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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정오의 처형
무고한 가족들에게 화풀이를 하고 부끄러워 쓴 일기
나는 배타적인 사람이다. 누군가 나의 공간에 허락없이 들어오는 것을 극도로 혐오한다. 때마다 나는 불같이 치솟는 나의 공격성을 마주한다. 이성을 고의적으로 놓친 채 패악을 부린다. 마구 소리를 지르고 근육을 떨어댄다. 그렇게 한참을 폭발하듯 화를 토설하고 나면 시원함이 아닌 패배감과 수치심만이 폐허처럼 남아있다. 앞뒤 가리지 않고 뱉어 놓은, 주워 담을
by
최미교 에디터
2022.02.18
작품기고
The Artist
[그리고] 숨길 수 없는
땀흘리며 일하는 모든 통조림을 위해서.
한승민(Han SeungMin) 숨길 수 없는 2021 두 채널 비디오, 사운드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만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 가장 등한시 되었고, 가장 무시 당했던, 알아, 늘 그렇게 숨겨져야 했지, 차마 티내지 못해 웅크려 있었지. 완벽함 속에, 강철 속에 그저 쥐 죽은 듯 자
by
한승민 에디터
2022.02.1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눈오리, 영원히 녹지 않는 내 마음속 빛
2022년 새해 첫날 만난 그 빛은 새하얘진 내 마음속 꺼지지 않는 따뜻함으로 영원히 살아 있다.
“얼마나 기다렸던가!” 이제야 비로소 시작된 나의 일 년, 지난 어둠이 새하얀 빛으로 물러가는 순간이다. 오늘이어야만 했을까. 2022년 음력 정월 초하룻날에 다다라서야 만났다. 몸을 파묻은 패딩의 안쪽까지 가늘게 파고드는 기세는 애타는 기다림으로 굳어진 살결을 에며 다가왔다. 마지막 어둠을 완전히 보내기 위해 몰아치던 거센 기세가 나의 발목 높이까지 다
by
권은미 에디터
2022.02.0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연초 이야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며 느낀 것
새로운 달력을 뜯으면서 건강과 행운을 빌고 또 애정 어린 바람들을 만끽하는 것. 올해는 다소 관습적인 다정함에서 유독 비켜난 시작이었다. 소식을 끊고 혼자서 지냈다. 소란스러운 속을 이고서 꿈질거리며 뒷걸음질 쳤다. 짐이 무거웠던 까닭이다. 떠날 때는 홀가분하다고 그러던데, 그다지 기쁘거나 개운하지 않았다. 떠남이 둥지 찾기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아무도
by
최미교 에디터
2022.02.05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잘 먹고 잘살기
어려운 일이니까 조금씩 천천히
매년 새해가 되면 목표를 세운다. 다짐은 빠르게 스러지지만 그래도 양심 한구석에 남아 나를 괴롭히기 때문에 굳이 작년에 실패한 목표를 가져다가 다시 세워놓는다. * 건강을 목표에 두기 시작한 지 몇 년이 흘렀다. 체력도 근력도 뭣도 없이 20대 시작부터 젊음을 갈아 넣었더니 건강에 금방 적신호가 켜졌다. 제대로 먹지 않으니 위장은 한없이 나약해지기 시작했
by
장미 에디터
2022.02.01
작품기고
The Artist
[그리고] 내비두자
둬 보자.
한승민(Han SeungMin) 무제 (Untitled) 2021 깨진 타일 틈, 식물 설치 가변 목욕탕은 내게 있어 '규칙'의 공간이다. 모든 자연을 씻고 인공적으로 공간 말이다. 무심한 사이 목욕이란 내게 단 하루도 빠질 수 없는 강박이 되어있었다. 나의 일상은 그렇게 흘러갔고, 변화할 생각은 없었다. 그러는 사이 삶 대부분이 관성에 의해 흘러갔다.
by
한승민 에디터
2022.01.29
칼럼/에세이
에세이
[언어의 정원] 사랑, 두 번째 이야기
단지 그것을 인정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고, 사랑해야 해요.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 글은 1편 [언어의정원] 사랑과 이어집니다. *언어의 정원 <언어의 정원>은 문화예술 작품에서 얻은 사유를 풀어내는 과정을 통해 여러 단어들의 의미를 저만의 언어로 재정립하는 에세이 시리즈입니다. 각 문화예술작품이 지나간 자리에는 생각의 씨앗을 심습니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조그마한 씨앗은 무럭무럭 자라 글의 말미에는 열매로 맺힐 것입니다.
by
박세나 에디터
2022.01.27
사람
ART in Story
[Interview] "미술 감상은 연애와 똑같다" 전시장에서 가장 가슴 뛰는 큐피트, 도슨트 고예지
“미술 감상은 연애와 똑같다” 전시장에서 가장 가슴 뛰는 큐피트, 도슨트 고예지를 만나다
같은 전시 내용도 어떻게 관람하는지에 따라 감상이 달라질 때가 많다. 필자의 경우 때로는 혼자서, 때로는 친구와 함께 관람하며 감상을 나누며, 그도 아니면 작품 설명이 필요한 경우 따로 오디오 가이드를 듣는다. 하지만 이 방법도 조금 부족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처음 보는 낯선 작품 앞에서 괜히 어렵고 어색해서 수줍어질 때, 작품에 관한 비하인드스토리가
by
신송희 에디터
2022.01.27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장독 두 개를 내놓았다
내게 선사하는 새하얀 위로, 눈 오리를 기다리며
아침에 일어나보니 눈이 오기 시작했어. 나는 이미 약속이나 한 듯 서둘러 창문을 열고 된장 항아리 두 개를 내놓았다. 창문 너머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의 인기척이 느껴졌어. 모처럼 듣는 세상 가장 밝은 소리는 내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선사했다. 일 년 내도록 네 개의 항아리는 된장과 간장을 오롯이 품어내었다. 봄의 포근함과 여름의 세찬 장맛비를 맞았다. 가을
by
권은미 에디터
2022.01.26
사람
ART in Story
[소소한 출판] "뭘 해도 재미있게 하고 싶어요" - '책덕' 김민희 대표
"출판은 제가 사회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위예요."
소소小昭한 출판 찾아보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려운 출판 이야기 작고 빛나는 출판사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책덕 2014년부터 여성 코미디언들의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 시리즈 '코믹 릴리프'를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 『미란다처럼』, 『예스 플리즈』, 『티나 페이의 보시팬츠』, 『민디 프로젝트』, 『슬프니까 멋지게, 애나 언니로부터』를 펴냈고, 2022년에 여섯
by
김소원 에디터
2022.01.25
작품기고
The Artist
[그림] MOMENT
당신의 매 순간
MOMENT - 당신의 매 순간 - When I fall in Love (사랑에 빠졌을 때) ©지운(이다영), 도화지에 색연필, 30×20(cm) BLUE ©지운(이다영), 도화지에 색연필, 30×20(cm) p.s. 순간의 감정들과 표정들을 잔뜩 거머쥔 채로 수 시간 동안 작업한 그림이에요. 그날의 내가 경험했던 순간들을 복기하고, 타인이 경험했을 순간
by
이다영 에디터
2022.01.25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별과 밤
여름을 그리워하며 겨울에
실수로 마룻바닥에 커피콩을 쏟았다. 이삭을 줍듯 볶은 콩들을 주웠다. 오늘의 원두는 세게 볶아져서 향이 제법 강했던 터라, 주운 후에도 나무의 결 사이로 냄새가 스밀 것이다. 무릎으로 기어 거실 중앙까지 굴러간 콩을 손바닥에 넣고 이리저리 굴려보았다. 밤하늘에 쏟아진 별들도 이렇게 주워 손에 쥘 수 있다면. 별을 한아름 따다가 볶고 갈아서 우려낸 음료는
by
최미교 에디터
2022.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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