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버드맨;나에게 너무나 무거운 날개 [시각예술]

글 입력 2015.03.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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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맨; 나에게 너무나 무거운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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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건에게 영광스러웠던 버드맨의 과거는 그에게 허상과 거대자아 만을 남겨놓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리건은 무거운 날개를 들고 열심히 날갯짓을 하며 도약을 꿈꾸지만, 다시 버드맨이 되는 일은 쉬운일이 아니다.

 

종종 성인이 되 서도 거대자아를 버리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거대 자아는 어린 아이에게 슈퍼맨, 스파이더맨, 대통령을 꿈꾸게 하고 세상의 주인으로 만들어 준다. 커가며 주변에서, 현실에서 열심히 망치질로 우리는 거대자아를 깨주고 현실 자아를 받아 드려야 하는데 깨지지 못하면 현실과 자꾸 부디치게 된다. 이들은 항상 자신이 얼마나 대단하고 특별한 사람인지 주변사람들에게 일깨워 주며 자주 상상계와 현실계를 들락날락 한다. 그들의 인생은 성공, 실패 둘로 나눠져 있는 이분법적인 삶이라 항상 피곤하고 지침, 불안과 분노의 연속선상이다. 실패라도 맛 본다면, 현실을 받아드리지 못한 채, 남 탓을 하거나 상황 탓을 한다. 그렇게 거대한 자존감에 일말의 스크레치를 허용 하지 않는다. 그들의 거대하고도 유리 같은 자존감은 너무나도 불안정해서 영화 속 버드맨 같은 허상이란 보호장비를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자꾸 부딪치는 현실이 벅차고 힘들 것이다. 날개가 영화를 찍을 당시에는 가장 멋진 소품 이였겠지만, 지금 리건 에게는 다시 날기에는 너무나도 무거운 짐이 되버렷듯.

 

영화 속에서 버드맨의 허상은, 리건을 괴롭히는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리건이 영화 후반부에 아내에게 자신의 다른 자아, 버드맨을 굉장히 위로를 주는 존재라고 설명한다. 그래 그래도 버드맨은 리건을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절대 떠나지 않는 존재니까. 외로운 리건 옆에서 항상 쓴 현실이건 달디 단 과거의 영광이던 들려주니까. 나는 리건이 영화속에서 뛰어내리거나 총을 쏠 때마다 말해주고 싶었다. 그렇게 열심히 안해도 된다고.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이제 그 날개를 내려 놓고 거울을 한번 다시 쳐다보라고. 어떻게 보면 그는 다른 사람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자기 스스로 거대자아를 부시려고 온몸을 계속 내던지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몸부림이 너무나 힘들어 보이고 아파 보였지만 그래도 응원해주고 싶게 만들었다. 나는 응원한다 시궁창에서 날아 오르고 싶어 하는 아직은 무지한 버드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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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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