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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일상 위로 드리우는 상징의 그림자
우리가 평화의 상징을 필요로 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삶이 평화롭지 않다는 뜻이다.
모든 분열은 상징을 좋아한다(p.192). 팔레스타인 시인 무리드 바르구티의 수필 <나는 라말라를 보았다>에 나오는 말이다. 제3차 중동 전쟁으로 인해 고향 팔레스타인 라말라에서 추방당한 시인은 오랜 시간 이방인의 생활을 한다. 이후 일시 귀국을 허락받아 30년 만에 고향을 방문하지만, 그의 고향은 이미 변해 있다. 상징에 자리를 잃는 일상 어떤 종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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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에디터
2023.12.21
리뷰
전시
[Review] 숨겨진 무대, 숨겨진 아름다움, 숨겨진 주인공 - 히든 스테이지
별 게 다 예술이다, 라고 비웃기에 우리의 일상은 너무나 많은 품이 든다.
숨겨진 무대 예술 분야에 애정을 가진 중고등학생들에게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는 장학사업 '드림그림'. 이번에는 서양화가 배준성이 장학생들과 함께하며 <히든 스테이지>를 꾸몄다. 전시의 중심이 되는 작품은 배준성 작가가 장학생들의 그림을 영감 삼아 재구성한 콜라보레이션 두 점이다. 이 두 작품을 포함해, 전시 공간에서 쭉 만날 수 있는 ‘On the Stag
by
김지수 에디터
2023.11.3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아이로서 할 수 있는 가장 큰 성장 [영화]
아이가 되기를 선택할 때 비로소 아이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아이러니
엄마 비키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겨진 12살짜리 소녀 조지. 혼자 밥을 차려 먹고, 혼자 집을 청소하던 조지의 앞에 어느 날 갑자기 한 번도 본 적 없던 아빠 제이슨이 나타난다. <스크래퍼>(Scrapper, 2023) 조지는 엄마가 떠난 뒤 쭉 혼자 살았다. 부지런히 집안일을 하고, 복지부에서 챙겨준 듯한 유인물로 자신의 감정 상태를 점검한다
by
김지수 에디터
2023.11.16
리뷰
도서
[Review] 고통을 살지만 고통만 살지는 않으니까 - 삶이라는 고통
악기가 음악을 상상하게 만들 때 사진은 인생을 상상하게 만든다.
1부까지의 사진들은 모두 흑백이다. 그리고 2부에 들어서면서부터 컬러 사진이 등장한다. 2부의 첫 챕터는 ‘홈리스’. 색이 들어간 사진들인데도 1부의 흑백 사진보다 더 어둡고 침울하다. 오히려 채도 없이 밝음과 어둠만 있는 1부가 훨씬 즐겁다. 바로 이어서는 ‘거리의 악사들’이 나온다. 거리를 배경으로 서거나 앉은, 썩 깨끗하지 않은 차림을 한 사람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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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에디터
2023.11.03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우린 왜 서브병에 걸리는 걸까
남주의 모든 행동을 아니꼽게 보기, 또는 서브남에게 나한테 오면 잘해줄게 라고 염불 외기 등의 증상이 있다.
로맨스라 함은 남녀 사이의 사랑 이야기, 또는 연애 사건. 그러니까 ‘남주’와 ‘여주’, 즉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담긴 게 로맨스다. 남주와 여주는 한 명뿐이지만, 더 흥미진진한 전개를 위해 팽팽한 삼각관계를 만들어 주는 ‘서브남’을 곁들이기도 한다. 서브남 서브남이란 남주가 아니지만 여주와 로맨틱한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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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에디터
2023.10.26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돌봄의 중요성과 살핌의 필요성
더 많은 사람을 잃기 전에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는 매년 8월, 도시 전역에 걸쳐 큰 페스티벌이 열린다. 거리 곳곳에서 종류 불문의 공연이 열리고 수많은 인파가 몰린다. 나는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로 8월 영국 여행 일정에 스코틀랜드의 수도를 대충 끼워놓았는데, 에든버러행 바로 전날에야 페스티벌 소식을 우연히 전해 들었다. 어쩐지 런던보다 에든버러의 숙소 값이 두 배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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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에디터
2023.10.1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엽서를 찾습니다.
그렇게 나는 16장의 엽서를 보냈고 아빠는 14장을 받았다.
관광지의 흔한 기념품 중 하나는 엽서다. 가격도 저렴하고, 짐도 되지 않는다. 미술관이나 서점에서도 쉽게 볼 수 있고, 길거리 기념품 가게나 기차역, 공항에도 흔하다. 엽서는 정말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엽서들이 모두 누군가에게 보내지는 것은 아니다. 굳이 우편을 선택할 이유 없이 바로 연락이 가능한 이 시대에 엽서는 소통용보다는 관상용에 가깝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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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에디터
2023.09.29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여행을 담아, 엄마 딸 씀.
6개월간 매주, 총 스물여섯 통의 편지가 엄마에게 날아갔다.
여행을 기록하는 방법에는 뭐가 있나. 여전히 사진이나 일기가 가장 익숙한 방법이지만, 요즘은 여행 브이로그 등 영상 기록도 흔히 볼 수 있고, 손재주가 있는 이들은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올 3월부터 8월까지, 반년간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떠나며 나도 기록을 남겼다. 일종의 일기로 개인 블로그를 썼고, 그리고 하나 더, 특별한 기록을 남겼는데 바로 엄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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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에디터
2023.09.1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흘러가는 시대 이전의 타임캡슐
스트리밍 말고 다운로드하던 시절의 플레이리스트
5월 말에는 독일에서 버스를 타고 프랑스까지 갔다. 스무 시간이 좀 넘는 시간 동안 환승을 두 번 하며, 스위스를 지나, 이탈리아를 지나. 독일에서 생활하며 쓰는 유심을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는 그대로 쓸 수 있었는데, 스위스는 유럽 연합 회원국이 아니어서인지 로밍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았다. 버스가 스위스 땅을 달리는 동안은 전화도 문자도, 데이터도 사용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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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에디터
2023.06.0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제목 없음
제목이 왜 없냐면요
미술관에 즐겨 다니는 사람은 두 부류로 나뉜다. 음성 해설을 챙겨 듣는 사람과 안 챙겨 듣는 사람. 나는 후자에 속한다. 작품에 관한 사전 정보 없이 마음대로 해석할 기회를 먼저 얻는 게 좋다. 음성 해설은 듣지 않아도, 작품 옆에 글로 적힌 간단한 작품 설명은 꼼꼼히 확인하는 편이다. 시간이 없을 때는 글을 다 읽지 못하더라도 제목만은 꼭꼭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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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에디터
2023.06.07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여행지의 영화관
영화라는 매체의 경험은, 그 영화 상영 시간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프랑크푸르트 근처의 작은 도시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다가, 4월 말에는 3박4일 일정으로 베를린엘 잠깐 다녀왔다. 별 계획 없이 생각나는 대로 움직여서 그런가, 마지막 날에는 시간이 붕 떠버렸다. 원래 시간이 뜨면 뭘 하더라. 내가 지금 독일이라는 걸 신경 쓰지 않고 평소의 내가 어떻게 하는지 생각해 봤다. 대부분 카페에 갈 테지만, 안타깝게도 어둑어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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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에디터
2023.05.11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이해 못 해도 공감하게 만드는 영화 음악
이해 없는 공감
어떤 영화를 좋아한다는 자각은 제각기 다른 시점에 찾아온다. 보통은 영화의 엔딩을 보고 나면 이 영화가 좋다고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가끔은 영화를 본 직후에는 별 감상이 들지 않다가 몇 번 곱씹고 나서야 애정이 가는 경우도 있다. 또는 정반대로, 영화의 첫 장면을 본 바로 그 순간에, 내가 이 영화를 참 사랑할 것임을 직감할 때도 있다. 나의 경우에는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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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에디터
202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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