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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민소매의 외출 [사람]
'가려야 마땅한' 삶을 사는 당신, 그래서 나와 닮은 당신에게
사진 출처: Anand Swaroop Manchiraju 7월 막바지의 어느 날, 놀러 온 친구와 수다로 밤을 지새우고 경복궁 근처 소바집에 갔다. 밤을 샌 탓에 충동성이 깨어났는지는 몰라도, 갑자기 옷장 깊숙이 숨겨뒀던 민소매를 꺼냈다. 유치원 때 이후로 처음 민소매를 입고 집을 나선 날이었다. 친구는 “너 그것만 입고 나가게?”라고 물었고, 난 멋쩍게
by
정영인 에디터
2025.08.23
리뷰
전시
[Review] 초상과 풍경, 그리고 빛의 기록 - 이탈리아 국립 카포디몬테 19세기 컬렉션: 나폴리를 거닐다 [전시]
이번 전시는 총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1부 ‘Female Images. 그녀들을 마주하다’, 2부 ‘Interiors. 각자의 방, 각자의 세계’, 3부 ‘Gioacchino Toma, evoking the state of mind. 토마의 시선’, 4부 ‘Exteriors. 빛이 있었고, 삶이 있던 곳’. 각각은 19세기 나폴리 사회가 품은 가치와 이상, 개인의 감정과 공동체의 삶을 다층적으로 보여준다.
나는 마이아트뮤지엄을 특히 좋아한다. 대규모 기획전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유명 미술관과 협업하여 실제 원화를 국내에 들여오는 전시를 자주 선보이기 때문이다. ‘복제’가 아닌 ‘실물’을 본다는 감각은 어떤 도록이나 스크린 속 이미지로는 도저히 충족되지 않는다. 유화의 질감, 화가의 붓질, 파스텔의 번짐, 종이 위 연필 선의 강약까지도 오롯이 느낄 수 있기에
by
노세민 에디터
2025.08.23
리뷰
영화
[Review] 삶은 누구에게나 고통스럽다 - 영화 '내 말 좀 들어줘'
포용과 단절, 고통과 희망이 교차하는 가족의 초상
<내 말 좀 들어줘>는 세상에 불만이 가득한 주인공 팬지와 주변 가족들의 관계에 대해 집중한다. 영화가 묘사하는 팬지는 우울증, 불안장애, 수면장애로 인해 늘 고통에 시달리는 인물이다. 편두통, 복통, 치통은 일상이고 결벽증 증상까지 보인다. 남들의 눈에는 윤기 날 정도로 깨끗한 소파도 팬지에게는 세균 덩어리다. 식탁과 소파를 끊임없이 물티슈로 닦는 분주
by
박지연 에디터
2025.08.22
사람
ART in Story
[Interview] 한 장 한 장의 팬시에 서사를 담는, 일러스트레이터 갱갱
"저에게 그러하듯 저의 그림이 그림을 보는 분들께도 힐링이었으면 좋겠어요."
한 장의 스티커가 상상력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망설이지 않고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다이어리를 쓰고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손바닥만한 종이에 일상을 전부 담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느낀다. 그렇기에 한 조각의 스티커는 큰 역할을 한다. 그때 그때 먹었던 음식, 약속으로 방문한 장소, 그때의 기분이나 해야 하는 일까지
by
서예은 에디터
2025.08.22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비로소 존재가 보이기 시작했다 - 미지의 서울 [드라마/예능]
사랑들은 존재로서 사랑받길 기다리고 있다.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 주었으면 한다’는 말에 사랑이라고 이름 붙였던 수많은 순간이 스쳐 지나간다. 약해서 숨었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남들이 해내지 못했다고 나도 실패하리라 속단하지 않는 것, 그런 ‘존재적 인정’ 말이다.
▲tvN <미지의 서울> ©tvN 말끔한 기분이다. 잠을 줄여야 할 만큼의 바쁨이 찾아올 때면 잇따라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된다. 죄책감 없이 몰아보기를 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는 예감이 든다. 한계까지 차오른 갈증을 개운하게 넘길 휴식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시간은 참으로 느리게 흐른다. 바쁜 일정이 일단락되고 나면 무엇을 볼까 하는 기대에 입꼬리가 씰룩댄
by
백승원 에디터
2025.08.22
리뷰
전시
[Review] 낮설지만 익숙한, 19세기 나폴리에 멈추다 - 이탈리아 국립 카포디몬테 19세기 컬렉션: 나폴리를 거닐다
그림 앞에서 머무는 몇 초 동안이라도, 정신없는 주변 상황에서 벗어나 타인의 시선에서 훔쳐볼 수 있는 경험은 여행만큼이나 특별하다.
나폴리(Napoli)는 남부 이탈리아의 중심지로, 로마와 밀라노에 이은 이탈리아 제 3의 도시다. 지중해와 맞닿은 항구도시인 나폴리는 예로부터 유럽의 예술가와 지식인들 사이에서 회자되어왔다. 괴테가 남긴 "나폴리를 보고 죽어라 Vedi Napoli e poi muori."라는 말이 있듯이, 나폴리는 찬란한 햇살과 유서 깊은 역사, 지중해의 활기찬 일상이
by
임지우 에디터
2025.08.22
리뷰
영화
[Review] 이해라는 허상 너머에 있는 - 내 말 좀 들어줘
대화의 삐걱거림, 즉 욕망의 불충분한 표현은 화자의 영역이 청자의 영역과 맞닿을 때야 비로소 발생하는 거다.
속에 숨긴 말이 여과 없이 쏟아지는 세상의 초상은 얼마나 처연할까. 익명성에 의존하던 시대를 지나, 얼굴과 이름을 앞세우면서도 당당히 비정제된 ‘말’을 배설할 수 있는 현재엔 시시한 물음일 테다. 분열과 폭력으로 촘촘히 점묘된 이 시대가 군더더기 없는 답변이니까. ‘비정제된 말’이란 걸 세밀히 조명할 수 있을 텐데, 예컨대 앞선 문단에서 주안점을 둔 건
by
정해영 에디터
2025.08.21
리뷰
전시
[Review] 격동과 평온의 공존, 19세기 나폴리를 거닐다 - 이탈리아 국립 카포디몬테 미술관 19세기 컬렉션: 나폴리를 거닐다 [전시]
나폴리의 삶과 풍경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시간
<이탈리아 국립 카포디몬테 미술관 19세기 컬렉션: 나폴리를 거닐다>는 전시 제목에 걸맞게 나폴리를 거니는 느낌을 주었다. 동선을 따라 천천히 전시장을 거닐다 보면 어느새 19세기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정치적, 사회적 전환의 중심에 있던 19세기 나폴리 격동의 시간을 회화로 만나보았다. 여성을 만나다 18세기 회화 속 여성은
by
김지현 에디터
2025.08.20
리뷰
전시
[Review] 익숙한 일상 위에서 펼쳐지는 낯선 예술의 순간 - 어반브레이크 2025 [전시]
이상하고 아름다운 예술의 세계
통통 튀어 다니는 예술이 좋다. 틀에 박히지 않고 자신 그대로를 드러내는 자유로움이 좋다. 우리는 틀 안에서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정작 아무런 틀 없는 온전한 자유 앞에서 막다른 길을 발견하곤 한다. 그 길을 깨부수는 완전한 상상을 펼친다는 것! 어반브레이크는 그 속에서 통통 튀는 자신만의 자유와 상상력을 보여준다. 장르에 상관없이 자신만의 독창적인 창의
by
박아란 에디터
2025.08.19
리뷰
영화
[Review] 손 하나로 그려낸 세상 - 제프 맥페트리지: 드로잉 라이프 [영화]
제프 맥페트리지가 바라본 세상을 간접 체험해보기
가끔 똑같은 걸 그림으로 그려내도 어릴 때 그린 것과 상당히 다르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림 자체도 그렇고, 그림을 그리기 전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도 그렇고. 한가지의 주제를 바탕으로 정말 연관도 없어보이는 수많은 것들이 동시에 떠올랐던 어릴 때와 달리, 그 생각들 사이에 체계와 개연성 같은 것을 부여한다고 느꼈을 때 그럴 때 문득, 유년 시절이기에
by
오태규 에디터
2025.08.19
리뷰
영화
[Review] 제프 맥페트리지가 그리는 단단한 일상 - 제프 맥페트리지 : 드로잉 라이프
"내가 하는 일은 무엇이고 어디로 향하는지 생각해요."
애플워치 유저들에게 친숙한 이 얼굴 그림, 영화 속 사만다의 인터페이스, 나이키와 에르메스 등 여러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우리에게 어딘가 익숙한 그림체를 따라가다 보면, ‘제프 맥페트리지’라는 인물이 나온다. 영화 <제프 맥페트리지>는 일명 성공한 예술가의 단편적 일상이 아닌 그의 창작 과정을 좇으면서 그의 삶 전반에 녹아 있는 신념을 다섯 장에 걸쳐
by
백소현 에디터
2025.08.18
리뷰
전시
[Review] 어반브레이크, 되짚어보는 창작과 환상의 세계 [전시]
어반브레이크, 기억에 남는 강연과 작가님
지난 8월 7일 ~ 10일간 코엑스 홀 B에서 어반브레이크 아트 페스티벌이 열렸다. 정해진 장르가 아닌,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과 직접 만나보고, 다양한 예술을 향유할 수 있었다. 그 중 인상깊었던 강연과 작가님을 소개해본다. AI는 당신을 대체하는가 먼저, AI아티스트인 최세훈 작가님의 강연이 눈에 띄었다. AI아트로 인해, 인간의 창의성 가치가 낮아지지
by
이윤재 에디터
202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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