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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소통이다
리뷰
공연
[Review] 병든 육체에서 떨어뜨린 아름다운 푸른 음표 - 연극 '쇼팽 블루노트'
빗방울처럼 떨어진 푸른 영혼
나는 클래식을 정말 좋아한다. 클래식은 음악가도, 번호도, 주제나 멜로디도 쉽게 파악할 수 없지만 다른 음악에서 찾을 수 없는 감동을 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악기는 피아노다. 피아노는 실제로 들었을 때 가장 좋다. 숨 쉬는 따뜻한 물질이 가장 차가운 악기라는 생명력 없는 물질을 만나 부딪치는 순간, 인간의 손가락이 정확히 악보의 음을 묘사하기 위해 그
by
이승주 에디터
2024.01.04
리뷰
전시
[Review] 구식 타자기 안에서 숨쉬는 친구의 낄낄거림 -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 에피소드 3
사랑스러운 익살
몇 달 전에 이미 맥스 달튼의 전시회를 방문한 적 있다. 이번 전시회와 저번 전시회의 차이는 봉준호 감독 이후의 내용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저번 전시회에서 7평 정도의 방을 '반지의 제왕' 보드게임으로 꾸며놓았다면, 이번에는 음반이 가득 찬 다락방으로 꾸몄고, 이번 후반 전시회에서 특히 동화책의 내용을 추가했다. 두 번째로 감상하는 전시회기도 하고, 동행
by
이승주 에디터
2024.01.0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킥킥과 끅끅과 흑백으로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가 전하는 담백하고 따뜻한 위로
어떤 드리프트 때때로 삶은 관성에 의해 추동된다. 그러한 경향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시골이다. 도시화되지 않은 시골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규칙적인 자연의 섭리에 나의 삶을 규격화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봄이 오면 씨앗 심고, 가을에는 추수하고, 겨울에는 놀지, 하시던 동네 할머니 말씀마따나. 주인공 '모금산'의 고향 충청남도 금산 역시 그런
by
김채영 에디터
2024.01.03
리뷰
PRESS
[PRESS] 숙성되지 않아도 향기롭고 달콤한 삼단 케이크 - 도서 '블랙케이크'
기분 좋은 한입같은 소설
블랙 케이크는 진과 럼주를 담근 과일을 섞어 만든 케이크로, 크리스마스, 부활절, 결혼식에서 사용하는 카리브해 전통의 케이크다. 하지만 이 케이크를 정말 '카리브해 전통 음식'이라 할 수 있을까? 영국식 럼 케이크에 주재료로 들어가는 사탕수수 설탕은 아프리카에서 오고, 카리브해에서는 건포도와 커런트를 넣는다. 설탕과 럼주는 자메이카산, 포트와인은 포르투갈
by
이승주 에디터
2024.01.01
리뷰
PRESS
[PRESS] 피지컬 시어터로 풀어낸 망각, 그리고 기억 - 네이처 오브 포겟팅
우리를 이루고 있는 기억에 감사하며
조기 치매를 겪고 있는 톰은 55세 생일날, 어머니 엠마와 오랜친구 마이크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옷걸이에 걸린 수많은 옷과 메아리처럼 울려 퍼지는 딸 소피의 목소리. "주머니 속에 빨간 넥타이가 있는 남색 재킷을 입어야 해요, 아빠" 재킷을 고르는 과정에서 우연히 학창 시절 입었던 교복을 입게 된 톰은 망각했던 지나온 세월의 파편 조각들을 찾아 나서기
by
최세희 에디터
2023.12.31
리뷰
도서
[Review] 남겨진 것들 - 도서 '숄'
기다랗게 이어지는
숄은 기다란 천이다. 평상시라면 몸에 둘러 그것의 모양새로부터, 또는 그것의 온기로부터 만족감을 얻는 용도로 활용할 것이다. 그러나 책 속의 '숄'은 그보다 더 원초적인 인간의 욕구를, 감각을 보호한다. '생존'의 욕구, 또는 '모성'이라는 감각을 말이다. '숄'의 주인인 '로사'는 잔혹한 학살의 현장 속 그의 아이를 둘렀던 천의 모양을 기억한다. 그것에
by
유서인 에디터
2023.12.30
리뷰
도서
[Review] 2018년의 여름을 기억하세요?, 우리에게 남은 시간 [도서]
인류세 현장을 찾아 전 지구를 누빈 환경 피디가 사람들을 만나 묻는다.
2018년의 여름을 기억하세요? 2018년 무렵, 엄청났던 더위를 아직도 기억한다. 방학 동안 성수동에서 단기 인턴을 할 때였는데, 당시는 카페나 베이커리가 지금처럼 거리에 즐비하지 않았다. 지하철에서 내려 출근할 때의 기온은 항상 27도 안팎이었고, 심할 때는 오전 9시에 영상 30도를 찍고야 마는 어마어마한 날씨였다. 아스팔트에 닫는 걸음 걸음이 그늘
by
차소연 에디터
2023.12.29
리뷰
PRESS
[PRESS] 망각의 본질을 찾아서 - 네이처 오브 포겟팅
모든 게 얼어붙은 추운 겨울, 몸과 마음을 따스하게 녹이는 연극
사람들은 기억에 의존하는 하루를 살아간다. 아침에 눈을 뜨고 다시 잠에 들기까지, 기억은 한 사람을 어딘가에 데려다주고 데려다 놓는다. 수많은 기억은 삶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개의 퍼즐 조각이다. 하루아침에 모든 기억이 사라진다면, 또는 기억을 점차 잃어간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을 것이다. 과연 무엇을 해야 하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by
최세희 에디터
2023.12.22
리뷰
전시
[Review] 세상의 모든 이야기에 찬사를 - 워너브라더스 100주년 특별전 [전시]
워너브라더스가 만들고 보여준 꿈 같은 100년 동안의 이야기
누군가의 기억에 오랜 시간 동안 남는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사람도, 시간도, 추억도, 물건도, 누군가의 기억에 남는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인데, 오랫동안 기억 속에 자리할 수 있다는 건 그야말로 어렵다. 필자 역시 기억을 더듬다 보면 어느덧 바래져 버려 희미한 모양새로 남아 있는 것들을 발견하곤 한다. 필자의 경우, 오랜 시간 동안 기억에 남아
by
황시연 에디터
2023.12.2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우주에 정답이 있는가 - 괴물 [영화]
그대로라서 더 좋은 우리의 가능성
* 이 글은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마음이란 게 있는가’ 처음 영화 <괴물>을 봤을 때 진하게 남은 건 감정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그 감정이 내면에 가라앉았을 때 보인 건 바로 영화의 핵심적인 질문이다. 영화 포스터에도 적힌 이 질문은 ‘미나토’의 일로 학교를 찾은 엄마 ‘사오리’가 교장 선생님께 한 질문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인간이
by
박성준 에디터
2023.12.10
리뷰
전시
[Review] 차가운 카메라로 비춘 인간의 뜨거운 정신세계 - 전시 '히든 스테이지'
너무 멋진 전시
<히든 스테이지>는 다이나믹한 즐거움을 주는 전시다. 상대적으로 관객과의 상호작용이 적은 미술 전시에서 어떤 '다이나믹'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이번 전시에서 독특한 다이나믹을 줄 수 있는 것은, 이번 전시 자체가 다양한 주제와 관점-마치 렌티큘러를 사용한 작가의 작품처럼-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순수한 작품의 주제를 놓고 보자면 이
by
이승주 에디터
2023.12.07
리뷰
공연
[Review] 낙원을 바라는 마음, 이런 밤, 들 가운데서 [연극]
23.10.29. 참사의 뒷골목에서 시작된 기록
23.10.29. 참사의 뒷골목에서 겨우 일어난 가을날 아침. 접수해놓은 귀찮은 영어 시험을 치르러 침대의 유혹을 이겨내고 종로로 향했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던 탓에 좋은 성적 받기는 포기한 채로, 한참 풀이 죽어 시험은 말그대로 치르고만 나온 날이었다. 시험이 끝나니 햇볕이 좋길래, 휴대폰으로 풍경 사진 몇장을 찍어보며 이참에 광화문까지 좀 걸어보자
by
차소연 에디터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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