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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공고함과 부서짐의 상관관계 - 아무튼, 연필 [도서/문학]
나는 죽어 연필이 되었으면 한다.
최근 에세이 ‘아무튼, 00’ 시리즈를 하나씩 읽고 있다. 여러 키워드 중 눈에 띄었던 것은 ‘연필’이었다. 그렇게 김지승의 <아무튼, 연필>을 읽었다. 지금은 디지털이 선호되고, 아날로그를 선호해 종이를 사용한다고 해도 샤프와 볼펜이 주를 이루는 시대이다. 그러한 시대에서 ‘연필’은 어느 집에나 한 자루씩 있지만, 잘 쥐어지지 않는 필기구이다. 당장 내
by
조유리 에디터
2024.01.2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답을 찾으려 하지 않아도 [도서/문학]
내가 시를 읽는 법
문학의 장르에서 '시'는 나에게 가장 어려운 갈래였다. 나는 각 구로 이어진 행과 연의 사이에서 의미를 찾는 것에 급급했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라는 생각으로 한 줄을 읽는 것에만 자그마치 몇 분이라는 시간을 쏟고 나니 피로감이 몰려왔다. 이런 행위의 연속에서 시집을 덮고 다시 도전하는 것을 반복했다. 긴 과정 속에서 내가 가장 처음으로 매력을 느
by
김지연 에디터
2024.01.2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예언으로 다시 쓰기 - 김애란, 홈파티 [도서/문학]
김애란의 <홈파티>를 읽고
홈파티 연극 배우 이연은 후배 성민의 권유로 모 대학의 최고경영자 과정을 마친 동기들이 여는 홈파티에 초대받는다. 이 홈파티에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다시 말해 사회적 지위가 있는 이들이 모여있다. 이들은 은은하게 혹은 노골적으로 계급적 격차를 보여주며 서로에게서 우월함을 확인하려 든다. 집이라는 공간을 전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홈파티는 그것을 열 수
by
박하은 에디터
2024.01.19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푸른 광장을 찾아 [도서/문학]
故 최인훈 작가의 소설「광장」
만약 우리에게 혼란의 시대가 찾아오고 서로의 이념 대립으로 인해 어느 한 곳에서도 나의 이념과 존재를 부정당한다면,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하고 또 어떠한 삶을 살아갈까. 최인훈 작가의 소설 「광장」은 이념의 갈등과 분단 상황에서 겪는 혼돈의 장과 그러한 장을 살아온 한 청년의 고독과 고뇌를 보여준다. 따라서 소설을 읽으며 내가 이 작품을 어떻게 해석하고
by
조유리 에디터
2024.01.1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시간 여행자가 될 수 없다면 [도서/문학]
책 '시간 여행자의 아내'를 읽고 든 소감을 정리한 글입니다.
‘만약 내가 로또에 당첨된다면.’ 일단 집을 살 것이다. 어디에 어떤 집을 살진 사실 잘 모르겠지만, 해당 가정을 하는 사람들 십중팔구가 집을 산다고 답하는 만큼 최우선 목표로 삼아도 손해 볼 건 없겠지. ‘만약 내가 8개 국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할 수 있게 된다면’. 우선 가장 배우고 싶었던 일본어를 선택하고, 미국에서 영어 다음으로 많이 쓴다는 언어인
by
안세림 에디터
2024.01.13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서로의 등불이 되어 [도서/문학]
웹소설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를 읽고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 김기림, <바다와 나비> -3,000m의 심해를 상상해 본 적 있는가. 점심해수층이라 불리는 그곳은 빛이 닿지 않아 0도에 가까운 수온을 유지한다. 어둠에 적응한 심해 생물들은 먹이를 유인하기 위해 빛을 내거나 촉수로 독을 쏘도록 진화했다. 이들의 영역에 겁 없이 맨
by
김나경 에디터
2024.01.1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관찰자가 서술자가 되는 시간 - 설화와 소설 [도서/문학]
관찰자는 서술자가, 그리고 당사자가 된다.
설화는 특정 집단이 읽고 소비해온 시간이 긴 만큼 공적인 해석이 대대로 전해지곤 한다. 반면, 소설은 개인 독자들의 감상이 모여 기존의 의미 구조를 바꾸기도 하는 말랑한 텍스트이다. 설화의 특성을 계보성, 소설의 그것을 독립성이라 칭할만 한 지점일 것이다. 그릇으로 비유하자면 설화는 불에 단단히 구워 안정된 사기 그릇이고 소설은 아직 굽지 않아 어떻게 뒤
by
오송림 에디터
2024.01.1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선함'이라는 원칙 [도서/문학]
<디즈니만이 하는 것> - 로버트 아이거
CEO는 리더인가요? Is CEO a leader? 선생님이 안경을 매만지며 질문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Can be. 침묵을 깨고 그는 대답했다. 정답보다도 이 짧은 시간의 침묵은 어디로부터 기인한 것인지, 그것이 더 궁금했다. 어째서 누구도 선뜻 “그렇다”거나, “아니다”라거나 확언하지 못했나? 결국 터져나온 대답조차도 애매모호했으므
by
박나현 에디터
2024.01.1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다정한 미스터리 [도서/문학]
탁월한 이야기꾼 이나경 작가의 소설집 <극히 드문 개들만이>를 소개한다.
영화 <카일리 블루스>에 관한 오피니언을 작성했을 때 이나경 소설집 <극히 드문 개들만이>의 일부 구절을 소개한 적 있다. 언제 한 번은 이 소설집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마음먹은 지 두 달가량 지났다. <극히 드문 개들만이>를 알게 된 순간을 얘기하려면 재작년으로 거슬러 가야 한다. 지긋지긋한 세 시간의 통학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과제,
by
조유리 에디터
2024.01.0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만조를 기다리며 [도서/문학]
홀로서기는 남겨진 이들의 몫이다.
우리 둘뿐인 이곳에서, 만조를 기다리며 조예은 작가의 <만조를 기다리며>는 독특한 제목과 시선을 끄는 표지에 사로잡혀 단번에 구매를 결정했던 소설이다. 해당 도서는 전작인 장편소설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와 <칵테일, 러브, 좀비>에 비해 상당히 콤팩트한 소설이지만, 이를 상쇄할 만큼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라인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만조를 기다
by
강소림 에디터
2024.01.0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성인이지만 어린이입니다 [도서/문학]
알을 깨지 못한 수많은 싱클레어에게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 헤르만 헤세, 『데미안』 이 유명한 구절은 뭇 사춘기 아이부터 인생의 변곡점에 놓인 어른까지 선택의 기로에 선 사람이라면 누구나 떠올리는 문장이다. 익숙해진 관습과 가치관을 깨고 삶의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고자 할 때 이보다 적절한 문장이 없다. 그 덕에
by
김나경 에디터
2024.01.05
리뷰
도서
[Review] 짧지만 강렬한, 신시아 오직 '숄' [도서]
책의 맨 마지막 장을 넘기며 어떻게 그들의 아픔을 보듬을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게 된다.
신시아 오직의 대표작 [숄]은 '나치'나 '수용소'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과거 홀로코스트의 참혹했던 역사를 강렬하게 담아내고 있다. 2천 단어 남짓한 짧은 분량이지만 소설을 다 읽었을 때 다가오는 무게감은 전혀 가볍지 않다. [숄]에는 로사, 로사의 딸 마그다, 로사의 조카 스텔라, 총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로사의 '숄'은 강추위 속에서 품 속
by
정선민 에디터
202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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