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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한 그루가 지나온 시간 - 나무 [도서/문학]
한 그루의 나무를 이해하는 데에는 한 계절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어느 독립서점에서 우연히 이런 문구를 보았다. 즉 나무란 겉모습을 아무렇지 않게 고쳐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고, 동시에 나무는 한번 상처를 입으면 평생 그 상처의 고통을 몸속에 품은 채 살아간다는 것이 된다. 그 아래에는 “연한 마음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딱딱해지는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서점지기의 짧은 감상이 덧붙어 있었다. 그렇게 고
by
오가영 에디터
2026.09.03
리뷰
PRESS
[PRESS] 감람색이 저기 반 보 물러나, 그쪽을 오래 읽다 보면 - 2026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 티모시 리다우트 & 프랑크 뒤프레 듀오 리사이틀 (8.18) [공연]
비올라가 초록빛 추억으로 남는 동안 - 2026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 티모시 리다우트 & 프랑크 뒤프레 듀오 리사이틀 리뷰
짙은 고동색의 나무 기둥인데, 그 안은 텅―비어 새카만 밤이 들어 있다. 알맹이 없이 공허하다는 말이 아니라, 소리가 지나갈 수 있는 통로가 그에게 있다. 아, 나는 저 나무 쪽으로 몸을 기울여 한쪽 귀를 가까이 대는 상상을 했다. 에네스쿠, 콘서트 피스 비올리스트 티모시 리다우트 비올라가 크니까―내가 기억하는 몸집보다―한 발짝 먼저 다가온 상태에서 시작
by
장유진 에디터
2026.08.19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작은 리듬이 거대한 우주를 움직일 때, Cory Wong - Starship Syncopation [음악]
거대한 우주를 움직이는 작은 리듬을 듣고 싶다면, 코리 웡의 [Starship Syncopation]에 탑승해보길 권한다.
오케스트라와 훵크(funk)는 서로 반대 방향을 바라보는 음악처럼 느껴진다. 오케스트라는 수많은 음을 겹쳐 공간을 넓히고, 훵크는 단순한 화성의 빈틈에 리듬을 세운다. 하나가 웅장함을 향한다면 다른 하나는 짧고 명료한 움직임을 추구한다. 코리 웡(Cory Wong)의 앨범 [Starship Syncopation]은 두 음악을 같은 박자 위에서 흐르게 만든
by
김용준 에디터
2026.08.03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무력감에서 나무 한 그루까지 [전시]
《기술의 저변》(서울시립미술관)은 세 개의 방을 지나며 굴착기·텔레비전·회로기판으로 이어지는 40년의 기술사를 보여준다. 매 시기 기술은 사람에게서 무언가를 앗아갔지만, 예술가들은 그 기술을 다시 폭로와 창작의 도구로 되받아쳤다. 마지막 방의 나무 한 그루는 위로가 아니라, "다음 기술 앞에서도 우리는 무엇을 그릴 것인가"라는 열린 질문으로 읽어야 한다.
0. 《 기술의 저변: 경계에 선 장면들 》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가나아트컬렉션 기획전 《 기술의 저변: 경계에 선 장면들 》은 1970-90년대 한국 리얼리즘 회화를 통해 산업화와 도시화의 시기, 한국 사회의 풍경을 되짚는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관람객은 순차적으로 설계된 공간을 지난다. 〈 흔들리는 불빛 사이로 〉를 지나야 〈 새로운 질서의 심
by
김민주 에디터
2026.07.13
오피니언
음악
[Opinion] 관습을 벗어난 독특함의 설득력, Louis Cole - Quality Over Opinion [음악]
괴짜 음악가의 숨 가쁜 펑크 그루브와 섬세한 재즈 편곡을 느끼고 싶다면, [Quality Over Opinion]을 들어보길 권한다.
louis cole - Quality Over Opinion 루이스 콜(Louis Cole)은 '재즈계의 괴짜'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인물이다. 그의 음악과 퍼포먼스는 다른 아티스트와 비교할 수 없이 독특하고 독보적이다. 미국 출신의 그는 재즈, 펑크(funk), 일렉트로닉을 결합한 음악을 선보인다. 재즈 기반의 화성과 펑크의 그루브를 빠른 속도로 전
by
김용준 에디터
2024.12.05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아스팔트에 뿌리내린 한 그루 나무 [전시]
공간에 숨을 불어 넣는 조경, 그리고 정영선.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전시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를 다녀왔다. 정영선은 한국의 1세대 조경가이자 여성 1호 국토개발기술사이다. 과연 조경을 전시하는 것이 가능할까? 작은 전시관에서 조경이 담고 있는 ‘예술’을 그대로 발견할 수 있을까? 전시를 알아보고 직접 찾아가기 전까지 들었던 의문이었다. 보통은 작가가 자신의 창작
by
김민지 에디터
2024.05.15
리뷰
도서
[Review] 한 그루씩 피워내는 당돌한 상상 - 내 속에는 나무가 자란다
나는 왜 나무가 되고 싶은가. 나는 왜 상상하는가.
예술을 향유하고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의 경우 예술이 간직하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도굴하는 게 주된 목표인 것 같다. 사람이란 무릇 그렇다. 홀로 품은 생각을 신뢰하지 못하고 기어이 타자에게 비추어봐야만 얻을 수 있는 안정감이 있다. 이는 반대로, 단 하나의 공감이 불온함에 대한 의심을 타당함으로 순식간에 변모시킬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내가
by
정해영 에디터
2024.03.01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드라마 한편에 나무 300그루 [문화 전반]
넷플릭스 넷제로 프로젝트 : 탄소 배출 제로화
우리는 먹고, 마시고, 입고, 사용하면서 지속가능성에 대해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가? 우리가 소비한 대부분의 것들은 결코 그대로 사라지거나 증발하지 않는다.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지구에 남아 환경오염을 초래한다. 그러한 소비에는 플라스틱, 종이, 유리처럼 눈에 보이는 형태가 있는 반면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도 있다. 정보화 시대에 도래한 지금, 우리가 무심
by
김유빈 에디터
2022.11.21
리뷰
PRESS
[PRESS] 한국의 블루스 멤피스를 감동시키다 [음반]
리치맨 앤 그루브나이스 ‘Memphis Special one take live’
지난 5월 한국의 한 밴드가 37회 세계블루스대회에 출전해 전세계에서 온 100여 개의 밴드를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는 소식이 들렸다. 재즈에 뉴올리언스가 있다면 블루스에는 멤피스가 있다는 말이 있듯이 멤피스는 블루스의 본 고장이다. 특히, 빌스트리트는 1920년 수많은 저그밴드들이 공연하던 음악거리기도 하다. 이 곳에서 먼 이국 땅에서 온 어린 동양인
by
신동하 에디터
2022.10.13
칼럼/에세이
에세이
[덕행 2.0] 국내 힙합, 그리고 2022년 4월
외로움을 달래줄 선물 같은 음악
특정 음악을 들으면 보잘것없었던 순간도 단박에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음악은 예기치 못하게 강력한 힘을 발휘하곤 한다. 음악은 일상 가장 가까이서 향유할 수 있는 낭만인 동시에 그때 그 시절의 분위기를, 그리고 우리의 감정을 회상할 수 있게 하는 감각적인 매개체이지 않은가. 음악은 우리 주위에 도사리고 있는 모든 것들을 추억으로 남기곤 한다. 이에 문득
by
김수민 에디터
2022.04.30
리뷰
영화
[Review] 더 이상 분노만 할 수는 없다 - #위왓치유 [영화]
성범죄자를 잡아라
평범한 집처럼 꾸며진 3개의 세트장, 12살로 설정한 페이크 계정을 만들고 컴퓨터 모니터 앞에 선 배우들. 계정 개설과 동시에 전 세계 남성이 접촉해왔으며 열흘간 나체사진 요구, 가스라이팅, 협박, 그루밍 등을 시도하는 남성은 총 2,458명이었다. 그리고 우린 그중 21명과 대면하게 된다. 범죄의 형식이 온라인으로 확산된 언택트 시대. 성에 대한 가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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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시연 에디터
2021.06.01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오늘은 그냥 그런 날 [음악]
그냥 그런 날
나는 감정에 쉽게 휘둘리는 사람이다. 특히나 몸이 피곤하면 멘탈에도 큰 타격이 오는 사람이다. 오늘부로 난 시험이 끝났고, 너무너무 육체적으로 지쳤다. 해도해도 줄지 않는 해야하는 일들에 진절머리가 났고, 힘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힘든 날, 나는 저녁에 음악을 들으면서 거리를 산책하곤 한다. 또는, 열심히 학교에서 일과 공부를 하고 지쳐서 집에 돌아오는
by
여민주 에디터
202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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