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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Opinion] 당신의 섬은 안녕한가요 - 김씨표류기 [영화]
표류 중인 서로의 고독을 직시하고 건네는 따뜻한 인사
* 이 글은 영화 결말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매일 수많은 사람과 스쳐 지나가고, 손가락 하나로 전 세계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는 시대.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지독한 외로움 속에 살아간다. 수백 수천 명의 관계망 속에 둘러싸여 있는 듯 보이지만, 그 속에서 진짜 나를 알아주는 이는 단 한 명도 없다는 서늘한 공허함. 차
by
최수경 에디터
2026.09.09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향기가 없는 존재, 사랑받지 못하는 삶 [도서/문학]
파트릭 쥐스킨트의 『향수』에서 향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 했던 그르누이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결국 우리가 평생 찾아 헤매는 것은 서로의 존재를 알아보고 사랑하는 일인지 질문한다.
이따금 어떤 냄새를 맡으면 잊고 있었던 그리움이 찾아올 때가 있다. 나에게는 소중한 사람의 체취, 혹은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그때와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없을 것만 같은 여행지의 공기 냄새가 그런 것들이다. 말로는 형용하기 어려운, 그러나 아주 짙은 농도의 감정을 느낄 때에는 언제나 냄새와 소리, 촉감 같은 감각들이 함께한다. 라캉의 정신분석학에서 신체에
by
서연화 에디터
2026.09.0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인간의 존재가치
자신만의 색을 가진 사람들이 언젠간 꼭 하고 싶은 일은 하고 미련 없이 삶의 종착지로 갈 수 있을 즐거운 인생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는 누군가가 바라는 내일을 살고 있다. 그러니 꼭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살아내 보자.
가끔 지하철이나 버스 등 무언가를 기다릴 때, 사람들을 관찰하곤 한다. 여전하게도 적당히 튀지 않는 옷에 고개를 숙이며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든다. 영상을 보기도 영화를 보기도 책을 읽기도 한다. 과연 사람들은 이 지하철과 버스에 몸을 싣고 누구에게 힘이 되러가는걸까? 종종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서로에게 유기질이 된다. 최근 몇 개의 글을 봤다. 지하철에서
by
황수빈 에디터
2026.09.0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서로 다른 희망이 충돌할 때 - 호프 [영화]
인간의 시선으로 시작해 외계인의 언어에 도달하며, 서로 다른 존재의 삶과 희망이 충돌하는 순간을 보여주는 영화
호프는 나홍진 감독의 전작 곡성으로부터 비롯된 기대감과 눈길을 사로잡는 예고편까지 개봉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만큼 기대가 컸던 때문인지 막상 영화가 상영되자 관람객의 평가가 꽤나 갈리는 결과가 나왔다. 나도 SF나 괴물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했던 터라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극단적인 후기들을 마주하고 더욱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주인공 범
by
정충연 에디터
2026.08.2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흥망성쇠에 시비를 가려 무엇하리 - 천명관 '고래' [도서/문학]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고전이 될 이야기
좋은 소설이란 어떤 것을 말할까? 재미있고 감동이 있고 교훈이 있는 것. 혹은 그 어떤 것도 없지만 단 한 문장으로 오랫동안 그 소설을 끌어안고 있게 만드는 것. 각자의 감상은 제각각이지만 개인의 감상을 뛰어넘어 모두를 아우르는 소설을 우리는 대게 ‘고전’이라고 부른다. 고전소설은 그저 오랜 시간을 견뎌낸 책이기에 부여되는 칭호가 아니다. ‘세월’만이 선사
by
문아휘 에디터
2026.08.2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어디에 두어도 그 사람인 사람 - 희망 드림 넥스트 콘서트 스테이지 : 유다윤 [공연]
목화솜 같은 소리 사이에서 끝내 흐려지지 않은 것 - 희망 드림 넥스트 콘서트 스테이지 : 유다윤 '리뷰'
나는 잠시 잊고 있던, 아직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단어들의 조합을 서서히 떠올리기 시작했다. 목화솜을 비껴나가는 날카로운 잎사귀. 파도를 다 제쳐두고 수면 위를 뚫어져라 응시하는 사람. 1. 성당과 유머 바이올리니스트 유다윤 내가 이럴 줄 알았다. 딱 걸렸다. 이 사람아! 소리가 절로 나오는 것이다. 진작에 내 생각에 ‘확신’을 얻었어야 했는데. 나는 왜
by
장유진 에디터
2026.08.18
리뷰
PRESS
[PRESS] 나는 왜 '슬립 노 모어'를 다시 보고 싶은가 - 연극 '슬립 노 모어'
끝내 완성되지 않는 세계
《슬립 노 모어》를 보고 나온 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단순했다. 다시 보고 싶다.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했다. 공연 속 장면들이 한 손으로 모이지 않고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피투성이의 예언, 격렬하게 몸을 부딪치는 세 마녀, 복도를 따라 차례로 켜지는 조명, 연회장의 컷컷이 잘리는 시선,
by
이승주 에디터
2026.08.1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시대의 미감으로부터 도망쳐 나와
1992년의 지현 씨처럼, 일흔의 할머니처럼, 서촌의 횟집 사장님처럼
저 간판들이랑 SNS 화면이랑 좀 닮은 것 같지 않아? 하루는 누군가 그런 말을 꺼냈다. 거리를 가득 메운 번잡하고 피로한 형형색색의 간판들을 보며 감상을 나누던 와중이었다. 조잡한 유행어로 만들어진 입간판, 누가 더 크고 요란한지 대결이라도 하려는 듯 건물의 외벽을 잡아먹은 수많은 네온사인과 간판들. 거기에 적힌 글자들은 눈을 어지럽게 했고, 그 글자들
by
김그린 에디터
2026.08.12
리뷰
공연
[Review] 엉망인 삶을 웃으며 바라보는 법, 연극 '플리백' [공연]
좋은 예술은 정답을 알려주는 대신, 우리가 외면하고 있던 감정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게 한다. <플리백>이 보여주는 불편한 간극 역시 그런 지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리는 타인의 실수를 보며 쉽게 웃고, 때로는 누군가의 서툰 모습을 평가한다. 하지만 그 사람의 삶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 웃음 뒤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사정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시선은 결국 타인에게만 머무르지 않는다. 나 역시 실수하고, 때로는 엉망이 되고,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2013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시작해 전 세계를 사로잡은 연극 <플리백(Fleabag)>이 한국 무대에 올랐다. 세계 최초 공식 라이선스 공연으로 선보이는 이번 한국 초연은 오는 9월 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관객을 만난다. <플리백>은 현대인의 고독과 자기파괴적인 욕망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여성 1인극이다. 2013년 초연 당시 에든버러
by
임지우 에디터
2026.08.10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약 3000년 전의 이야기는 왜 지금도 우리를 사로잡는가 [영화]
영화 <오디세이>가 보여준 전쟁과 인간의 욕망, 그리고 그 대가
약 3000년 전의 이야기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작품이든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각본과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화려한 영상과 기술을 사용해도 이야기가 흥미롭지 않다면 오래 기억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오디세이>는 아주 오래된 이야기가 왜 지금까지 사람들의 공감과 흥미를 끌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
by
강효정 에디터
2026.08.10
리뷰
공연
[Review] 망가지고 불완전한 여성의 독백 - 연극 ‘플리백’ [공연]
'플리백’은 누구나 내면에 지니고 있는 어린아이 같은 불안과 공허를 마주하게 한다.
암전 후 한 여자가 무대 위에 등장한다. 의자 하나만 놓인 단출한 무대 위에서 주인공 ‘플리백’은 90분간 자신의 인생을 거침없이, 그리고 날것 그대로 풀어놓는다. 여성 1인 극으로 진행되는 연극 ‘플리백’은 성적 농담과 파격적인 유머로 가득 찬 스탠드업 코미디 형식을 취한다. 극의 제목이자 주인공을 칭하는 ‘플리백(Fleabag)’은 영어권에서 ‘지저분
by
소인정 에디터
2026.08.08
리뷰
공연
[Review] 그녀의 이름은 플리백 - 연극 '플리백'
상실과 욕망에 관한 솔직하고 발칙한 고백
나에게 현대에 공연되는 해외 라이선스 연극은 대체로 이런 인상이다. 소수자의 위치에 있는 주인공이 자조적인 유머와 자기파괴적인 행위를 거침없이 보여준다. 때로는 관객을 자극적이고 불편하게 만들며, 휘몰아치는 감정 한가운데에서 극적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예의와 체면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와 미국이나 유럽의 개방적인 문화 사이에는
by
이하영 에디터
2026.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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