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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Review] 우리 사인 너무 멀었다 - 까마귀 클럽
그렇게 아무것도 변한 것은 없었다
7월 25일 목요일, 저녁, 혜화에 도착했다. 날은 가열을 마친 찜솥처럼 습하고 무덥다. 축축하게 살갗 속으로 밀접해 오는 여름, 변화무쌍하다. 오전만 해도 전혀 비 내리지 않을 것처럼 도도하고 가열차게 밝던 하늘은 느닷없이 소나기를 부리던 것이다. 아니 글쎄 점심 무렵에는 우박이 쏟아졌다고도 하더라. 물론 그의 말을 믿진 않았지만. 비가 오면 도시는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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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4.07.30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캬바레의 추억 - 연남장 캬바레 [공연]
가만히 음악과 쇼에 몸을 맡길 수 있는 곳
지인 초대로 ‘연남장 캬바레’에 다녀왔다. 친구는 뮤지컬 기획업에 몸담고 있는데, 지인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 문화콘텐츠로 초대되는 것이,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7월 17일 수요일 저녁, 이런 저런 생각을 안고선 연희104고지를 향하는 버스 위에 올랐다. 오늘 공연이 있을 ‘연남장’은 연희동에 위치한 오래된 건물이다. 모름지기 이름에 ‘마당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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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4.07.24
리뷰
공연
[Review] 서로 충분했던 처음으로 - 뮤지컬 카르밀라
왜 ‘뮤덕’들이 다회차 관람을 하는지 이해하게 됐다
혜화 링크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카르밀라’ 문화초대에 다녀왔다. 이번 문화초대는 아트인사이트 동료들과 함께 가게 되었다. 문화초대는 늘 혼자 가곤 했는데, 아무래도 조금은 심심하기도 하고 공연을 두고 더불어 이야기할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내심 기뻤다. 그날은 ‘공연 주제 오프라인 모임’이 결성되고 처음으로 만나게 된 날이었는데, 우리는 풋풋한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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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4.07.1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3 [도서/문학]
Einmal ist keinmal, 한 번뿐인 것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니 쿤데라가 영원회귀를 삐딱하게 바라보는 것은 충분히 이해된다. 이는 소설의 첫 페이지에 등장하는 질문이자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의문이다. 'Muss es sein, 그래야만 하는가?' 쿤데라가 소설 초반에 언급한 영원회귀와 그에 대한 태도는, 이 영원에 대한 포기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것이 무한히 반복되는 것이었더라면, 우리는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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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4.07.1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2 [도서/문학]
무거움과 영원회귀
언제나 우리에게 있어 중요한 질문은 '확신'과 그 '근거'이나, 더 엄밀히 말해보자면 '이미 태어나버린 확신'과 그에 대한 '의심으로서의 근거 추구'라고 보아야겠지. 신에 대해 그렇고, 사랑에 대해 그랬으며, 미래에 대한 모든 것, 꿈과 희망과 낙관(엄밀히 말하자면 낙관은 제외)이 그러했을 테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바로 내가 잃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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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4.06.2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 [도서/문학]
Es muss sein!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대학 새내기 때이다. 1학년 필수 교양과목으로 '사고와 표현'이라는 수업을 들어야 했다. 논리 논술 함양을 위한 글쓰기 교양이었다. 당시에는 채 몰랐던 것이 있는데 내 논술 실력은 형편없었고 그 수업을 필두로 당해 학점은 C-를 받게 된다. 대학을 올라오고 나서 내 학점은 한동안 그랬다. 자신감과는 결단코 무관하게도 내 논리력이란 아주 비참하였으며, 국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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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4.06.20
리뷰
모임
[오프라인 모임] 안녕,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아
그럼 안녕!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아
안녕,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아. 벌써 우리 만남의 끝이 보인다. 하마 나 오래도록 마주 보았던 그것. 언제나 말하지만, 난 시작과 거의 동시에 끝을 생각해. 시작이 좋을수록 끝은 선명해지지. 즐거운 기억만으로 이제 뒤돌아서야 하는 우리, 네 방향으로 각자의 길을 향해 떠나가야만 하는, 좋은 이별이라. 오랫동안 생각해 온 순간, 나는 거의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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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4.06.05
리뷰
공연
[Review] 봄 처녀 제 오시네 - 코리안 트럼펫터 앙상블
봄 처녀 제 오시네, 새 풀 옷을 입으셨네
5월이 하 중순이로구나. 시간이 너무 빠르다. 겨울 지내온지가 엊그적 같은데 5월이라니, 봄도 이제 다 가렷다. 봄이 너무 짧은 겐가, 내 너무 미련함이었던가. 조금 누려볼락 하면 가는 것이, 해마다 나를 아쉬움에 떨게 하였지. 실로 짧았다 하더라도, 그보다 곤란한 것은 사랑과 미련이었으려니. 그러나 이번엔 어인 일인지. 이제는 갔겠지, 하마 갔겠지,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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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4.05.1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무애 無碍 16
아, 내 가슴에 사랑과 경멸이 넘친다.
그래 내가 그대 가슴에 밭고랑을 갈 것이라. 대지에 쇠스랑의 흔적과 상처를 내는 것은, 결국 씨앗을 심기 위함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농부는 그 고된 일을 행하지 않을 것이며,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땀흘리지 않을 것이라. 나는 경멸과 고통을 알려줄 것이다. 쉽게 흔들어 무너질 것이어서도 아니, 누군가 쉽게 뺏들어가갈 만큼 연약한 것이어서도 아니, 도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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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4.05.0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무애 無碍 15
그래 내가 그대 가슴에 밭고랑을 갈 것이라
사랑스럽지 않은 나의 사람들아, 우리, 겪었던 각자만의 우울을 펼치어 만찬 하자. 슬픔만을 노래하자, 그러나 그 끝은 반드시 찬란하게 끝맺어야 해. 모든 음악들이 그러했듯이. 그대들, 깊은 곳에 자리한 비애를 꺼내어 포틀럭을 준비하라, 그러나 각자의 서사는 끝에 이르러 반드시 찬란하게 맺어야 해. 슬픔이 슬픔으로만, 우울이 우울로만 끝맺어서야 우리들의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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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4.04.23
리뷰
공연
[Review] 아베 마리아 - 뮤지컬, 피에타
그러니 당신이 한 것을 내 어머니께 주시옵소서. 내 어머니를 연민하소서.
예술의전당으로 가는 길, 406번 버스에서 창 밖을 오래 바라보았다. 귓전에다가는 쇼팽 발라드를 틀어둔다. 무드를 가라앉혀 두기 위함이다. 점차 차분하게 내리깔린 두 눈 위로, 무심하게 속삭이는 이 세상을 나는 사랑한다. 편안하고 흡족한 기분, 내리밟은 정류장은 예술의 전당 정문으로부터 멀어 조금 걷는다. 그즈음 밤 날씨가 오락가락해 코트 단벌로 겨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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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4.03.26
리뷰
공연
[Review] 자신만의 흐름 - 수림뉴웨이브 2024 독파
새삼 우리 음악이 '소리'라고 불리던 것에 생각이 미친다.
수림문화재단에서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전통음악을 주제로 매주 독주회를 진행하고 퉁소, 거문고, 대금, 아쟁 등 여러 악기부터 민요, 정가 등 가창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영역의 예인들이 초빙되어 자신의 창작물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무 번의 목요일 저녁, 스무 명의 예술가를 '김희수아트센터'에서 만나보실 수 있다. 본 프로그램 '수림뉴웨이브'는 수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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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202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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