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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
[Opinion] 사라질 것들에 대한 찬사 - 표기식 사진전: 빛은 어떻게 떨어졌길래 모두 다르게 반짝여서 [전시]
고요에 도달하는 시간
빛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빛을 받아내는 세계의 표정은 매 순간 달라진다. 그날의 바람과 해의 위치, 공기의 습도에 따라 물결의 모양이 바뀌고 계절을 건너는 나무는 어제와 다른 색으로 빛난다. 느리게 느껴지는 일상 속에서 변화는 빠르게만 느껴지고 우리는 그 차이를 쉽게 알아채지 못한다. 표기식은 무심코 지나치는 순간 앞에 멈춰 설 줄 아는
by
이상아 에디터
2026.10.01
리뷰
영화
[Review] 이 영화가 낭만적일 수 없는 이유 – 나의 사적인 예술가 [영화]
예술을 하는 모두가 찰스 부코스키가 될 수는 없다
*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위대한 작가’ 찰스 부코스키는 생계를 위해 낮에는 우체국에서 일하고 밤에는 글을 썼다. 그렇게 10여 년을 일한 후, 그는 전업 작가가 되었다. 작가를 꿈꾸는 대다수의 삶도 그렇다. 글 쓰는 것만으로는 생계를 꾸려갈 수 없기에 ‘글 쓰는 나’를 먹여 살리는 또 다른 일을 하게 된다. 일하지 않는 시간에는 꼭
by
윤선주 에디터
2026.09.17
오피니언
사람
[Opinion] 필연 [사람]
내게 일어난 일은 내 인생에 모두 필요한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필연을 믿는다.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미 발생한 일들은 모두 어떤 이유가 있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이 말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금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지나온 사건들을 돌아볼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답답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정해져 있다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by
정서영 에디터
2026.09.1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나에게는 과거, 너에게는 현재 - THE DRAMA 더 드라마 [영화]
어쩌면 사랑은 상대의 과거를 모두 아는 것이 아니라, 그 과거가 나에게 현재가 되었을 때에도 이 사람을 선택할 것인지 결정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선택은 결국 둘이 하는 것이다.
결혼을 앞둔 찰리와 엠마는 함께 시간을 보내며 소소한 일상을 즐기는 커플이다. 특별할 것 없는 두 사람의 관계는 결혼을 준비하면서 조금씩 달라진다. 서로가 의도하지 않았던 진실과 성격이 드러나면서 작은 문제는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영화보다 먼저 시작된 ‘연인 테스트’ 이 영화에서 먼저 흥미로웠던 것은 마케팅 방식이었다. 청첩장 형식의 홍보물부터 메
by
신수빈 에디터
2026.09.14
리뷰
공연
[Review] 이 행성에서는 다 같이 에.바.뛰. - 사운드 플래닛 페스티벌 2026 [공연]
안녕자두야 민지처럼, 평소엔 조용하던 사람도 록 라이브 앞에선 완전히 다른 얼굴이 된다. 씨엔블루의 잔잔한 에바뛰부터 YB 서클핏의 폭발적인 에너지까지, 사운드플래닛에서 직접 겪은 "다 같이 뛰는" 문화 이야기.
《안녕 자두야》 본 사람이면 다들 기억하는 장면이 하나 있을 거다. 평소엔 존재감 제로에 가깝던 민지가, 록 음악만 나오면 완전 딴사람이 되는 그 순간. 데스 메탈에 빠져서 방에만 틀어박혀 있어 동네에서 거의 유령 취급을 받던 애였는데, 음악이 나오는 순간만큼은 헤드뱅잉하고 목 놓아 소리를 지르고 완전 자기 세계에 빠져버렸다. 실제로 밴드 라이브 현장에
by
김정현 에디터
2026.09.13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우리는 모두 미생 - 미생 [드라마]
자신의 삶을 승리하기 위해 한 수 한 수 돌을 잇는 사람들의 이야기
드라마 『미생』은 프로 바둑기사를 꿈꿨지만 끝내 그 길을 포기한 장그래가 종합상사에 입사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학벌도, 경력도, 특별한 능력도 없었던 장그래에게 회사는 모든 것이 낯선 공간이었다. 『미생』은 장그래 한 사람만의 성공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안영이, 장백기, 한석율, 오상식 등 각자의 위치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을 함께 보여준다.
by
이수민 에디터
2026.08.21
리뷰
도서
[Review] 나는 지금의 삶이 영원히 반복되어도 좋다고 말할 수 있을까?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명징한 언어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가위눌린 꿈처럼 낯선 장면이 이어지고, 시적인 표현과 수많은 암시 속에 니체의 생각이 숨어 있다. 어렵기로 악명 높은 책이다. 그럼에도 한 번쯤은 꼭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 언젠가는 읽어보고 싶었다. 그런 마음으로 호기
by
방지수 에디터
2026.08.20
리뷰
공연
[Review] 망가지고 불완전한 여성의 독백 - 연극 ‘플리백’ [공연]
'플리백’은 누구나 내면에 지니고 있는 어린아이 같은 불안과 공허를 마주하게 한다.
암전 후 한 여자가 무대 위에 등장한다. 의자 하나만 놓인 단출한 무대 위에서 주인공 ‘플리백’은 90분간 자신의 인생을 거침없이, 그리고 날것 그대로 풀어놓는다. 여성 1인 극으로 진행되는 연극 ‘플리백’은 성적 농담과 파격적인 유머로 가득 찬 스탠드업 코미디 형식을 취한다. 극의 제목이자 주인공을 칭하는 ‘플리백(Fleabag)’은 영어권에서 ‘지저분
by
소인정 에디터
2026.08.08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너네 그거 사랑이야!? - 동궁 [드라마]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정작 두 사람만 모르는(ㅋㅋ) 사랑
처음부터 《동궁》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남주혁이라는 배우 역시 기대보다는 호기심에 가까웠다. 물론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너무 좋게 본 사람으로서 배우에 대한 좋은 기억은 있었지만, 이번 작품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하나만 더 봐야지.", "하나만 더 볼까." 하고 보다가 결국 이틀 만에 전편을 정주행했다. 흥미로운 점은 《동궁》
by
신수빈 에디터
2026.07.3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너는 잘 될거야. 재미있으니까" - 우리는 모두 어른이 될 수 없었다 [영화]
우리는 재미없는 아이가 됐을 뿐, 어른으로 자라지는 못했다.
30대는 인생에서 가장 애매한 나이다. 10대에게는 아저씨, 20대에게는 선배, 사회에서는 가장 활발한 노동인구, 40대부터 그 윗세대에게는 아직 한창이자 젊은 혹은 어리다는 취급까지 받는 나이다. 누군가는 이미 사회에서 자리를 잡은 지 오래인 반면에 이제야 새로운 시작을 내딛는 사람도 많은 나이다. 30대는 어른일까 아이일까. 어른이라는 건 몇 살부터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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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 에디터
2026.07.28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우리는 모두 ‘포식자의 식탁’에 앉아 있다 [미술/전시]
오랑주리 <Henri Rousseau, L’ambition de la peinture> 전시에 대한 비평적 감상
01. 야망은 일종의 굶주림이 되어 무언가를 잡아먹게 하기도 한다 앙리 루소, 『호랑이에게 습격당하는 정찰병들』(Éclaireurs attaqués par un tigre), 1904, 오랑주리 미술관, 직접 촬영 André Glucksmann의『La Cuisinière et le mangeur d’hommes』 (요리사와 식인종)는 거대한 시스템이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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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란 에디터
2026.07.22
리뷰
도서
[리뷰] 책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이 전하는 문화예술 접근성의 미래
시각 정보를 음성으로 전달하는 음성해설을 단순히 화면을 있는 그대로 읽어주는 낭독 서비스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음성해설은 고도의 미학적 사유와 정교한 언어적 조율을 거쳐 수행되는 일종의 감각 번역이다. 눈으로 보는 입체의 세계를 귀로 듣는 선형적인 언어의 세계로 이동시키는 이 복잡한 번역의 최전선에는, 지난 20여 년간 국내 문화예술 현장의 접근성을 맨땅에서부터 개척해 온 음성해설 작가 서수연이 있다. 서수연의 저서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은 그가 2003년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의 음성해설을 맡으며 첫발을 내디딘 이래, 약 7,800편의 작품을 거치며 쌓아 올린 치열한 기록이다. 이 책은 한 개인이 개척해 온 독보적인 실무의 역사를 아카이빙하는 동시에, 우리 문화예술계가 마주한 접근성의 현주소를 날카롭게 질문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 글을 열며, 시각 정보를 음성으로 전달하는 음성해설을 단순히 화면을 있는 그대로 읽어주는 낭독 서비스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음성해설은 고도의 미학적 사유와 정교한 언어적 조율을 거쳐 수행되는 일종의 감각 번역이다. 눈으로 보는 입체의 세계를 귀로 듣는 선형적인 언어의 세계로 이동시키는 이 복잡한 번역의 최전선에는, 지난 20여 년간 국내 문화
by
신동하 에디터
202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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