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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도서
[Review] 상자 속에는 어떤 마음이 들어있을까 - 상자 속의 양 [도서]
시나리오 만의 여백을 느끼며
보통 일반인이 영화를 접하는 방식은 영상을 통해서다. 직접 두 발로 영화관에 걸어가 2시간에서 3시간 남짓 집중하거나, 알고리즘을 통해 갑자기 뜬 영화의 짤막한 영상을 접한다. 우리는 어떤 한 사람의 머리로부터 떠오른 상상을 완벽하게 시각화한 것을 만나게 된다. 살을 덧붙이거나 더 채울 필요 없이. 간혹 빈틈이 있거나 발에 걸리는 부분이 있을 지도 모르지
by
조유진 에디터
2026.08.12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어제 먹은 물고기가 왜 저기에? [전시]
1,500년 전 제사상에 오른 물고기가 오늘 유물로 전시되어 있다. 《우리들의 밥상》을 둘러보며 든 생각은, 유물과 예술을 가르는 기준이 사물의 특별함이 아니라 그것이 견뎌낸 시간이라는 것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우리들의 밥상》을 보고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장 한가운데서 조금 생소한 기분이 들었다. 분명 어제 먹은 저녁과 비슷한 상이 유리장 안에 놓여 있었다. 청어와 방어, 복어.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낯설었다. ‘유물’이라는 이름표가 붙는 순간, 그것들은1,500년 전의 밥상이 되었다. 《우리들의 밥상》은 2026년 7월 1일부터 10월 25일까지 국
by
김민주 에디터
2026.08.1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시대의 미감으로부터 도망쳐 나와
1992년의 지현 씨처럼, 일흔의 할머니처럼, 서촌의 횟집 사장님처럼
저 간판들이랑 SNS 화면이랑 좀 닮은 것 같지 않아? 하루는 누군가 그런 말을 꺼냈다. 거리를 가득 메운 번잡하고 피로한 형형색색의 간판들을 보며 감상을 나누던 와중이었다. 조잡한 유행어로 만들어진 입간판, 누가 더 크고 요란한지 대결이라도 하려는 듯 건물의 외벽을 잡아먹은 수많은 네온사인과 간판들. 거기에 적힌 글자들은 눈을 어지럽게 했고, 그 글자들
by
김그린 에디터
2026.08.12
리뷰
영화
[Review] 시간 속에 시간 속에 시간이 만든 역설 - 드로스테 저편의 우리들 [영화]
2분의 시차로 연결된 모니터가 만들어낸 시간 루프 속에서, 인물들은 정해진 미래에 순응하며 일확천금을 좇는다. 그러나 주인공 카토는 그 반복된 미래에 저항하며, 결말이 정해지지 않은 진짜 현실을 되찾아간다.
한 번쯤 거울 앞에 거울을 든 나를 보거나 엘리베이터에 마주 본 거울 속 한없이 그 속에 있는 나를 찾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가끔 그 속에 어떤 기이한 존재가 나올지 모르는 두려움도 가진 채) 이를 ‘드로스테 효과’(Droste effect)라고 한다. 이미지 안에 같은 이미지가 작게 반복되어, 마치 무한히 이어지는 듯 보이는 시각적 재귀 현상으로, 이
by
김정현 에디터
2026.08.12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아오이 유우'라는 이유로 시작된 기다림 - T셔츠가 마를 때까지 [드라마]
이름만으로도 망설임 없이 재생 버튼을 누르게 만드는 배우, 내게 그런 배우는 아오이 유우다.
내게 어떤 배우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된다. 이름만으로도 망설임 없이 재생 버튼을 누르게 만드는 배우, 내게 그런 배우는 아오이 유우다. 작년 공개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넷플릭스 드라마 <아수라처럼>도 마찬가지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라는 이름만으로도 작품을 볼 이유는 충분했지만, 오랜만에 드라마 속 아오이 유우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더욱 반가
by
손혜림 에디터
2026.08.12
리뷰
전시
[Review] 저항마저 소비되는 시대 - 뱅크시 BANKSY : Still Here [전시]
웃음과 풍자로 권력과 자본주의를 비트는 뱅크시. 그러나 그의 저항마저 하나의 브랜드가 된 시대
뱅크시의 작품은 익숙하다. 풍선을 향해 손을 뻗는 소녀, 꽃다발을 던지는 시위자, 무표정한 원숭이. 미술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 보았을 이미지들이다. 얼굴도 이름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작가가 이토록 대중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냈다는 사실부터 흥미롭다. 그래서 뱅크시를 이야기할 때면 자연스럽게 ‘그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따라붙는다. 하지만 《B
by
이수진 에디터
2026.08.11
리뷰
영화
[Review] 미래의 주도권은 누구에게 있나. - 드로스테 저편의 우리들 [영화]
미래의 주도권은 당신에게 있나요, 아니면 미래에게 있나요?
‘시간여행’ 소재는 시대를 막론하고 많이 쓰이며, 인기가 많았다. 아주 어렸을 때도, 20대 때도, 지금도 영화나 드라마에서 시간여행은 단골 소재다. 나를 포함하여 대중은 뻔하다고 말하면서도 결국 보게 되고, 빠져든다. 문득 이유가 궁금했다. 판타지, SF 장르 특성 때문이 아니라,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사유한 결과, 다음과 같은 (나름의) 결론
by
강득라 에디터
2026.08.11
리뷰
공연
[Review] 안중근이 되기 전, 안응칠을 만나는 시간 - 자객열전Ⅱ, 안응칠 워크숍 [공연]
두렵지 않아서 죽음을 선택한 것도 아니고, 사랑하는 사람이 없어서 자신의 삶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게 아니었다
<자객열전Ⅱ-안응칠 워크숍>은 안중근이라는 인물을 무대로 가져오는 부담을 관객들에게 숨기지 않는 방식으로 공연을 시작한다. 관객들이 거의 들어왔을 무렵부터, 무대 위에는 연출과 조연출, 무대감독이 있고 안중근을 연기하는 배우와 두 인물을 오가는 배우가 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들은 이미 무대 위를 유유히 돌아다니고 누군가와 통화하며 공연을 준비한다.
by
정서영 에디터
2026.08.11
리뷰
전시
[Review] 거리를 통째로 옮겨온 전시장 - 뱅크시: Still Here [전시]
거리의 벽에 남겨졌던 뱅크시의 작업이 전시장 안으로 들어왔다. 작품을 둘러싼 공간의 분위기부터 조명과 음악, 영상, 세트 연출까지 끊임없이 변화하는 전시장을 따라가며, 익숙했던 이미지들을 새롭게 만나는 즐거움을 담았다.
뱅크시는 원래 벽에 그림을 그리던 예술가였다. 런던의 뒷골목, 팔레스타인의 분리 장벽, 우크라이나의 폐건물. 그가 그림을 그린 자리는 늘 누군가의 삶이 지나가던 자리였고, 그 벽은 갤러리가 아니라 거리 그 자체였다. 그런 그의 작품을 지금 여의도 더현대 서울 6층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전시는 '보는 재미'에 관해서 흠잡을 데 없이
by
김민주 에디터
2026.08.11
오피니언
만화
[Opinion] 스토브처럼, 평범한 인생의 유일한 관객이 되어, 오시로 고가니 단편집 '해변의 스토브' [만화]
오시로 고가니의 단편집 <해변의 스토브>를 읽고 어긋난 우리가 기억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법을 찾다
이 만화책은 〈해변의 스토브〉라는 단편으로 시작한다. 주인공 스미오는 애인인 앳짱과 함께 살게 되었지만, 일 년이 지난 앳짱의 생일에 두 사람을 헤어진다. 집에 돌아와 케이크를 보자마자 앳짱을 울면서 스미오가 말이 부족하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하나고 스미오도 하나여서 두 사람을 합해 둘이나 그 이상이 되고 싶었어. 그런데 둘이 있으면 너는 제로라서
by
정진영 에디터
2026.08.1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이타카까지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영화]
수천 년 전의 신화가 지금도 유효한 이유는 인간이 여전히 같은 욕망을 품고, 같은 폭력을 반복하고, 같은 후회를 되풀이하기 때문이다.
* 본 글은 영화 <오디세이>에 대한 전반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길을 잃기가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휴대전화만 있다면 처음 가는 도시에서도 가장 빠른 귀갓길을 찾을 수 있고, 지구 반대편에서도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몇 초 만에 확인할 수 있다. 인간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정확하게 집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
by
오수민 에디터
2026.08.10
리뷰
도서
[Review] 상자 속의 양 - 보이지 않으니까, 상상하는 만큼 존재하는 것.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영화 <상자 속의 양>을 각본집으로 만나다.
지난 6월 10일 개봉한 영화 <상자 속의 양>이 각본집으로 출간되었다. 휴머노이드에 대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만의 철학적 고뇌가 담긴 작품으로, 컬러 화보와 콘티, 캐릭터 노트, 제작 과정이 수록되어 있다. 작품은 큰 사건이나 서스펜스적인 요소 없이도, 휴머노이드와 인간의 거리감을 묘사하는 것만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휴머노이드와의 동거'라는 소재
by
전주현 에디터
202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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