨씬 가벼워진 느낌을 받게 된다. 그녀는 짧은 치마, 진한 화장이라는 투구에서 벗어났을 때 비로소 진정한 자기 자신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소설의 핵심인 정신과 의사 ‘이라부’, 그는 늘어진 턱살, 뱃살은 삼겹살에 환자 앞에서 코를 막 파고, 환자가 주사를 맞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모습을 보이는 등 의사로서는 환자에게 보이기 힘든 기상천외한 행동을 한다. 환자들은 처음 이라부를 만나면 ‘어떻게 이런 사람이 의사를 하지?’, ‘이 사람을 날 치료하지 못할거야.’라는 생각을 한다. 이렇듯 ‘의사’라는 직업이 지니는 전문성, 그리고 지적인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게 정신과 의사인 이라부의 모습을 그려낸 것이 흥미로웠다. 또한 이라부의 정신과는 다른 병원과는 달리 ‘지하’에 위치한 쾌쾌한 냄새가 나는 병원으로 표현되고 있다.


나는 이렇게 전혀 치료될 것 같지 않는 공간, 치료해줄 것 같지 않은 사람으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치유 받는 과정을 그려낸 것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모습에 괜히 왠지 모를 감동과 따뜻함을 느낀다. 어쩌면 이러한 설정은 마음의 병을 지닌 인물들이 괴짜 의사가 있는 쾌쾌한 지하병동에 어렵게 한걸음 들어가고 나서 치유가 되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정신병을 직접 직면하여 겪어냈을 때 비로소 진정한 마음의 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정신병’, 즉 ‘마음의 병’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우리는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을 마치 미치광이 취급한다. 그러나 결국 그들도 우리와 별반 차이가 없는 같은 사람이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을 살펴보면 회사원, 학생 등 모두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 평범한 사람들은 갑작스럽게 마음의 병을 앓게 된다. 우리도 언젠가 미약한 수준이더라도 마음이 병을 겪을 수 있다. 아니, 어쩌면 지금도 누구나 하나씩의 마음의 병을 앓고 있을 수 있다. 단지 인지하지 못하고 그저 살아가고 있을 뿐. 이렇듯 마음의 병은 절대 특이하고 이상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겪을 수 있으며 마음의 문을 열면 누구나 치유가 가능한 것. 그것이 바로 ‘마음의 병’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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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작가인 오쿠다 히데오는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대표적인 일본 작가 중 한 명이다. 그의 작품으로는 유명한 작품인 ‘공중그네’를 비롯하여 면장 선거, 걸, 마돈나 등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작가의 모든 작품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의 작품을 읽어보면 쉽고 간결한 문체로 이루어져 있어 어렵지 않게 책을 읽어낼 수 있다. 또한 작가의 유머러스함과 위트 있는 문체는 독자로 하여금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기분이 우울하거나 재미있는 무언가를 겪고 싶을 때 항상 오쿠다 히데오 작가의 책을 읽는다. 책을 읽는 동안은 어떠한 걱정도 없이 작가의 문장 속에 푹 빠져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오쿠다 히데오 작가의 많은 작품들은 나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하지만 작가는 단순히 아무 생각 없는 즐거움만을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그만의 유머러스함, 위트 있는 문체로 독자들에게 정말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나는 오쿠다 히데오 작가를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진지함이 아닌 것으로 진지함을 표현해내는 작가'


그의 유쾌한 문장의 향연 속으로 모두 함께 빠져보자.



<이미지>

-네이버 책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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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33&aid=000001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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