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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Opinion] 조금만 시간을 주세요 [사람]
세상의 모든 회피형을 응원하며
새벽 3시 20분. 평소에 같이 밤 산책을 즐기는 내 산책 메이트가 20분 뒤인 3시 40분에 만나자는 연락을 해왔다. 서늘한 밤공기를 마시며 소소한 대화를 나누는, 세상에 친구와 나밖에 없는 것 같은 새벽 특유의 그 적막한 느낌을 좋아하던 나에게는 거절할 이유가 없는 제안이었다. 하지만 내가 이불 속에 있을 땐 이야기가 달라진다. 나가기가 정말 귀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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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에디터
2023.12.10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인생이지만, 그럼에도 [사람]
12월 마지막 날의 나는 1월 첫날의 내 손을 잡으며 1년을 잘 보내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나중에 꺼내 볼 23년의 행복한 추억이 담긴 선물과 겨울의 하얀을 담은 새 도화지 그리고 24년의 나를 써 내려갈 새 보랏빛 편지지를 선물한다. 어떤 나로 가득 채울지 기대가 된다. 겨울은 다시 하얀의 힘으로 모든 걸 덮어, 빈 도화지처럼 깨끗한 하얀색을 만든다. 다시 새로운 색으로 날 그려보라는 것처럼.
눈이 내리는 날이었다. 보슬보슬 내리는 눈은 아주 예쁘고 천천히, 슬로우 모션을 걸어놓은 듯 내렸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예쁜 눈과 달리 흐린 하늘, 크게 숨을 마시고 겨울의 하얀 입김을 내뱉는다. 아주 깊고 크게. 걱정의 크기만큼 입김은 크고 짙다. 그 짧은 입김을 바라보다 입김이 다 날아가기 전에 후 불어본다. 불지 않아도 입김은 날아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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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빈 에디터
2023.12.10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알파벳 네 글자 [사람]
볼 빨간 사춘기
상담일지를 처음 읽을 때부터 감이 왔다. 이 학생을 감당하기 쉽지 않겠구나. 그를 경험해본 선생님들이 남긴 기록은 가히 화려하다.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감정 기복 등 ADHD로 짐작이 된다며 선생님들의 한숨과 눈물이 보인다. 이들의 토로가 곧 내 미래가 될 것을 예견하고 기다린다. “헬로오 선생니임!!!!” 첫 등장부터 심상치 않다. 그가 너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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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 에디터
2023.12.09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워라벨이 언짢아졌다 [사람]
냉정과 열정 사이 같은 이야기
최근 한 강의에서 교수님으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너희는 머릿속에서 워라벨이라는 단어를 지워라" 언젠가부터 사람들에게 퍼져 있는 워라벨대로 살아갈 생각을 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워라벨은 'work-life balance'라는 뜻으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것을 말한다. 일만 열심히 할 것이 아니라 최적으로 일을 하고, 여가를 함께 즐길 것을 뜻
by
박수진 에디터
2023.12.08
오피니언
사람
[Opinion] 딸기 케이크의 딸기는 언제 먹을까 [사람]
행복함을 음미하는 시간
어떤 친구를 만나던 우리의 하루 일정은 어느 정도는 늘 비슷한 것 같다. 만나서 밥을 먹고, 배가 부르지만, 디저트 배는 따로 있다고 껄껄 웃으며 곧장 카페로 이동한다. 적당히 기분 좋은 달콤한 디저트와, 같이 먹을 깔끔한 음료가 주는 행복감에 값을 치르고, 그렇게 식당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오늘은 조각 케이크가 유명한 한 카페에 다다랐다. “
by
원정민 에디터
2023.12.08
오피니언
음악
[Opinion] 내게 심장을 주겠니, 네 언어를 느끼고 싶은데 - 김필선, '마마' [음악]
같잖지만 무거운 밤을 홀로 겪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목소리, 김필선
마마 - 김필선 마마 왜 내 심장은 가짜야? 나는 왜 찢겨도 붉은 피 하나 나지 않는 가짜야 다들 물어본다고요 너도 겨울을 아냐고 마른 가지 같은 손가락이 왜 슬픈 줄 아냐고 그럼 당연히 알지 왜 몰라 그 잔가지 위에 업힌 나의 생 그럼 당연히 알지 왜 몰라 그 잔가지 위에 업힌 나의 생 마마 왜 내 목소린 차갑지 나는 왜 녹슨 겨울을 노래하며 살아야 하
by
김민정 에디터
2023.12.07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한 발짝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는 건 정말 작은 움직임에 불과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할 수 있는 걸 하는 거죠.
지난 6월, 서울 강남 인근의 카페에서 김재훈 에디터님을 만났다. 재훈님은 작년 초에 나의 이야기를 정성껏 눌러 담아 인터뷰 글을 작성해 주셨던 고마운 분이다. [*해당 인터뷰 전문 링크(클릭)] 당시의 나는 진로에 대한 고민과 걱정으로 하루하루가 두려웠는데, 재훈님과의 인터뷰로 큰 용기를 얻었던 터라 언젠가 나도 그의 이야기를 글로 담아내어 보답하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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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기 에디터
2023.12.05
리뷰
전시
[Review] 누군가의 히든 스테이지 - 히든 스테이지 [전시]
언젠가 나도 누군가의 히든 스테이지를 발견해 줄 기회가 오지 않을까?
이 전시장에는 ‘Hidden’과 ’Stage’라는 단어가 존재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두 단어는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무대는 늘 돌출되어 있고, 관객을 향해 바라보는 존재이다. 그래서 감춰질 수가 없다. 관객이 눈을 감지 않는 이상 이 무대는 영원히 우리의 시야 안에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단 한 가지, 방법이 있다. 우리가 눈을 감는 것
by
임주은 에디터
2023.12.0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잔류하는 것들은 모두 비 너머에 [도서/문학]
슬프지만 담담하게 흘러가 보도록 하자.
“낮의 잔재가 꿈의 형성 과정에 참여하게 되면 무의식에서 억압된 소망이 가동시킬 수 있는 원동력을 빌려올 뿐만 아니라, 전이를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을 무의식에 제공하기도 한다.” 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프로이트 Sigmund Freud의 주장을 토대로 말해보자면, 우리가 꾸는 꿈은 현실에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형성된다. 일상에서 영위
by
조유리 에디터
2023.12.04
리뷰
전시
[Review] 요정처럼 생각하기 by 로렌 차일드
"It's all in the way that you look at things." 메리 포핀스
들어서자마자 환함에 눈이 부신다. 분홍색 배경에 아기자기한 캐릭터들. ‘오우, 이 밝음은 무엇? 여긴 내 스타일이 아니군’ 확신에 찬 눈빛으로 둘러본다. 로렌 차일드와 상상친구들, 고얀이와 강아지, 책 속의 책, 명작의 재탄생, 요정처럼 생각하기 섹션으로 나눠져 있는데 어느 작품을 보든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아무도 웃지 않는다. ‘입을 그리긴 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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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 에디터
2023.12.03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삼천원 김밥 한 줄 [사람]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김혜자님의 대사 中
편의점 사장이 나를 알아본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면서도 머쓱하다. 누군가 나를 기억한다는 사실이 싫다기보다는 나를 기억할 정도로 이곳에 자주 왔다는 생각이 들어 괜히 부끄럽다. 더 솔직히 말하면 이전에는 편의점 김밥에 관심도 없었는데 지금은 수시로 찾아 먹고 있다는 생각에 괜히 작아진다. 김혜자님을 가족보다도 자주 본다. 어느새 정들었다. 아점 먹고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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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 에디터
2023.12.02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장거리 비행, 그렇게 다시 땅으로 [사람]
먼 길을 떠나는 당신의 첫 번째 여정, 설레시나요?
비행기를 탄다. 그전까진 내가 늘 보던 창밖 풍경이, 일상을 향유하던 장소가 열두시간, 하루 반나절 후면 달라져 있을 것임을 실감하지 못한다. 안전벨트 사인이 울리고, 비행기가 이륙하기 시작한다. 비행기는 천천히 땅으로부터 멀어져서 하늘 위로 비상한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 조심스럽게 창문 커버를 올리고, 바깥 상황을 살피면, 항상 올려다만 보던 풍경이
by
원정민 에디터
2023.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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