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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앞날에 대한 기대가 없던 나에게, 지키고 싶은 것이 생겼다 - 파과 [도서/문학]
짧은 시간 빛나다 사라질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뜨거운 찬사
그러니까 금요일 밤 시간대의 전철이란 으레 그렇다. 이야기는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노인의 모습으로 지하철에 앉아 있는 주인공 '조각(爪角)'의 시선으로부터 시작한다. 조각은 가만히 있던 젊은 여성에게 다짜고짜 폭언을 하고, 심지어는 그를 건드리기까지 하는 중년 남성을 지켜본다. 그리고 그 중년 남성은 곧 목숨을 잃는다. 예상했겠지만 조각의 범행은 맞으나
by
유소은 에디터
2021.09.0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이제 어떻게 살고 싶은지 결정해야 해 [도서]
궁금했던 삶들을 살아보는 건 동화 같지만은 않았다.
현재의 삶이 아닌 다른 삶을 살아본다면 어떨까? 그 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난 어떻게 살고 있을까? 현재의 삶이 힘들거나 지난날의 후회로 마음이 괴로울 때마다 상상했다. 내가 살고 있는 삶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아보는 것을 말이다. 상상에는 대부분 나의 마음과 욕구가 들어가는 만큼 상상 속의 나는 매우 행복해보였다. 내가 한 상상을 직접 경험한 사람이 있
by
강득라 에디터
2021.09.01
작품기고
The Writer
[그들의 속사정] 바다 2
내가 그날 바다에 가지 않았더라면
‘퍽이나’ 예상하지 못했던 소리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민석의 결혼 소식이 터무니없게 느껴진 이유는 민석과 알고 지내는 동안 여자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몇 년전 민석과 같이 다녔던 토익학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토익 스터디원 중 여자도 있었다. 그 중 한명이 민석에게 관심이 있는 티를 잔뜩 내길래, 민석에게 “야, 쟤 너한
by
나시은 에디터
2021.09.01
작품기고
The Writer
[이불] 까마귀
눈앞에는 작은 파츠들이 와르르 쏟아져 있었다. 형형색색의 비즈 조각들과 반짝거리는 레진 작품들, 작은 사탕처럼 생긴 구슬들 사이로 조그만 조개 하나가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엄지손톱엔 어떤 파츠*를 붙여드릴까요?" 그녀의 말이 쓸데없는 생각들에 잠겨있던 나를 다시 현실로 꺼내왔다. 눈앞에는 작은 파츠들이 와르르 쏟아져 있었다. 형형색색의 비즈 조각들과 반짝거리는 레진 작품들, 작은 사탕처럼 생긴 구슬들 사이로 조그만 조개 하나가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조개도 모형인가요? 내가 묻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앗, 아뇨
by
이강현 에디터
2021.09.01
작품기고
The Writer
[지은,기운,지운] 동맹/습관
습관은 한순간에 고칠 수 없어서 그들은 서로의 미숙함에 웃으며 혹은 서로의 부재를 실감하며 살았다.
동맹 너는 만약 다른 사람들을 영원히 못 만나고 지운이랑 단둘이 살아야 한다면 어떨 것 같아? 지은은 간혹 기운에게 물었다. 기운은 웃으며 너는 어떤데, 되묻고 끝내 답을 안 했다. 답을 하는 건 매번 지은이였다. 나는 너희랑만 살아야 한다면, 그건 괜찮을 것 같아. 이렇게 내 삶을 반으로 나눠서 거짓으로 채우지 않아도 되잖아. 기운은 그저 말없이 지은의
by
전지영 에디터
2021.08.2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에밀리는 집에 없다 [도서]
트릭의 끝, 허무
의심스러운 주인공의 행색 「에밀리는 집에 없다」에서는 작품 초반부터 주인공 앨버트의 의심스러운 행색을 보여준다. 집에 그의 부인인 에밀리가 전화를 했으나 오히려 전화를 잘못 걸었다고 말하고, 에밀리의 사촌인 밀리센트가 시내에서 에밀리를 보았다고 하니 완강하게 부정한다. 이에 의문스러운 밀리센트가 앨버트에게 그가 첫 아내와의 사별의 이유를 묻는다. 앨버트는
by
이승현 에디터
2021.08.26
리뷰
PRESS
[PRESS] 추리 소설의 클래식한 줄기를 잇다, 더는 잠들지 못하리라 [도서]
올 여름, 추리 소설 한 권 아직 들지 못했다면 한 번쯤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Prologue. 글을 쓰기에 앞서, 우선 필자는 추리소설 마니아는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사건의 범인이 누구인지 좇아 단서를 끼워맞추는 것이 흥미롭지만 Tv 채널을 돌리다 얻어걸린 CSI영화를 볼까말까 고민하는 정도이다. 그의 작품을 그래서 아가사 크리스티의 후예이자 P.D. 제임스라는 유명 작가의 단편집으로 보기 보다는 신선한 눈으로 볼 수 있었을 것
by
차소연 에디터
2021.08.25
리뷰
PRESS
[PRESS] 코로나 시대의 안부 묻기
언젠가는 전염병을 견디는 이 시간도 소설로만 남기를, 지금 닥친 현실이 아니라 멀리서 회상할 수 있는 시기가 되기를 마음속으로 바라 본다.
밖에 나갈 때면 언제나 마스크를 챙긴 지도 1년 반이 넘어가고 있다. 마스크 없이 다니던 날이 마스크와 함께한 날보다 아직은 훨씬 긴데도 그 날들이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일상을 되찾기를 바라던 시간을 지나 점점 코로나19와 함께하는 것이 새로운 일상이 되어가는 2021년 한중간에 안부를 묻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또 어떻게 가능할까. 『여덟 편의 안부
by
김소원 에디터
2021.08.24
작품기고
The Writer
[그들의 속사정] 바다 1
내가 그날 바다에 가지 않았더라면
오랜만에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이번에 대출을 받아 차를 뽑았으니 시승식 겸 오랜만에 얼굴이나 보자는 내용이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그냥 집에나 있고 싶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랬다간 또 귀찮은 일이 생길 것 같아서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뱉었다. “나는 언제든 시간 되니까, 네가 가능한 시간에 맞출게.” 나만 불편한 약속 잡기가 어영부영 시작되었다. 어차
by
나시은 에디터
2021.08.2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요요의 시간 [도서/문학]
영원을 향해 직선으로 흐르지만 결국 다시 돌아오는, 요요의 시간
누구에게나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세계의 전부인 시절이 있다. 세계 시계를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을 잊지 못한다. 같은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 왜 서로 다른 시간을 살고 있는지, 날짜변경선을 넘어가면 왜 하루가 앞으로 가기도 하고 뒤로 가기도 하는지, 내가 살고 있는 시간은 무엇인지 도통 알 수 없었다.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by
박호연 에디터
2021.08.20
작품기고
The Writer
[지은,기운,지운] 지운
지은은 이상한 세계의 연약한 어른들 속 단단함을 가진 아이로 성장한 그 아이를 볼 때마다 경이로움을 느꼈다.
지운 지은과 기운은 그들이 각자의 집을 마련하기 전까지, 딱 한 번 크게 싸웠다. 기운이 지운이를 집으로 데려왔을 때. 백일이 넘어 갓 걷기 시작한 지운을 친엄마로부터 데려온 건 기운의 독단이었다. “보육원에 데려가기 전에 문자 보내는 거라고 하는데, 그 길로 회사에서 달려 나왔어. 이미 들어간 아이를 급하게 데려오느라 너한테 말할 시간이 없었어.” “.
by
전지영 에디터
2021.08.18
작품기고
The Writer
[재와 별] 개와 고래의 시간
모든 것이 천천히 낡아가는 계절이었다
<개와 고래의 시간>은 영화 프리퀀시(2000)의 설정을 빌린 글임을 밝힙니다. * 1-1. 아버지는 열일곱 살 난 적 담배를 배웠다고 했다. 빨갛게 타들어 가는 연초 끝으로부터 시선을 올리면, 어김없이 심 굵은 머리를 슬슬 쓰다듬는 친부의 손길이 느껴졌다고. 그런 날엔 꼭 정수리로 옮겨 묻은 피비린내를 지우고자 펄펄 데운 물로 멱을 감았단다. 아직까지
by
오송림 에디터
2021.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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