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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어디에 두어도 그 사람인 사람 - 희망 드림 넥스트 콘서트 스테이지 : 유다윤 [공연]
목화솜 같은 소리 사이에서 끝내 흐려지지 않은 것 - 희망 드림 넥스트 콘서트 스테이지 : 유다윤 '리뷰'
나는 잠시 잊고 있던, 아직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단어들의 조합을 서서히 떠올리기 시작했다. 목화솜을 비껴나가는 날카로운 잎사귀. 파도를 다 제쳐두고 수면 위를 뚫어져라 응시하는 사람. 1. 성당과 유머 바이올리니스트 유다윤 내가 이럴 줄 알았다. 딱 걸렸다. 이 사람아! 소리가 절로 나오는 것이다. 진작에 내 생각에 ‘확신’을 얻었어야 했는데. 나는 왜
by
장유진 에디터
2026.08.18
리뷰
도서
[Review] 신이 아닌 남자의 이야기 - 오디세이아
어쩌면 오디세우스의 가장 위대한 모험은 트로이에서 이타카까지의 10년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신에게 다시 살아갈 자리를 허락하는 마지막 몇 걸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오디세이는 그리스로마신화 속 이야기, 영웅의 이야기이지만 신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전쟁에 휩쓸리고 바다에 떠밀리며 집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고향을 떠난 이가 돌아오며 변한 환경에 적응하고 가족과 재회하는 귀향자의 이야기와 바다를 항해하며 겪는 신비하고 두려운 경험을 다룬 뱃사람의 모티프가 결합된 태초의 모험담. 최근 크리스토퍼 놀란
by
조수빈 에디터
2026.08.1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활처럼 휘어지다 부러진 사람 - 박하사탕 [영화]
영호의 인생을 망친 것은 증권회사 직원도, 도망간 동업자도 아니었다.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을 봤다. 대학교 교양 수업에서 이 영화가 시간을 거꾸로 배치한 작품이라는 것, 1980년대를 지나온 한 남자의 트라우마를 다룬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거의 잊은 채 영화를 봤으니, 사실상 아무런 정보 없이 본 셈이었다. 영화는 1999년, 마흔이 된 김영호가 20년 만의 야유회에 불쑥 나타나는 장면으로 시작한
by
김지현 에디터
2026.08.1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기록의 의미 - 쓰는 사람 [도서]
쓰는 삶, 창의성과 주체성의 씨앗
도서 <빛이 이끄는 곳으로>의 저자이자 건축가인 작가 백희성의 <쓰는 사람>을 읽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이 책은 ‘기록’에 관한 책이고, 마침 내게도 메모하는 습관이 필요할 것 같다는 단순한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 가벼운 의도와는 달리, 백희성 작가가 메모를 통해 새로운 건축물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은 너무도 흥미로웠다. 그가 들려주는 에피소드를 하나씩 접
by
김효주 에디터
2026.08.16
리뷰
전시
[Review] 나는 정말 원숭이가 맞을까? - 뱅크시 : Still Here
뱅크시의 저항을 소비하는 사람들
Art should comfort the disturbed and disturb the comforable 예술은 불안한 사람을 위로하고 안락한 사람을 불편하게 해야 한다 얼굴 없는 거리 예술가 뱅크시(Banksy)의 유명한 철학이다. 그는 사회의 모순이나 타락한 현실, 권력자의 어리석음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한다. 피켓을 들고 소리치는 대신 벽면에 원숭이를
by
이지연 에디터
2026.08.15
리뷰
도서
[Review] 상자를 쥐고 남겨진 사람들 - 상자 속의 양
누군가를 보내주기 위해서는 결국 무엇을 보내주어야 하는지가 확실해야 하니까
상자 속의 양 죽은 사람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휴머노이드와 그 존재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 그리고 그 경계에서 파생되는 철학적 고민. 사실 『상자 속의 양』이 다루는 문제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질문들은 오래전부터 SF 장르에서 숱하게 다루어져 왔으니까. 하지만 이번 각본집을 읽으며 조금 다
by
황수빈 에디터
2026.08.14
리뷰
PRESS
[PRESS] 상처를 준 사람을 다르게 회고할 수 있을까 - 도서 '고독의 와인'
과거의 자신에게 말을 거는 엘렌의 시선을 따라, 기억과 이해, 고독과 성장의 의미를 묻는 소설.
이렌 네미롭스키의 《고독의 와인》은 작가 자신의 삶이 투영된 소설이다. 나르시시즘적인 어머니와 돈을 좇는 아버지, 사랑받지 못한 유년 시절, 프랑스에 대한 동경까지. 소설 속 엘렌의 삶은 네미롭스키 자신의 경험과 여러 지점에서 겹친다. 그렇기에 이 작품을 읽는 일은 한 인물의 성장사를 따라가는 동시에, 한 작가가 오래전의 자신을 어떤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
by
이승주 에디터
2026.08.1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꿈이 팔자가 되는 순간 - 서를 담고 [영화]
자신을 살게도, 망가뜨리기도 했던 꿈을 다시 받아들이기까지.
* 이 글은 영화 결말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간절히 좋아했던 시간은 그만둔 뒤에도 우리 안에 남아 있을까. 실패와 함께 사라지는 것일까, 아니면 몸 어딘가에 남아 다시 자신을 불러낼 순간을 기다리는 것일까. 박정수 감독의 단편영화 <서를 담고>는 피리를 그만둔 연주자 수현이 내림굿의 반주를 맡으며 시작된다. 한때 피리에 누구보다 집요하
by
오가영 에디터
2026.08.1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크리스마스의 온기와 그 바깥의 사람들 - Small Things Like These 이처럼 사소한 것들 [영화]
모두가 따뜻해야 할 계절에 누군가는 추위 속에 있고, 모두가 가족을 이야기하는 날에 누군가는 가족으로부터 버려져 있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은 모른 척하며 평범한 크리스마스를 준비한다.
쉬는 날 점심을 먹고 식곤증이 몰려올 즈음 영화를 틀었다. 겨울이라 그런 것인지 아일랜드의 풍경은 내내 흐리고 어두웠다. 여기에 빌 펄롱 역의 킬리언 머피는 정말 말이 없다. 대사가 적은 인물이 아니라, 거의 침묵으로 영화를 끌고 간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점심까지 먹고 영화를 보기 시작한 나에게는 꽤 치명적인 조합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졸면 안될 것 같
by
신수빈 에디터
2026.08.13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6펜스를 던지고 달을 쫓는 당신에게 - 달과 6펜스 [도서]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가 말하는 낭만과 예술, 그 본질적 갈망에 관하여
서머싯 몸의 대표작 《달과 6펜스》는 런던에서 안정적인 가정과 직업을 꾸리고 살아가던 중년의 남성, 찰스 스트릭랜드의 충격적인 선언으로 시작된다. 그는 어느 날 아무런 이유도 없이 아내와 자식, 사회적 지위와 재산을 모두 뒤로한 채 파리로 떠나버린다. 그 이유는 단 하나,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였다. 화자는 그를 설득하고 추궁하려 하지만, 스트릭랜드는 세
by
최수경 에디터
2026.08.12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아픔을 보내는 일 [사람]
같은 나임에도 겨울에 읽었던 시처럼 무언가를 말하게 될 줄 알게 되었다. 아픔은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시간처럼 가만히 보내는 것이라고.
아침마다 꺼지지 않는 알람 소리, 누군가가 쉽게 뱉은 말 한마디, 지하철역 빼곡하게 자신의 시간을 찾으러 가는 사람들, 끝나지도 않는 장마. 그런 것들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군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법이다. 일말의 믿음도 쉽게 가지지 않는 성격이라는 뜻이니까. 그게 병이 될 것 같다고 이따금 되새겼다. 겨울이 되면 계절성 통증-그렇게 부르고 싶지 않았지만 겨
by
김수민 에디터
2026.08.12
리뷰
공연
[Review] 사람들은 왜 실수를 할까요? - 플리백
슬픔에 빠져 허우적 대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발악하는 한 사람이 영원히 혼자
책의 첫 문장에 매료되어 단숨에 완독했던 책이 있다. 그해 봄 나는 약간 정신이 나가 있었다. - 김사과, 『풀이 눕는다』, p9 이전에도 김사과 작가의 책을 몇 번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특유의 독특함에 밀려 끝까지 가지 못했는데, 『풀이 눕는다』만은 이 한 문장의 힘에 이끌려 곧장 마지막 장까지 갈 수 있었다. 앞으로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지는 중
by
주영지 에디터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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