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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전시
[Review] 존재 자체로 모순을 말하는 전시 - 뱅크시 : Still Here [전시]
뱅크시가 이곳에 존재하는 이유
뱅크시는 유명한 예술가다. 그 사실에 이견을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내가 뱅크시를 명확하게 인식하게 된 것은 유명한 런던 소더비 경매 사건 이후부터였다. 세상은 종종 뱅크시의 정체를 추론하려 떠들썩해질 때가 있었고, 현재까지 그는 '영국 출신의 백인 남성'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뱅크시에 대해 알게 된 뒤부터 지금까지 나는 그의 익명성이 갖
by
손가인 에디터
2026.08.1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크리스마스의 온기와 그 바깥의 사람들 - Small Things Like These 이처럼 사소한 것들 [영화]
모두가 따뜻해야 할 계절에 누군가는 추위 속에 있고, 모두가 가족을 이야기하는 날에 누군가는 가족으로부터 버려져 있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은 모른 척하며 평범한 크리스마스를 준비한다.
쉬는 날 점심을 먹고 식곤증이 몰려올 즈음 영화를 틀었다. 겨울이라 그런 것인지 아일랜드의 풍경은 내내 흐리고 어두웠다. 여기에 빌 펄롱 역의 킬리언 머피는 정말 말이 없다. 대사가 적은 인물이 아니라, 거의 침묵으로 영화를 끌고 간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점심까지 먹고 영화를 보기 시작한 나에게는 꽤 치명적인 조합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졸면 안될 것 같
by
신수빈 에디터
2026.08.13
리뷰
도서
[Review] 상자 속에는 어떤 마음이 들어있을까 - 상자 속의 양 [도서]
시나리오 만의 여백을 느끼며
보통 일반인이 영화를 접하는 방식은 영상을 통해서다. 직접 두 발로 영화관에 걸어가 2시간에서 3시간 남짓 집중하거나, 알고리즘을 통해 갑자기 뜬 영화의 짤막한 영상을 접한다. 우리는 어떤 한 사람의 머리로부터 떠오른 상상을 완벽하게 시각화한 것을 만나게 된다. 살을 덧붙이거나 더 채울 필요 없이. 간혹 빈틈이 있거나 발에 걸리는 부분이 있을 지도 모르지
by
조유진 에디터
2026.08.12
리뷰
공연
[Review] 우리는 왜 아픈 순간에 웃을까 - 플리백
배우 김규남의 1인극으로 만난 불완전한 청춘의 초상
사람은 관계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간다. 가족에게는 딸이 되고, 친구에게는 비밀을 나누는 사람이 되며, 연인에게는 사랑받고 싶은 존재가 된다. 관계의 단절이 단순히 한 사람을 잃는 일로 끝나지 않는 이유다. 누군가가 떠나면 그 사람과 함께 존재하던 자신의 일부도 사라진다. 연극 <플리백>은 관계가 하나씩 무너지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말하고 웃기는 한
by
이소희 에디터
2026.08.1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죽음으로부터 삶으로 [도서/문학]
『이방인』에서 뫼르소는 사회와 자신의 삶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지만,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실존적 한계를 마주함으로써 비로소 삶의 생생함과 소중함을 깨닫고 자신의 삶으로 돌아온다.
낯선 곳에서 낯선 존재가 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자신의 마음이 기댈 곳을 찾지 못한 낯선 풍경 속에서 어디에도 어울리지 않는 존재가 된다는 것은 지독한 고독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자신의 삶에서조차 이방인이 된다면, 과연 나의 영혼이 머물러야 할 곳은 어디일까.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는 사회에서도, 자신의 삶에서도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by
서연화 에디터
2026.08.1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6펜스를 던지고 달을 쫓는 당신에게 - 달과 6펜스 [도서]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가 말하는 낭만과 예술, 그 본질적 갈망에 관하여
서머싯 몸의 대표작 《달과 6펜스》는 런던에서 안정적인 가정과 직업을 꾸리고 살아가던 중년의 남성, 찰스 스트릭랜드의 충격적인 선언으로 시작된다. 그는 어느 날 아무런 이유도 없이 아내와 자식, 사회적 지위와 재산을 모두 뒤로한 채 파리로 떠나버린다. 그 이유는 단 하나,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였다. 화자는 그를 설득하고 추궁하려 하지만, 스트릭랜드는 세
by
최수경 에디터
2026.08.12
리뷰
도서
[리뷰] "저 집에 언제 가나요...?" 영원한 방랑자 오디세우스 - 오디세이아 [도서]
신의 노여움을 산 이타케의 왕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이 끝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여정
요 근래 아주 핫한 영화가 있다. 바로 <오디세이>. 우리에겐 낯설면서 또 친숙한 이름이다. 어렸을 적 그리스 로마 신화는 아름다운 그림체와 비극적인 줄거리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나 또한 정말 즐겨 읽었던 책이다. 성인이 되어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시 정식으로 공부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모든 이야기 모든 인간상을 담고 있었다
by
박차론 에디터
2026.08.12
리뷰
공연
[Review] 사람들은 왜 실수를 할까요? - 플리백
슬픔에 빠져 허우적 대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발악하는 한 사람이 영원히 혼자
책의 첫 문장에 매료되어 단숨에 완독했던 책이 있다. 그해 봄 나는 약간 정신이 나가 있었다. - 김사과, 『풀이 눕는다』, p9 이전에도 김사과 작가의 책을 몇 번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특유의 독특함에 밀려 끝까지 가지 못했는데, 『풀이 눕는다』만은 이 한 문장의 힘에 이끌려 곧장 마지막 장까지 갈 수 있었다. 앞으로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지는 중
by
주영지 에디터
2026.08.11
리뷰
도서
[Review] 상자에서 꺼내진 양은 정말 양이 맞았을까 - 도서 '상자 속의 양'
상자를 열어 아는 게 힘일까, 열지 않고 모르는 게 약일까
AI의 발전이 빛의 속도만큼 빨라지고 있다. 작년만 해도 챗GPT로 내가 기획한 걸 한 번 검토받는 정도였는데, 어느샌가 기획 자체를 AI와 하고 있고, 이제는 코딩도 AI가 대신 해주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인공지능’하면 빠질 수 없는, 인간을 본 떠 만든 안드로이드나 인간성을 탑재한 휴머노이드처럼 상상 속에서나 마주할 만한 일들이 이젠 더 이상
by
배지은 에디터
2026.08.1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사람과 영웅 사이: 스파이더맨 [영화]
가깝고도 먼 당신의 친절한 이웃
5년 만에 돌아온 스파이더맨 만약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나의 존재가 모두 지워진다면 어떤 느낌일까. 상상해 보면, 마치 영원히 열리지 않는 문을 두드리는 기분일 것 같다. 문 뒤엔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일상은 변함없이 흘러가며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그들은 나의 이름조차 모른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by
윤경주 에디터
2026.08.11
리뷰
영화
[Review] 미래의 주도권은 누구에게 있나. - 드로스테 저편의 우리들 [영화]
미래의 주도권은 당신에게 있나요, 아니면 미래에게 있나요?
‘시간여행’ 소재는 시대를 막론하고 많이 쓰이며, 인기가 많았다. 아주 어렸을 때도, 20대 때도, 지금도 영화나 드라마에서 시간여행은 단골 소재다. 나를 포함하여 대중은 뻔하다고 말하면서도 결국 보게 되고, 빠져든다. 문득 이유가 궁금했다. 판타지, SF 장르 특성 때문이 아니라,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사유한 결과, 다음과 같은 (나름의) 결론
by
강득라 에디터
2026.08.11
오피니언
만화
[Opinion] 스토브처럼, 평범한 인생의 유일한 관객이 되어, 오시로 고가니 단편집 '해변의 스토브' [만화]
오시로 고가니의 단편집 <해변의 스토브>를 읽고 어긋난 우리가 기억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법을 찾다
이 만화책은 〈해변의 스토브〉라는 단편으로 시작한다. 주인공 스미오는 애인인 앳짱과 함께 살게 되었지만, 일 년이 지난 앳짱의 생일에 두 사람을 헤어진다. 집에 돌아와 케이크를 보자마자 앳짱을 울면서 스미오가 말이 부족하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하나고 스미오도 하나여서 두 사람을 합해 둘이나 그 이상이 되고 싶었어. 그런데 둘이 있으면 너는 제로라서
by
정진영 에디터
202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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