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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PRESS
[PRESS] 새 도화지를 여는 중입니다. 보이지 않는 선을 따라갑니다...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 Debussy & Ravel Ensemble 3 - Quartet Horizons (7.22) [공연]
하얀 도화지 위에 두 개의 현악사중주를 그리다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 Debussy, Ravel Ensemble 3 - 'Quartet Horizons' 프리뷰
그는 허공의 한 지점을 바라보다가 검지를 들어 올린다. 무언가 보였나. 혹은 들렸나. 소리라기엔 너무 가늘고, 빛이라기엔 손끝에 먼저 닿는 것이 있다. 그는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처럼 천천히 손을 움직인다. 보이지 않는 선을 따라가는 것처럼, 이미 그어진 것을 다시 더듬는 것처럼. 중간중간 멈춰 손목을 조금 낮췄다가, 다시 조용히 올린다. 어릴 적
by
장유진 에디터
2026.07.07
리뷰
PRESS
[PRESS] 말이 되기 전입니다. 계속 들으시겠습니까?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 Debussy & Ravel Ensemble 1 - 친밀한 대화 (7.8) [공연]
왼쪽의 소리와 오른쪽의 말 사이에서 번지는 프랑스의 빛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 Debussy, Ravel Ensemble 1 - 친밀한 대화 프리뷰
그는 며칠쯤은 왼쪽과 오른쪽 사이에 서 있기로 했다. 왼쪽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조금 마른 숨 같고, 오른쪽에서 돌아오는 소리는 아직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 말만 같다. 그는 그 둘 사이를 오래 듣다가, 없는 숨을 참았다. 어느 쪽으로도 완전히 향하지 못한 채, 누가 들을세라 몸을 잔뜩 움츠리고는 어깨부터 그 좁은 사이에 넣었다. 그냥 들어간 것이 아니라,
by
장유진 에디터
2026.07.0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샛노랗고 뿌연 도시와 몇 가닥의 선의
몇 가닥의 선의로 악의를 이겨내는 일
달력에 적힌 날짜는 틀림없는 오월이었지만, 스페인의 남부는 우리네 날씨로 따지자면 이미 여름의 복판을 달리고 있는 참이었다. 해역을 건너면 모로코를 마주하고 있는 바닷가를 낀 도시 말라가의 공항은 Costa del Sol이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었다. 태양의 해안가라는 뜻이겠거니, 퍽 아름다운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제 이름에 걸맞게도 도시는 눈길이 닿는 곳
by
김그린 에디터
2026.06.11
칼럼/에세이
칼럼
[영화와 영화가 만나] 도시와 내가 하나될 때 – 짐 자무쉬와 빔 벤더스 ①
도시주의자는 어떻게 탐미하는가
도시를 좋아하는 사람, 도시의 조각을 수집하면서 크고 작은 환희를 느끼는 사람을 ‘도시주의자’라고 하자. 세상에는 내가 사랑하는 도시들이 있고 나는 언제든 그곳으로 떠날 준비가 되어있다. 그 도시들에서 나는 무한하게 자유롭다. 이를테면 파리와 베를린. 최인훈의 『회색인』에는 이런 대화가 나온다. “형은 고향을 사랑해?” “아니, 고향이 나를 사랑한다는 것
by
윤아경 에디터
2026.01.2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시는 왜 시인가 - 문학의 공간 [도서/문학]
시인은 다만 바라본다
시는 왜 시인가?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범주화되는 장르의 전체 속에서도 시가 다른 무엇이 아닌 시로서만 자신의 공간을 전유할 때 언어는 어떻게 정의되는가? 시가 시인 것은 몇몇 형상이나, 은유, 비교를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시는 그 무엇으로도 이미지화할 수 없는 특별한 것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을 다르게 표현하여야 한다.
by
유민 에디터
2025.11.2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불확실함으로 쉬는 삶 [도서/문학]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정체성에 대해
삶은 언제나 두 겹으로 겹쳐 있는 듯하다. 눈에 보이는 현실의 나와,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에서 나를 따라다니는 또 다른 나. 우리는 그것을 그림자라고 부른다. 빛이 있는 한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듯, 내가 살아 있는 한 그림자 또한 나와 함께 존재한다. 그 둘은 분리될 수 없으면서도, 결코 하나로 합쳐지지 않는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by
오수민 에디터
2025.09.05
오피니언
공간
[Opinion] 팝업 스토어 어디까지 가보셨나요? [공간]
IP 캐릭터의 힘 - 스미코구라시와 보송이
최근 소비 트렌드에서 팝업 스토어가 빠질 수 없다. 팝업스토어는 단순히 물건 판매 공간을 넘어, 브랜드와 세계관을 체험하는 마케팅 공간이자 팬들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한정된 기간 동안만 운영되기 때문에 팬들은 희소성과 특별함에 더욱 열광한다. 그중에서도 IP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팝업스토어는 '귀여움'이라는 무기와 강력한 팬덤을 바탕으로 굿즈들을
by
도경민 에디터
2025.08.3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테토녀와 에겐녀의 도시 모험 – 레네트와 미라벨의 네 가지 모험(1987) [영화]
에릭 로메르 감독이 말하는 도시와 침묵
테토녀와 에겐녀: 색으로 들여다보기 프랑스 어느 한 시골, 대충 올려 묶은 머리와 민소매, 강렬한 붉은색 가디건을 걸친 채 자전거 바퀴 구멍을 살펴보는 여자가 있다. 이름은 미라벨, 소음뿐인 도시 파리를 벗어나 잠시 시골로 떠나왔다. 진땀 빼고 있는 미라벨 앞으로 하늘하늘한 치마를 입고 머리띠를 한 여자 레네트가 다가온다. 레네트는 갖은 지식으로 자전거
by
조유리 에디터
2025.07.14
오피니언
사람
[Opinion] 바인더 - 꽉 묶어 낸 이야기 [사람]
별것 아닌 이야기가 있기에 별이 되는 이야기
이야기의 이야기 줄곧 켜두었던 캔들 워머가 꺼진 걸 뒤늦게 알았다. 노트북과 캔들 워머의 빛이 고작이던 때. 새벽 다섯 시가 지나 조금씩 방이 밝아지고 있었고, 나는 물을 마시려고 일어나서야 워머가 꺼졌다는 걸 알았다. 최대 여덟 시간 동안 켜두는 게 고작이라 금방 꺼질 수밖에 없는데 왜 등 뒤의 빛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을까. 저 빛도 정수기 물처럼 원
by
구예원 에디터
2025.05.09
작품기고
The Artist
[시와 캘리] 휘어진 수양버들 가지에 봄빛은 새는 노래하네
문학은 마음의 양식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이처럼 어떠한 해석을 굳이 하려고 마음을 먹지 않아도, 시에서 느껴지는 그 느낌을 되새기다 보면 지치고 힘든 이동길의 잠깐도 조금은 색다른 힘을 주는 시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illust by 나캘리] 이번 시는 문태준 시인의 시집 아침은 생각한다에 수록된 봄이라는 시입니다. 이제 벚꽃이 떨어지고 날씨도 더워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러 곳 나들이 다니는 사람들을 보자면, 봄이라는 계절이 주는 간질간질함과 설렘은 지나가지 않은 듯합니다. 이 시에서도 수양버들, 새. 뿌리, 연못 같은 사물들도 봄을 느끼는 듯한 묘사를 하여 보는
by
김성연 에디터
2025.04.25
리뷰
공연
[Review] 드뷔시와 만난 이웃집 토토로 - 지브리 페스티벌
새로운 새싹이 움트고 있는 현장,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태어나서 두 번째로 간 오케스트라 공연이었다. 25년이나 살아오면서 왜 두 번이냐 묻는다면,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 클래식에 대한 이미지가 지루했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에도 급식 메뉴를 외우듯 낭만파 거장들의 이름을 외웠었다. 음악 선생님께서 열변을 토하며 틀어주시는 음악은 눈꺼풀을 무겁게 만들 뿐이었고, 나쁘다곤 할 수 없지만 그다지 좋지도 않다는 감상이
by
이지연 에디터
2025.04.23
작품기고
The Artist
[시와 캘리] 반딧불 하나 내려보낼까요?
이 시를 읽고 조금의 위안과 따뜻함, 푸르른 자연 속 풀벌레가 우는 소리 같은 게 떠올랐습니다. 지치고 힘들 때 찾아갈 곳이 없다면, 어딘가 가기조차 힘이 든다면 이 시집을 집어 들어 이 시를 몇 번이고 되뇌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illust by 나캘리] 오늘의 시는 신대철 시인의 시집 '개마고원에서 온 친구에게'에 수록된 시, 반딧불 하나 내려보낼까요?입니다. 중고 서점에서 무엇을 살지 둘러보다가 우연히 발견해 읽어보고 곧바로 구입한 시집입니다. 전반적으로 자연에 대한 생생한 문장들이 돋보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남과 북, 몽골 등 다사다난한 생활상도 엿보이고요. 그럼에도
by
김성연 에디터
202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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