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is cole - Quality Over Opinion
루이스 콜(Louis Cole)은 '재즈계의 괴짜'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인물이다. 그의 음악과 퍼포먼스는 다른 아티스트와 비교할 수 없이 독특하고 독보적이다. 미국 출신의 그는 재즈, 펑크(funk), 일렉트로닉을 결합한 음악을 선보인다. 재즈 기반의 화성과 펑크의 그루브를 빠른 속도로 전개해 빈티지한 일렉트로닉 사운드 위에 얹은 곡들은 섬세하면서도 자극적인 감각을 전달한다.
그의 음악만큼 뮤직비디오나 라이브에서 선보이는 퍼포먼스 또한 심상치 않다. 그는 마네킹 하반신 위에 키보드를 올려 연주하거나, 우스꽝스러운 안무를 추며 진지하게 연주에 몰입한다. 간혹 광대 분장을 하고 간이 화장실 부스 안에서 메탈을 연주하는 모습도 보이곤 한다. 이러한 기행의 연속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는 음악적인 완성도에 있다.
루이스 콜의 네 번째 스튜디오 앨범 [Quality Over Opinion]은 그의 음악 세계를 이해하기에 좋은 작품이다. 앨범의 제목은 ‘양보다는 질’이라는 관용구 quality over quantity를 연상시키며, 외부의 의견보다는 작품성을 강조하는 의미로 보인다. 그는 의견(Opinion)으로 구성된 미학적 관습을 벗어나 작품을 구성한다. 그의 음악 스타일은 재즈에 뿌리를 두는 동시에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재즈의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루이스 콜의 독특한 제작 방식은 녹음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앨범 대부분을 홈레코딩 DIY 방식으로 만들었다. 전문 스튜디오가 아닌 그의 방과 차고 등 다양한 공간에서 녹음했으며, Genevieve Artadi 등 몇몇 특별한 피처링을 제외하고는 앨범의 대부분을 그의 연주와 편곡으로 완성했다. 이러한 제작 방식은 그의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live sesh 시리즈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밴드 세션과 오케스트라를 단독 주택 곳곳에 배치해 원테이크로 녹음한 연주는 세션의 탄탄한 실력과 재치 있는 퍼포먼스까지 감상할 수 있다.
[Quality Over Opinion]의 음악적 세계는 재즈 화성의 오케스트라와 숨 가쁜 펑크 그루브로 구성되었다. 두 번째 트랙 'Dead Inside Shuffle'은 루이스 콜이 이전부터 보여왔던 재즈 펑크를 다시 선보인다. 잘게 쪼개진 펑크 신디사이저와 셔플 리듬에 맞춰 몰아치는 베이스가 곡을 이끌어 가며, 이를 기반으로 브라스 섹션의 솔로가 등장해 마무리된다.
대부분의 수록곡이 루이스 콜 특유의 펑크 재즈를 보여주지만, 특히 'Park Your Car on My Face'의 빠르고 정밀하게 배치된 펑크 브라스 섹션은 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곡이다. 이 외에도 루이스 콜이 멤버로 활동하는 Clown Core와 같은 메탈 스타일을 차용한 트랙 'Let Me Snack'은 불편할 정도로 파괴적인 사운드를 들려주기도 한다.
[Quality Over Opinion]은 대부분의 러닝타임이 빠른 호흡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섬세한 화성과 유려한 오케스트라 편곡을 강조한 곡도 앨범의 핵심 사운드를 구성한다. 여섯 번째 트랙 'Message'는 다른 트랙에 비해 여유롭고 부드러운 사운드를 선보인다. 3박자의 알앤비 리듬을 따라가는 드럼과 베이스로 시작해 몽환적으로 배경을 채우는 스트링과 루이스 콜의 팔세토 보컬이 등장한다. 또한 느긋한 보사노바 리듬으로 시작해 천국이 연상되는 공간감을 보여주는 'Disappear'도 앨범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면을 채운다.
앨범 막바지에 등장하는 트랙 'Let It Happen'은 루이스 콜의 편곡과 사운드 구성이 가장 돋보이는 곡이다. 6분이 넘는 긴 러닝타임 동안 미약한 다이나믹으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쌓은 큰 에너지의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이어지는 구성은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루이스 콜은 제작과 퍼포먼스를 통해 그의 배경을 구성하는 많은 관습에서 벗어나려 시도한다. 그리고 관습을 벗어난 형태의 음악은 그 완성도를 통해 설득력을 얻는다.
괴짜 음악가의 숨 가쁜 펑크 그루브와 섬세한 재즈 편곡을 느끼고 싶다면, [Quality Over Opinion]을 들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