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게 심장을 주겠니, 네 언어를 느끼고 싶은데 - 김필선, '마마' [음악]

같잖지만 무거운 밤을 홀로 겪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목소리, 김필선
글 입력 2023.12.0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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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 - 김필선

 

마마 왜 내 심장은 가짜야?

나는 왜 찢겨도 붉은 피 하나 나지 않는 가짜야

다들 물어본다고요

너도 겨울을 아냐고

마른 가지 같은 손가락이 왜 슬픈 줄 아냐고

그럼 당연히 알지 왜 몰라

그 잔가지 위에 업힌 나의 생

그럼 당연히 알지 왜 몰라

그 잔가지 위에 업힌 나의 생

 

마마 왜 내 목소린 차갑지

나는 왜 녹슨 겨울을 노래하며 살아야 하는지

다들 물어본다고요

너도 여름을 아냐고

살아있는 언어의 온도가 뜨거운 줄 아냐고

그럼 당연히 알지 왜 몰라

그 잔가지 위에 업힌 나의 생

그럼 당연히 알지 왜 몰라

그 잔가지 위에 업힌 나의 생


내게 심장을 주겠니?

네 언어를 느끼고 싶은데

네 눈에 흐르는 별들을 보며

예쁘다고 해주고 싶은데

 

나는 왜

나는 왜

나는 왜

나는 왜

 

*

 

김필선의 '마마'는 심장을 동경하는 로봇의 이야기이다.

 

김필선은 인터뷰에서 음악을 쓸 때 자전적인 이야기나 사람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연애 이야기는 쓰기 어렵다고 한 적이 있다. 그래서 노래마다 스토리를 따로 담아 그 노래만의 세계관을 만든다고 한다.

 

이것이 김필선의 음악만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이다. 각각의 음악마다 스토리가 확실하고, 그 스토리를 이해하는 순간 김필선의 음악에서 헤어 나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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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에는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며, 자신이 가지지 못한 심장에 대한 미련과 원망이 서려 있다.

 

사람들은 그에게 겨울을 아는지, 마른 가지 같은 손가락이 왜 슬픈지 아는지, 여름을 아는지, 살아있는 언어의 온도가 뜨거운지 아는지 물어본다.

 

정말 사람들이 그에게 물어본 것인지, 물어봤다면 악의를 가지고 물어본 것인지, 정말 순수하게 물어본 것인지. 아니면 그가 혼자 피해 의식을 갖고 자신을 초라하게 여기며 스스로 물어본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는 그 질문들에 '당연히 알지 왜 몰라'라고 답하지만, 자기 심장이 가짜임에 울분을 토하며 심장을 동경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내게 심장을 주겠니? 네 언어를 느끼고 싶은데 네 눈에 흐르는 별들을 보며 예쁘다고 해주고 싶은데 나는 왜'를 통해 그에게 사랑하는 존재가 있음을 알 수 있고, 자신의 심장이 가짜인 탓에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없다는 원망과 서러움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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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선은 모두가 공감하는 사랑 연애 이야기는 쓰기 어렵다며 노래마다 스토리와 세계관을 만든다고 했지만, 각 노래의 스토리와 세계관은 모두 한 번쯤은 겪어 본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를 잘 담고 있다. '마마' 역시 심장을 동경하는 로봇 이야기이지만,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의 이야기로 다시 볼 수 있다.

 

나는 가끔 나를 부정할 때가 있다. 나의 존재가 더없이 한심해 보이고,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스스로를 갉아먹는 날도 많았다. 이 노래를 듣자마자 '너의 계절'이라는 책의 한 대목이 떠올랐다.

 

[인생에서 잊지 못할 일들을 겪었으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오류와 나의 실수를 책망하면서 눈물로 하루를 보내고, 노력의 대가가 아쉬워 괜히 슬퍼한 적도 있었다. 불현듯 차오르는 시기와 질투심에 스스로 한심한 사람이 되기도 했고, 이유도 없이 기세등등하게 나를 사랑한 적도 있었다. 사랑의 성공과 실패를 고루 반복하면서 또 사랑을 헤맸고, 지금에서야 말할 수 있는 '항상 같잖지만 무거운' 외로움에 나를 무너뜨린 밤도 많았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일을 겪는다. 어떤 일은 지극히 개인적이라 입 밖으로 꺼낼 수 없고 심지어는 나조차도 쉽사리 다루기 어려울 때가 있다. 일을 겪는 사람도 나, 해결해야 하는 사람도 나인데 내가 그저 회피해버린 적도 있을 것이다. 그때 스스로를 부정하며 겪는 감정들, 그 순간의 분위기를 잘 담은 노래가 김필선의 '마마'이다.

 

그런 밤을 홀로 겪는 사람들에게 김필선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다.


 

[김민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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