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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藝鄕(예향)ROAD < 춤길여정 >

by 오윤희 에디터
2014.12.1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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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과 여인, 그 속에 여정을 더한 이야기
藝鄕(예향)ROAD <춤길여정>
 
 
처음 접해보는 한국무용 공연이라는 기대감 때문인지 몸과 마음을 보다 더 정갈하게 하고 관람하러 간 藝鄕(예향)ROAD <춤길여정>은 전통춤의 소중함과 깊고 아련한 감정을 가슴에 담아둔 공연이었다.
 
 
사전 지식 없이 ‘춤’만 보았다면 오로지 ‘춤’이라는 단어에 발이 묶여 몸동작에만 치중했을 터인데
藝鄕(예향)ROAD <춤길여정>은 공연이 준비되고 기획된 이유와 더불어 박경량류 영남교방청춤 연구·보존·계승학회에 대한 설명을 더해 ‘아트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되어 관람객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배려를 더하였다.
 
 
각 지방별 특색 있는 춤을 선보인 무대 중 첫 번째가 되어준 제주도의 ‘진쇠춤’은 노란 유채꽃 배경에 맞추어 감각적인 한복의 깃과 이번 무대의 주인공 백제화 님의 춤이 더해져 첫 무대를 장식하였다. 이 무대는 조선 최초의 여자 상인 김만덕의 삶의 터전인 제주를 빗대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 자신보다 낮은 이들을 위해 아낌 없이 내주었던 그녀를 통해 나의 삶을 돌아 보도록 해주었다.
 
 
두 번째 충청도 ‘살풀이춤’은 연인에 대한 순정을 담은 여인의 한을 담은 춤으로 조선 시대 성리학의 대가인 퇴계 이황과 기생 두향의 사랑 이야기를 배경으로 그 둘의 인연을 이어준 매화 그림이 무대 뒤에서 비추어 진실되고 순정적인 사랑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 공연이었다.
 
 
藝鄕(예향)ROAD <춤길여정> 하이라이트가 되어준 세 번째 무대 ‘영남교방청춤’은 이 무대의 시초가 되어준 운파 박경량 님의 고향인 고성의 옛 이야기인 기생 월이의 애국심을 담은 절절한 이야기가 모티브가 되어 겨울에도 빨간 꽃잎을 잃지 않고 당차고 매혹적인 동백에 빗대어 무대를 보여주었다.
 
 
잠시 기생 월이를 얘기하자면,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해안지도를 손에 넣은 첩자가 있었는데 (영화 명량을 생각하면 더 이해하기 쉬울) 이 첩자가 거나하게 취한 사이 기생 월이가 당항포를 바다처럼 칠하여 장항포에서 왜군의 대패를 이끈 숨은 장본인이었다고 한다.
 
 
진주의 논개처럼 기생 월이 또한 우리가 잘 몰랐지만 위기에 빠진 나라를 위해 용기를 낸 여인이 아니었을까? 과연 나는 숱한 위기 속에서 그녀들처럼 당차게 살아가고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 무대는 마지막 무대는 강원도의 허날설헌을 기리는 무대로 검무로 마무리 지어졌다.
 
 
춤에도 향이 있다고나 할까? 춤꾼의 표정과 하나하나 옷깃을 스쳐가는 동작과 그 마음들이 영글어져 우리가 모르던 역사 속 여인들을 만나본 이번 藝鄕(예향)ROAD <춤길여정>은 전통을 이어가는 박경량류의 모든 관계자들의 숨은 열정과 땀이 가득한 공연이었다.
 
 
더불어 각 무대에서 장단을 맞춰준 각 악기를 연주해 준 고수들의 연주와 관객들의 추임새는 무대를 더 신명나게 하였다. 유채꽃, 매화, 동백, 대나무, 그 은은한 향과 춤에 취했던 지난 주말.
 
 
2014년 한 해의 마무리를 향해 가는 12월, 열두 폭의 마지막 장을 장식해 준 藝鄕(예향)ROAD <춤길여정>은 앞으로도 관심 두고 지켜 볼, 한국 전통줌의 매력을 보여준 공연이 되어 주었다. 대형 미술관, 전시관의 기획 전시도 좋지만 우리나라 고유의 미를 살린 이런 공연이 보다 더 사랑 받을 수 있길, 춤과 여인, 그 속에 여정을 더한 이야기가 앞으로도 살아 숨쉴 수 있길, 백재화 님의 춤길여정이 앞으로도 변치 않길 바라며 여기서 후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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