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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자리를 내어주는 일 [도서]
김현경의 『사람, 장소, 환대』를 통해 미술관과 전시장을 ‘누구의 자리인가’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처럼 보이는 전시장이 실제로는 문화자본과 접근성, 언어와 같은 보이지 않는 문턱을 지니고 있음을 살펴보며, 미술관의 환대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생각해본다.
들어가며 김현경의 『사람, 장소, 환대』(2015)는 사회학자인 저자가 배제와 무시, 존엄이라는 문제를 '자리'라는 개념으로 풀어낸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노숙인,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심지어 가족 안에서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오가며'사람대접을 받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집요하게 되묻는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계속 미술관과 전시장을
by
김민주 에디터
2026.09.15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나를 가장 높은 곳에 임하게 하소서 - 친애하는 X [드라마/예능]
지옥에서 벗어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가면을 쓴 여자 '백아진' 그리고 그녀에게 잔혹하게 짓밟힌 X들의 이야기
『친애하는 X』는 지옥에서 벗어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가면을 쓴 여자 백아진과, 그녀에게 짓밟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입니다. 겉으로는 완벽한 톱배우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사람의 마음을 이용하고 관계를 움직이는 백아진의 모습이 존재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강한 악역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by
이수민 에디터
2026.09.15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이 '소원', 아니 '사랑', 제대로 이뤄진 걸까? [영화]
영화 <옵세션>이 사랑을 다루는 방식
#0. 공포라는 장르가 오랫동안 기대 온 문법은 '미지'였다. 크리처, 살인마, 정체를 알 수 없는 타인. 관객이 아무런 정보도 갖지 못한 대상일수록 공포를 조성하기는 쉬웠다. 하지만 이 문법은 어느 순간부터 힘을 잃기 시작했다. 비슷한 구조의 콘텐츠가 너무 많이 쏟아졌고, 이성적 사고에 익숙해진 관객은 더 이상 미지의 존재가 실재하여 자신에게 닥쳐올 것이
by
문경란 에디터
2026.09.1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이해하고 싶어지는 순간 [도서]
이해할 수 없어서 더 궁금해지는 사람의 마음
짧은 이야기 하나가 잊고 살았던 기억과 감각을 일깨울 때가 있다. 작가 김서해의 <라비우와 링과>는 그런 작품이었다. 단편소설이라 잠깐의 시간에도 한 사람의 이야기로 들어갈 수 있었고 책을 읽는 동안 오래전의 분위기와 기억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표지에 적힌 문구를 처음 봤을 때가 기억난다. ‘내 외로움의 책임을 빠짐없이 묻고 싶어졌다.’ 문장을 읽자마자 사
by
강효정 에디터
2026.09.15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박멸'이라는 말이 향하는 곳은 어디인가 - 연극 '노인박멸' [공연]
‘노인박멸’이라는 제목은 노인과 노화를 없는 것으로 취급하는 사회의 모습을 꼬집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우리 안에 있는 노화를 외면하고자 하는 마음을 떠올리게 한다. 극은 80대 노인 정복이 나이를 먹으며 인지증을 겪고, 가족들의 돌봄을 받다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그 이후를 다룬다. 정복을 비롯한 배우들은 각자 자신의 실제 나이와 조금씩 어긋나는 나이의 배역을 연기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아이처럼 기저귀를 차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노인처럼 얼굴에 밀가루를 바른다. 아이와 노인, 청년의 이미지가 한 몸에 겹치는 이 모습은 노화가 사회 안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도록 만든다.
연극은 성인용 기저귀를 입은 13명의 배우에게서 시작된다. ‘노인박멸’이라는 강렬한 제목만큼이나 당황스러운 장면 앞에서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하고 있으면, 한 배우가 머리에 밀가루를 뒤집어쓴다. 얼굴을 새하얗게 만들고 머리카락을 희게 만든 뒤, “이 사람은 80대 노인입니다.”라고 선언한다. 이후 차례로 중년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얼굴에 밀가루를
by
노미란 에디터
2026.09.15
오피니언
사람
[Opinion] 할머니가 사는 포구 [사람]
영등포에 사는 할머니에 대하여
영등포는 할머니가 사는 곳이다. 몇 년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할머니와 삼촌은 할아버지와 살던 집에서 나와 영등포의 다른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새 집에 가본 횟수는 손에 꼽는 정도이다. 할아버지가 떠나시고 집안에서 주기적으로 지내던 제사를 대폭 축소한 탓인지, 더욱 그 집에 갈 일이 없다. 처음 그곳에 갔을 때, 할머니가 맞지 않는 배경에 잘못 콜
by
유예현 에디터
2026.09.1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죄를 덮은 자리에는 흔적이 남는다 – 성해나의 기담집 '인비인' [도서/문학]
친일한 이들의 친족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책을 읽다 보면 책 속의 내용이 현재와 맞물리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내게는 <인비인>을 읽을 때가 그랬다. 배우 하영이 방송에서 4대째 의사 가문이라며 자신의 가족을 자랑스럽게 언급하고, 사람들이 증조부인 안상호의 친일 행적을 들춰내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성해나의 기담집 <인비인>을 읽은 독자라면 이 사건을 보며 기시감이 들 수밖에
by
윤선주 에디터
2026.09.1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나에게는 과거, 너에게는 현재 - THE DRAMA 더 드라마 [영화]
어쩌면 사랑은 상대의 과거를 모두 아는 것이 아니라, 그 과거가 나에게 현재가 되었을 때에도 이 사람을 선택할 것인지 결정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선택은 결국 둘이 하는 것이다.
결혼을 앞둔 찰리와 엠마는 함께 시간을 보내며 소소한 일상을 즐기는 커플이다. 특별할 것 없는 두 사람의 관계는 결혼을 준비하면서 조금씩 달라진다. 서로가 의도하지 않았던 진실과 성격이 드러나면서 작은 문제는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영화보다 먼저 시작된 ‘연인 테스트’ 이 영화에서 먼저 흥미로웠던 것은 마케팅 방식이었다. 청첩장 형식의 홍보물부터 메
by
신수빈 에디터
2026.09.14
오피니언
공연
[Opinion] 그 아이는 나무에 오를 거야, 저 빛 속에 닿을 때까지 -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 [공연]
'빛'과 '어둠'이라는 키워드로 해석하는 <디어 에반 핸슨>
* 이 글은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왼손에 깁스를 한 소년이 노트북으로 자기 자신에게 편지를 쓰면서 시작된다. ‘에반’은 불안장애를 가진 소년으로, 다른 사람들과 마주하고 대화하는 것에 큰 어려움을 느낀다. 상담 선생님이 내준 숙제인 ‘스스로에게 편지 쓰기’를 하던 중 그의 방에 엄마 ‘하이디’가 들어온다.
by
임솔지 에디터
2026.09.1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정말 무서운 건 니키가 아니다 - 옵세션 [영화]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억지로 만든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 이 글에는 영화 <옵세션>의 결말에 대한 언급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봉 전부터 SNS에서 <옵세션>의 클립을 정말 많이 봤다. 짧은 장면들이 알고리즘을 타고 계속 흘러 들어왔는데, 보통 영화를 보기 전에 너무 많은 장면을 접하면 오히려 흥미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옵세션>은 반대였다. 클립을 볼수록 앞뒤 맥락이 궁금해졌다. 저 장면 앞에는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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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에디터
2026.09.14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혹시, 왓챠피디아 하세요? [문화 전반]
웹서핑하듯 모르는 이의 감상을 즐겨보는 것도 좋고, 알아가고 싶은 이나 친한 친구와 팔로우를 맺고 서로의 취향을 탐색해보는 것도 좋다.
취 향 이 어 떻 게 되 세 요? 네모반듯한 인스타그램 속 취향은 싫고, 무턱대고 블로그에 방문 하자기엔 남의 일기장을 마음대로 펴보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다른 사람을 알아가 보고는 싶은데, 그냥 뻔한 방법으로는 싫을 때. 그럴 땐 무적의 문장을 꺼내본다. 일명 질문으로 정면 돌파하기 수법.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지, 평소엔 어떤 노래를 듣는지 고개 넘
by
정현승 에디터
2026.09.14
오피니언
여행
[Opinion] 가을바람이 불면 걷고 싶은 서울의 문화유산 [여행]
폭염이 지나간 자리, 천천히 걸으며 만나는 서울의 시간
낮과 밤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폭염이 이어지던 여름에는 밖을 걷는 것조차 쉽지 않았지만, 무더위가 가시고 나니 낮에도 바람을 쐬며 천천히 걸을 수 있는 계절이 찾아왔다. 나는 이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을은 걷기 좋은 계절이다. 높아진 하늘을 바라보고 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여름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풍경도 눈에 들어온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by
강효정 에디터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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