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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우리의 세대가 마지막이라 할지라도, 소설 '작은 종말' [도서/문학]
나선형으로 나빠져만 가는 세상 속에서, 예견된 종말을 앞둔 이들에게
어쩌면 우리는 인류의 마지막 세대가 될지도 모른다. 스물의 초입 이후로 줄곧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정말 인류의 마지막을 목도하는 세대의 일원이 될 것만 같다고. 이 행성에서 인류의 존속은 몇십 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환경학자들과 과학자들의 지배적인 전망. 예정되었다고 해도 좋을 기후위기의 말로. 도처에서 사라져만 가는 인간성과 따뜻함. 반대로 도처
by
김그린 에디터
2025.11.2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진리는 우리를 자유케 하는가? - 스포일리아 [영화]
모든 것을 알아버린다면, 우리는 여전히 살아갈 수 있을까?
최근 나는 한 단편영화제 스태프로 참여하며 영화제 기간 동안 현장을 함께했다. 근무 시간이 아닐 때는 자유롭게 상영작을 관람할 수 있었고 덕분에 많은 단편 상영작들을 볼 수 있었다. 단편영화가 지닌 매력은 짧은 시간 안에 밀도 높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강렬한 여운을 남긴 작품은 이번 영화제의 대상 수상작, 이세형 감독의 〈스포일
by
하상은 에디터
2025.11.13
오피니언
도서/문학
[오피니언] 모든 게 낯설어진 순간, 나의 인생은 초급이 된다 [도서/문학]
뉴욕에서 외치는 한 한국인의 인삿말, 'Are you in peace?'
가끔 너무 당연한 말들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가령 평소에는 당연하게 입속에서 굴리던 단어들이 꺼끌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라던가. 흔히들 이런 순간을 ‘게슈탈트 붕괴’라고 일컫는데, 굳이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문득 모든 게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분명히 평생 쓰고 말해온 언어인데, 이럴 때면 그냥 좀 익숙한 외국어처럼 느껴진다. 이 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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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에디터
2025.11.0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베란다를 벗어난 다음은 [영화]
가사 노동자의 각성과 해방
엄마(김금순 분)의 하루는 가사 노동으로 시작된다. 남편과 아들의 출근과 등교를 돕는 그녀의 손길은 익숙한 만큼 정확하다. 정성껏 차린 밥상 위로 젓가락을 움직이는 남편의 얼굴은 무신경하고, 걸핏하면 제멋대로 잠기는 문 때문에 베란다에 갇혔다 나온 아들은 엄마에게 제대로 고쳐 놓으라고 타이른다. 마치 베란다 문이 말썽을 부린 이유가 엄마에게 있으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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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현 에디터
2025.10.02
리뷰
영화
[Review] 동동, 개인과 세계를 넘나드는 비행 – 서울인디애니페스트2025
상상력과 정서의 적절한 조합
9월 18일부터 9월 23일까지 CGV 연남에서 ‘서울인디애니페스트2025’가 열렸고, 나는 그중 20일 토요일에 영화제를 즐기고 왔다. 이전부터 인디애니 영화제에 관한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관심 있게 살펴보았으나 정작 경험해보진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이번 기회를 통해 해소할 수 있었다. 20일 오후에 상영되었던 ‘아시아로3(ASIA ROAD3)’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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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리 에디터
2025.09.26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글쎄요, 무언가 바뀌었을까요?” [도서/문학]
광호 씨는 그 자체로 변화이며 다름이며 미미(微美; 작은 아름다움)다.
문학청년 윤광호, 얼굴 한 번 본적 없는 사람을 향해 이렇게 간절하게 이름을 불러 보고 싶었던 적이 없었다. 광호 님도 아니고 광호야, 도 아닌 광호 씨. ‘~씨’는 누군가를 높이거나 대접해서 부르는 말로 무언가 슬픔의 감각을 넘어서는 각성을 가져온 듯하다. 결국 소설은 한 인물이 같은 박자를 가지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소설 속 ‘나’라는 인물과 소설
by
최은파 에디터
2025.09.1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우리가 느슨하게 연결될 수 있다면 [영화]
단편영화 <홍혜일기>에 나타난 연대의 가능성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터전으로 이사 가는 날. 지루한 얼굴로 차에 탑승한 열두 살 소희는 멍하니 창밖 풍경을 응시한다. 따발총처럼 잔소리를 해대는 아빠의 말을 반쯤 무시하며 짜증을 삭힌다. 한편, 능숙한 손놀림으로 구두를 수선하는 홍의 모습으로 장면이 전환된다. 햇빛 한 줄기 용납하지 않는 공간에서 그녀는 스탠드 조명의 은은한 불빛에만
by
양아현 에디터
2025.09.1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거짓이 진실을 닮을 때 [도서/문학]
진짜와 가짜, 진실과 거짓, 그 사이 우리 인생은 어디 쯤에 있나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는가? 일명 ‘바나나우유 이별 썰’. 여자친구가 어느 날 이발을 시켜주고, 같이 목욕탕 갔다가 먼저 나와서 기다리고 있자니 바나나우유를 두 개 들고 나오고, 상설 매장에서 멋진 옷도 사주고, 그렇게 집에 가는 길에 이제 멋있어졌으니 자기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라며 이별을 고했다는 이야기다. 성숙한 이별과 잊을 수 없는 사
by
양혜정 에디터
2025.09.0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개의 그림자와 빛의 언어 [도서/문학]
조해진의 「산책자의 행복」을 하이데거 철학으로 해석하다.
* 이 글은 소설 「산책자의 행복」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들어가며 조해진의 「산책자의 행복」은 2016년 제17회 이효석 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작가 인터뷰에서 ‘실존과 생존, 부재와 존재 등 철학적 고민이 깊다’는 인터뷰어의 언급에 그녀는 ‘삶과 죽음에 대해 원론적으로 생각하는 학문이 철학’이며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을 좋아한다고
by
이지선 에디터
2025.08.14
오피니언
[Opinion]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 방랑, 파도 [도서/문학]
한국 문학 단편 소설 읽기 6 - 이서아 '방랑, 파도'
* 한국 문학의 좋은 단편을 소개합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상 끝에는 뭐가 있지?” (…) “바다.” (…) “그럼 바다 끝에는?” (…) “세상이지 뭐.” - 한강, 「붉은 닻」 드넓음과 드높음 세상은 드넓은 만큼 드높다. 그중 우리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건 ‘드넓음’일 것이다. 우리는 마음껏 걸어갈 수 있지만 날아오를 순 없기 때문이
by
안태준 에디터
2025.08.14
오피니언
만화
[Opinion] 닿을 수 없는 사랑에게 닿기를 - 반딧불이의 숲으로 [만화]
사랑하는 사람에게 닿는다는 큰 기적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살아간다. 부모님께 무심히 건네는 포옹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잡아주는 손, 친구와 대화 도중 장난스레 어깨를 툭 치는 그런 가벼운 것들 말이다. 그것들은 마치 숨 쉬는 일처럼 자연스럽고, 그래서 그 의미는 곱씹을 겨를도 없이 지나가 버린다. 하지만 이 모든 순간이 사실은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by
이소연 에디터
2025.08.0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함부로 새끼 손가락을 걸며 [도서/문학]
세심한 눈으로 우정을 살피는 세 편의 소설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최근 『여자의 우정은 첫사랑이다』라는 제목의 책을 발견하면서 나는 평소 지녀왔던 의문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누구나 한 번쯤 마음에 품는 우정은 왜 종종 터부시되는가? 물보다 진한 피로 연결된 가족이나 사랑에 빠지는 마법이 발동되어야 시작되는 연인에 비해 우정은 상대적으로 각박한 평을 받는다. 나는 늘 그게 못마땅했다.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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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현 에디터
2025.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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