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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Opinion] 인간도, 들개도 될 수 없는 [영화]
편을 가르지 않는 영화. 인간과 자연이 같은 물속으로 뛰어드는 순간, 경계는 잠시 사라진다.
싸움이 벌어지면 우리가 가장 먼저 하는 것은 편을 정하는 일이다. 마찬가지로, 〈모노노케 히메〉(1997)를 처음 봤을 때 나는 숲을 불태우는 인간과 분노하는 신들, 어느 쪽이 옳은지 판단하려 했다. 그런데 영화는 내가 들이민 잣대를 번번이 뒤엎었다. 타타라 마을의 지도자 에보시는 숲을 파괴하지만 공동체로부터 버려진 이들에게 역할과 존엄을 쥐어줬다. 옷코
by
김민주 에디터
2026.06.17
리뷰
PRESS
[PRESS] 평범함을 가장한 비범한 나는 어디에나 있어, 뮤지컬 ‘종의 기원’
평범한 청년을 중심으로 인간 심연의 악을 탐구하는 뮤지컬 <종의 기원>이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평범한 청년을 중심으로 인간 심연의 악을 탐구하는 뮤지컬 <종의 기원>이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뮤지컬 <종의 기원>은 정유정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작품은 평범한 로스쿨 지망생으로 살아가는 주인공 한유진이 처참하게 살해된 어머니의 시신을 발견하며, 내면의 본성을 깨닫는 과정을 그린다. 뮤지컬은 한유진이라는 인물을 두 명의 배우가 표현한
by
김나윤 에디터
2026.06.17
오피니언
문화 전반
우리는 왜 여행을 가면 사진부터 찍는가
순간을 붙잡고 싶은 인간의 오래된 욕망
새로운 장소에 가거나 음식을 먹을 때 본능적으로 하는 행동이 있다. 핸드폰을 꺼내 장면을 고스란히 담는 것. 우리는 여행지에서 멋진 풍경을 보면 사진을 남기자며 그 배경 앞에 서보라고 권한다. 또는 찍어 줄 사람이 없을 땐 행인을 붙잡아 “죄송한데 사진 한 장만 찍어주실 수 있을까요?”라며 조심스레 묻는다. 다른 사람의 짧은 시간을 붙잡으면서까지 나의 현
by
강효정 에디터
2026.06.16
리뷰
공연
[Review] 목 짧은 인간, 민무늬 인간: 괴물이 아니었던 우리들에게 - 연극 ‘또 여기인가’ [공연]
물감 물 한 모금에서 시작된 충동이 어떻게 한 사람을 무너뜨리고, 또 어떻게 곁의 사람들이 그를 다시 일으키는지
도쿄 외곽의 한 주유소, 무대 가운데에는 소파 하나가 놓여 있다. 그 뒤로는 커다란 창이 보이고, 일본어 전단지가 한가득 붙어 있다. 무대 위에서 움직이는 건 인물들, 그리고 선풍기뿐. 관객은 정면으로 보이는 무대에 시선을 고정한 채, 철저히 관찰자의 자리에 앉아 주유소 안팎을 오가는 인물들을 눈으로 쫓게 된다. * 본 리뷰는 작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by
장유정 에디터
2026.06.14
리뷰
공연
[리뷰] 한여름밤 인간의 본성이 알고 싶다면 이 연극 "또 여기인가" [공연]
인간관계란 그토록 복잡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는 서로에게 끼어들고 또 책임진다. 그것이 인간이 사랑하고 치유하는 방식이다
영화 <괴물>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의 희곡 <또 여기인가>를 보고왔다. 작품은 도쿄 외곽의 오래된 주유소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상처와 비밀을 지닌 네 인물의 대화를 따라간다. 이복동생을 찾아온 한 남자, 어딘가 불안정한 간호사, 무심하고 기묘한 아르바이트 직원, 그리고 아버지에게 주유소를 물려받은 점장. 이들은 한여름 밤의 주유소 안에서 끝없이 말을 이
by
박차론 에디터
2026.06.14
리뷰
공연
[Review]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까? - 또 여기인가
타인의 이야기
아트인사이트에서 공연을 볼 때 내가 스스로에게 세운 소소한 규칙 중 하나는 정보를 최소화하고 보는 것이다. 좋아하고 흥미가 생기는 공연 외에 더 다양한 공연을 보고 싶은 마음이었고 연극 ’또 여기인가‘도 그중 하나였다. 몇 년 전에 영화 ‘괴물’을 인상 깊게 봤었고 이 영화로 각본상을 수상한 작가 사카모토 유지의 희곡으로 만든 연극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by
김지연 에디터
2026.06.13
리뷰
PRESS
[PRESS] 태초의 심리학자는 무엇을 알고 있었을까 - 셰익스피어 심리학
심리학 거장들이 읽어 낸 셰익스피어의 심오한 세계
삶이냐, 죽음이냐─그것이 문제로다. 어느 것이 더 고귀한가, 난폭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꿋꿋이 참아 내는 것인가 아니면 무수히 쇄도하는 고난에 맞서 싸워 기어코 끝장을 내는 것인가. 죽는 건 잠드는 것─ [...] 그것 때문에 망설이게 되지. 바로 그런 이유로 기나긴 고통스러운 삶을 질질 끌고 가지 그게 아니라면 누가 이 세상의 채찍질과 조롱을 견딜까
by
김승아 에디터
2026.06.03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그 음란한 괴물은 어디에서 왔을까 [도서/문학]
에도가와 란포 단편소설 〈애벌레〉
에도가와 란포의 〈애벌레〉는 본래 〈악몽〉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다. ‘애벌레’라는 제목이 벌레 이야기처럼 들려 매력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이 작품에 ‘애벌레’만큼 어울리는 제목은 없다. 꿈틀거리는 짐승의 형상은 번듯한 척하는 인간의 내면과 기묘하게 닮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작품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누군가에게는 악몽이 아닌
by
김지연 에디터
2026.05.29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내 마음대로 사랑을 해독하기 [도서/문학]
고백시 세 편, 「흐른다」 「처치 곤란한 인간」 「청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시를 선물하고 싶다. 가장 내밀한 날 것의 감정을 언어라는 포장지로 소중하게 감싸 건네고 싶다. 상대가 어디에 쓸 물건인지 모르고 아리송한 표정을 지어도 모른 척 시선을 돌리고 싶다. 오월 끝자락은 여름의 내음이 짙어지는 시기다. 사랑하기 좋은 나날. 그렇지 않은 날이 있겠느냐만. 세상 만물이 싱그러운 향기를 한껏 머금고 피어난다. 푸
by
이하영 에디터
2026.05.27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느리게 읽는 인간은 사라지지 않는다. [문화 전반]
AI와 숏폼 콘텐츠가 지배하는 시대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책을 통해 인간의 사유와 흔적을 발견하며 느린 사고의 가치를 되찾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출판업계는 대표적인 사양산업으로 불렸다. 사람들은 더 이상 긴 글을 읽지 않고, 영상과 숏폼 콘텐츠가 텍스트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최근 출판 시장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독립서점은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고, 북클럽과 독서모임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 되었다. 사람들은 SNS에 자신이 읽
by
송민주 에디터
2026.05.23
리뷰
공연
[리뷰] 완벽한 미래 속 가장 인간적인 외침 - 뮤지컬 펑크 [공연]
뮤지컬 <펑크>는 AI와 역노화 기술이 인간의 삶을 통제하는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시스템 밖으로 밀려난 인물들은 음악을 통해 감정을 드러내고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완벽한 사회를 꿈꾸는 미래 속에서도 사람들은 끝내 노래하고 감정을 갈망한다. 뮤지컬 <펑크>는 AI와 역노화 기술이 인간의 삶을 통제하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관 속에서 버려진 존재들이 음악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인간성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역노화 기술과 AI가 인간의 삶을 통제하는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 <펑크>는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미래
by
김서영 에디터
2026.05.19
리뷰
공연
[Review] 쓰레기장의 소음이 '우리'의 음악이 될 때 - 뮤지컬 펑크
인간으로 산다는 건
인간은 오랫동안 지구 최고의 포식자로서, 만물의 ‘영장’으로서 군림해왔다. ‘우리’만의 사회를 꾸려가며 ‘우리’안의 윤리와 제도, 문화를 만들어나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은 스스로 가진 힘과 지능으로 계속해서 더욱 더 인간을 닮은 것들을,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존재들을 만들어냈고, 결국 인간이 가졌(다고 믿었)던 ‘고유함’은 도전 받고 있다. 갈
by
김효중 에디터
202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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