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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Review] 잊지 못하는 여자와 잊어가는 남자 - 미첼 프랑코, 메모리(2023) [영화]
잊을 수 없는 기억, 잊어가는 기억, 젖어드는 기억.
* 이 글은 미첼 프랑코의 메모리(2023)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잊고 싶은 기억을 잊지 못하는 것, 기억을 계속 잊어가는 것. 당신에겐 어느 쪽이 더 고통스러운가? 여기 미첼 프랑코의 2023년 미국 드라마 영화, <메모리>는 잊지 못하는 과거와 싸우며 살아가는 싱글맘 실비아와, 조기 치매를 앓으며 예전의 자신을 점점 잃어가는 남자 사울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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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지 에디터
2025.01.1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무관심과 응시의 시선으로, 누보로망 - 조르주 페렉, 잠자는 남자 [도서]
누보로망, 언어와 소설의 저편으로
1. 조르주 페렉, 『잠자는 남자』 조르주 페렉의 『잠자는 남자』는 새로운 언어적 실험을 보여주며, 주인공이 일관되게 내비치는 '무관심'의 태도로 독자를 무심히 이끈다. 이 소설의 저자 조르주 페렉은, 1936년 파리 태생의 프랑스 작가로 각양각색의 언어적 실험을 소설 내에서 끊임없이 시도하였다. 첫 작품 『사물들』로 르보노상을 수상한 페렉에게, 독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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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지 에디터
2025.01.1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보통 빠르기로 노래하듯이 - 마르그리트 뒤라스, 모데라토 칸타빌레 [도서]
모데라토 칸타빌레, 보통 빠르기로 노래하는 듯 쓰인 사랑과 욕망의 소설
『모데라토 칸타빌레』는 약 10일간의 주인공들의 짧은 사랑과 이별을 다루는 굉장히 은밀한 어조로 쓰인 소설이다. 1958년 출간된 이 소설은 소설 내에 재현된 짧은 사랑처럼 그 길이도 짧다. 이전에 뒤라스의 소설 『여름비』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소설보다 약 30년 정도 일찍 쓰여서인지, 훨씬 분명하고 선명한 차원에서 사랑의 감각을 다루고 있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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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지 에디터
2025.01.05
오피니언
만화
[Opinion] 겨울 방학에 보기 좋은 만화들 [만화]
이불 속에서 귤 까먹으며 보기 좋은 만화들
크리스마스도 지나갔고 겨울방학이 시작되었다. 여름 방학이라면 피서라든지 휴가를 갈 수도 있지만, 이렇게 추운 겨울에는 이불 밖으로 나가기가 싫어진다. 따뜻한 전기 장판에 누워 귤을 까먹으며 만화를 읽는 것은 모두의 공통된 겨울방학의 이미지 아닐까. 오늘은 겨울에 읽기 좋은 만화를 추천하겠다. 1. 파이어펀치 (후지모토 타츠키) <체인소맨>, <룩백> 등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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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지 에디터
2024.12.2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답장은 쓸 수 없다 -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알렉시' [도서]
말이 가닿기 위해선 가닿았으면 하는 그 사람의 언어로 가공하고 닦아내야 한다. 우리는 각기 다른 곳에서 내 것이 아닌 말과 언어를 모국어로 배우고 자랐기에, 완전히 소통할 수 없다.
줄 노트에 편지를 썼다 세 장이나 썼다 세수를 하다가 편지 안 줘야지, 생각했다 그리고 놀랐다 편지라는 건 안 줄 수가 있구나 이렇게 실컷 말 걸어놓고도 편지를 안 줄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하며 냉장고에서 썰어놓은 수박을 꺼내 먹었다 김은지, <초여름> 『여름 외투』에 수록된 김은지 시인의 편지에 대한 귀여운 시이다. 유르스나르의 첫 소설 「알렉시」는 알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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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지 에디터
2024.12.2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맞설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싶어 [도서]
인간은 패배하려고 태어난 건 아니야. 인간은 죽을 수는 있지만 패배하지 않아.
『노인과 바다』는 헤밍웨이의 하드보일드 문체적 특성과, 그 특유의 허무주의를 가장 잘 드러내는 짧은 중편 소설이다. 주인공 산티아고는 청새치와 일생일대의 사투를 벌이지만, 그의 태도에서는 청새치에 대한 소년과도 같은 순수한 애정이 엿보인다. 1.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노인과 바다』 제목에서 명시했듯 그는 노인이나, 나는 그가 여전히 어린 소년 같다고 느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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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지 에디터
2024.12.13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그 많은 은수는 어디로 갔나* - 오정희, 바람의 넋 [도서]
70년대, 바람에 섞여 부서지는 은수들의 넋
알아볼 수 없이 무너진 거리, 전쟁의 포격으로 인적 하나 없이 텅 비고 죽어버린 거리를 아이는 무심한 얼굴로 걷는 다. 아이는 걷다가 가끔 무언가 뒤를 끌어당기는 것, 안타깝게 부르는 소리를 들은 듯 뒤돌아보지만 역시 아무도 없 다. 아이는 자기가 가야 할 곳을 알지 못하는 것처럼 떠나온 곳도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가냘픈 생명 속에 깃들인 무 서운 본능
by
양예지 에디터
2024.12.0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눈 오는 날 읽기 좋은 시집 추천 [도서/문학]
눈과 시와 함께 가만히 나에게 집중해보는 시간
첫눈이 내렸다. 유달리 길었던 여름을 뒤로 하고 겨울의 찬 공기를 만끽할 시간이 도래한 것이다. 눈이 오면 어쩐지 주변이 고요해지는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 눈이 오면 조용해진다고 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눈이 올 때 눈송이에 물이나 수증기 입자들이 붙어 내리면 음파로 움직이는 소리가 임의의 방향으로 운동하다 부딪히거나 흡수되면서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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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지 에디터
2024.11.27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증기 속 퍼지는 목소리 [전시]
부산 시장에서 울려 퍼지는 모계의 목소리
머리를 하고 우연히 미용실 맞은편에 있는 건물을 봤다. 저런 건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주택가 사이 위치한 건물의 외형이 독특했다. 저런 건물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가까이 다가가 보니 진행 중인 전시가 있는 갤러리였다. 나는 우연을 좋아한다. 우연이라는 단어는 모음으로 이루어진 단어이다 보니 부드럽기도 하고. 이응 ‘ㅇ’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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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기 에디터
2024.11.2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사랑을 완성하려면 짐승이 되어야 한다 - 모니카 마론, 슬픈 짐승 [도서/문학]
사람으로선 할 수 없고, 슬픈 짐승이 되어야만 가능한 잔혹한 사랑
어릴 때부터 내가 보아온 모든 미디어 속 주인공들은 사랑을 했다. 어떻게든 남자 주인공을 만나고, 어떻게든 사랑을 하고, 어떻게든 보고 싶어 애닳아했다. 한 번도 언어로 자각한 적은 없지만, 나는 그런 사랑을 동경해왔다. 그러나 현실의 '사랑'은 사람들이 그토록 입을 모아 예찬하는 ‘사랑’에 비해 너무 볼품 없었다. 연애 중엔 아름다운 모습만 골라 전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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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지 에디터
2024.11.2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것 - 박찬욱,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영화]
사랑하는 사람이 살았으면 하는 마음은 당연하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이 살고 싶은 대로 살도록 해주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사랑을 그려냄에 기꺼이 성공해낸다.
살아야 하니까 먹어야 한다. 먹어야 하니까 살아야 한다. 이 두 부류의 사람 중 나는 후자에 속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살아야 하니까 먹어야 한다, 는 말이 왠지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후자의 말은 삶이 먹는 것과 비견될 정도로 무의미하게 느껴지지만, 전자의 말은 그래도 살았으면 좋겠어, 하는 따뜻한 당부가 섞인 말처럼 들린다.
by
양예지 에디터
2024.11.1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기형도의 마지막 잎새 - 기형도, 입 속의 검은 잎 [도서]
한국 시세계의 핵심, 기형도의 처음이자 마지막 시집 『입 속의 검은 잎』전격 분석
『입 속의 검은 잎』은 1989년 출간된 기형도의 첫 시집이자 유고작이다. 그는 1985년 시 <안개>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하였으나 1989년에 사망하였다. 그러나 그의 사후 90년대 들어 '기형도 신드롬'이라고 불릴 만큼 그의 시는 각광 받았으며, 수많은 시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1. 안개 속 드러나는 희미한
by
양예지 에디터
2024.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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