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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Opinion] 최초의 자기결정을 향하여 [영화]
그러한 크고 작은 선택압 속에서 우리는 평생을.
나의 삶은 나의 것이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 주체적 삶―스스로 자기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에 대한 의지가 바람직하다고 권고되는 요즘이건만, 우리의 삶은 여전히 나를 포함한 여럿에 의해 결정된다. 태어나는 순간조차 나의 의지가 아니고, 살아가면서 내리는 모든 결정도 온전한 내 몫이 아니다. 거칠게 말하자면 오직 죽음만이 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일 텐데
by
차승환 에디터
2026.09.29
리뷰
영화
[Review] 이 영화가 낭만적일 수 없는 이유 – 나의 사적인 예술가 [영화]
예술을 하는 모두가 찰스 부코스키가 될 수는 없다
*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위대한 작가’ 찰스 부코스키는 생계를 위해 낮에는 우체국에서 일하고 밤에는 글을 썼다. 그렇게 10여 년을 일한 후, 그는 전업 작가가 되었다. 작가를 꿈꾸는 대다수의 삶도 그렇다. 글 쓰는 것만으로는 생계를 꾸려갈 수 없기에 ‘글 쓰는 나’를 먹여 살리는 또 다른 일을 하게 된다. 일하지 않는 시간에는 꼭
by
윤선주 에디터
2026.09.17
리뷰
도서
[Review] 미술품의 값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 세상에 순수한 미술은 없다 [도서]
미술 작품은 세 번 태어난다.
한 명의 작가가 작가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후원자는 몇 명일까. 이 질문 앞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작가는 고흐다. 그는 살아생전 단 한 점의 그림을 팔았다. 그것도 친구의 누나에게 말이다. 그의 후원자는 동생 테오 뿐이었다. 팔리는 작가가 될 수 없었던 고흐는 끝내 죽음을 선택했다. 고흐의 그림을 세상에 알린 건 테오의 아내인 ‘요 반 고흐 봉어르’다.
by
윤선주 에디터
2026.09.13
리뷰
PRESS
[PRESS] 어라, 우리 초면인가요? - 임동민 바이올린 리사이틀 [공연]
고드름 같은 바이올린이 왔다 - 헤르만아트홀 기획연주 '임동민 바이올린 리사이틀' 리뷰
“여기 오늘 덥지 않았나요?” 오후 9시가 지난 무렵. 앙코르까지 모두 마치고 팬들과의 인사도 끝낸 뒤 만난 임동민 바이올리니스트는 뒷목에 손을 올린 채, 무대가 있는 쪽을 한 번 뒤돌아보며 그렇게 물었다. 관객 A―나다―는 발을 꼼지락거리며 조금 당황한 채 답했다. “(금시초문) 에?” 그도 그럴 것이, 그의 말과 달리 수족냉증도 없는 나의 발끝은 차가
by
장유진 에디터
2026.09.08
리뷰
PRESS
[PRESS] 바이올린은 몇 살에 어른이 될까요? - 헤르만아트홀 기획연주 '임동민 바이올린 리사이틀' [공연]
얌전히 나이 들지 않는 악기를 기다리며 - 헤르만아트홀 기획연주 '임동민 바이올린 리사이틀' 프리뷰
뚝섬역 근방에도 공연장이 있구나. 지도 앱을 통해 우리 집과 가까운 역을 출발지로, 도착지를 ‘헤르만아트홀’로 설정하니 초록한 2호선을 타고 뚝섬역에서 내려 4번 출구로 나가면 된다고 일러주더라. 화면을 조금 축소해보니 지도가 넓어지면서 노란 수인분당선의 서울숲역이 눈에 들어왔다. 맞다, 내가 이 근방을 마지막으로 왔던 때가 저 ‘서울숲’ 때문이었지. 아
by
장유진 에디터
2026.09.04
오피니언
공연
[Opinion] 1990년대 맨해튼의 한 소녀, 균열을 통해 성장을 겪다 - 뮤지컬 ‘헬스키친’ [공연]
맨해튼의 한 소녀를 팝스타로 성장시킨 것들의 총체, 뮤지컬 <헬스키친>
뮤지컬 <헬스키친(Hell’s Kitchen)>의 한국 라이선스 초연이 2026년 7월 24일부터 11월 8일까지 GS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헬스키친>은 팝스타 앨리샤 키스의 음악과 삶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 앨리샤 키스의 히트곡인 Fallin’, No One, If I Ain’t Got You를 비롯한 다양한 노래와 'Kaleidoscope
by
이다연 에디터
2026.08.31
리뷰
PRESS
[PRESS] 상처를 준 사람을 다르게 회고할 수 있을까 - 도서 '고독의 와인'
과거의 자신에게 말을 거는 엘렌의 시선을 따라, 기억과 이해, 고독과 성장의 의미를 묻는 소설.
이렌 네미롭스키의 《고독의 와인》은 작가 자신의 삶이 투영된 소설이다. 나르시시즘적인 어머니와 돈을 좇는 아버지, 사랑받지 못한 유년 시절, 프랑스에 대한 동경까지. 소설 속 엘렌의 삶은 네미롭스키 자신의 경험과 여러 지점에서 겹친다. 그렇기에 이 작품을 읽는 일은 한 인물의 성장사를 따라가는 동시에, 한 작가가 오래전의 자신을 어떤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
by
이승주 에디터
2026.08.13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몸의 흔적, 관계를 잇다 [미술/전시]
미술은 몸의 흔적을 매개로 타인의 존재를 감각하게 하고, 인간 사이의 관계 회복을 도모한다.
사물에 남는 몸의 자취 인간은 죽지만 모든 것이 함께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우리의 기억 속에 남는다. 예를 들어,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을 떠올려 보자. 우리는 그들을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동상과 초상화, 기록과 이야기들을 통해 그들의 존재를 기억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것들이 모두 한때 존재했던 몸의
by
김한비 에디터
2026.07.31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클래식 작품에서의 인종주의,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①
블랙 페이스, 그리고 백인 작가의 흑인 캐릭터 스테레오타입
정말 좋아하는 작품임에도 오피니언 주제 선정에서 매번 탈락했던 작품들이 있다. 바로 인종주의적인 장면이 부분적으로 등장하지만, 지금까지 여전히 클래식 레퍼토리로써 상연되어 오고 있는 작품들이다. 단적으로 작품에 대한 분석과 찬사만 남기기에는 현대의 시선으로 관람했을 때 올바르지 않은 부분들이 있는데, 그렇다고 짧게만 다루고 넘어가기에는 너무 얕게 훑고 지
by
최수인 에디터
2026.07.25
리뷰
영화
[Review] 사생활과 사생활의 교집합 - 파리의 사생활 [영화]
파리의 사사롭고 따스한 일상생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전지전능한 신처럼 꿰뚫어 보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진리 불변의 법칙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가끔씩 마치 나의 모든 사고가 낱낱이 간파당하는 듯한 비이성적인 두려움과 압도감 앞에 놓일 때가 있다. 여기 릴리안은 프랑스 파리의 한 건물에서 진료를 보는 정신과 의사다. 그녀는 빈틈없고, 완벽하고,
by
김혜원 에디터
2026.07.15
오피니언
도서/문학
[오피니언] 너는 늙어서 뭐가 될래? [도서]
박지영, <찰스 부코스키 타자기>
30대가 되면 젊을 때와는 달리 몸 이곳저곳이 아프기 시작한다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누군가는 30대도 충분히 어린 나이라며 눈을 흘길지 모르겠지만, 아직 몇 년의 유예기간이 남아있는 나 또한 가끔은 신체 부위를 새것으로 갈아끼우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젊음으로 틀어막은 신체의 문제가, 그리고 앞으로는 고장 날 일밖에 남지 않은 몸
by
조현정 에디터
2026.06.26
리뷰
공연
[Review] 현대 클래식 블라인드 테이스팅 후기 - 앙상블블랭크 10
내가 몰랐던 미감의 영역에서 내 취향의 가닥 발견하기
<앙상블블랭크 10>은 단독 연주 팀 앙상블블랭크의 활동 1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이다. 여유 없는 일상을 지나 공연장에 도착했을 때 나는 공연 레파토리에 대한 예습이 전혀 안 된 상태였다. 바쁘게 안내데스크로 걸어가 공연 티켓과 팜플렛을 받았다. 팜플렛 표지에는 ‘앙상블블랭크’의 이름이 위아래가 뒤집어진 채로 인쇄되어 있었고, 그 아래에 말 그대로 빈칸
by
신성은 에디터
202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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