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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도서
[리뷰] 끊어진 한국 미술사의 허리를 잇는 법 - 책, 근대와 현대 미술 잇기
우진영의 <근대와 현대 미술 잇기>는 바로 이 파편화된 거울 조각들을 ‘잇기’라는 미학적 바느질을 통해 하나의 서사로 봉합하려는 시도다. 저자는 100여 년 전 경성의 화가들이 내뱉은 숨결이 어떻게 오늘날 서울의 캔버스 위로 이어지는지 추적한다. 파편화된 사실들에 숨을 불어넣어 '잇기'를 시도하는 이 행위는, 결국 현재의 한국 미술이 서구의 모사품이 아닌 치열한 역사의 주체적 산물임을 증명하는 역사가적 결단이라 할 수 있다. 이 대화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우리 미술의 온전한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 글을 열며, “역사는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E.H. Carr)의 말이다. 이는 역사가 단순히 박제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라는 시점에서 과거의 사실들을 끊임없이 호명하고 해석하며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역동적인 상호작용이라는 뜻이다. 즉, 우리가 과거를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지금의 우리 모습이 결정된다는
by
신동하 에디터
2026.01.10
리뷰
PRESS
[PRESS] 아랍 문화의 미학 - 꾸란에서 장식까지, ‘탈도덕적 미학’으로 바라본 아랍 세계
꾸란에서 장식까지, ‘탈도덕적 미학’으로 바라본 아랍 세계
아랍 문화권을 떠올릴 때, 우리는 그 강고한 종교적 전통으로 인해 예술 역시 신앙의 틀 안에서 이해되었을 것이라 짐작한다. 신앙과 삶이 긴밀하게 맞닿아 있는 사회에서 아름다움 역시 종교적 의미 속에 놓여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아랍 문화에서 예술과 아름다움이 언제나 신앙과 동일한 방식으로 이해된 것은 아니다. 아름다움은 때로 신앙과 나
by
김승아 에디터
2026.01.09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단 하나의 기적도 놓치지 않기 위해 자리를 지킨다는 건 [드라마/예능]
드라마 ‘코우노도리’, 고마워 모든 생명아.
기적은 흔히 일어나지 않기에 기적이고, 그럼에도 분명 일어나기 때문에 기적이다. 기적의 기준은 도대체 뭘까? 사람마다 기적의 기준치와 가치가 다를 것이라 예상된다. 수만 분의 1 확률로 복권 당첨이 되는 것도 기적이고 죽다 살아나는 것도 기적이고 그렇기에 내일이 있다는 것, 하루하루 살아갈 수 있는 것만으로 누군가는 기적이라 한다. 어떤 이에게 기적은 일
by
이한별 에디터
2026.01.07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목적지가 없는 어떤 자동차의 이야기
왜 목표가 필요할까?
매년 연말이 될 때쯤에 항상 듣게 되는 질문이 있다. “내년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그러면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현재를 살아가는 것조차 바빠서 미래를 생각할 시간도 부족하다고. 한 치 앞도 내다보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1년, 2년, 5년 뒤를 상상하는 것은 나에게는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라고. 여러 송년회와 신년회 자리에 참석하다 보면 자신의 목표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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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에디터
2026.01.05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눈을 떴더니 낯선 세상이다! [문화 전반]
로판이 낯선 독자를 위한 장르 입문서
사고가 나서 그대로 죽은 줄 알았는데... 눈을 떠보니 이곳은 내가 읽었던 소설 속 세계?! 흔한 로맨스 판타지 장르의 시작 문장이다. 이제는 웹소설의 주류 장르가 되어버린 로맨스 판타지, 일명 '로판'은 탄탄한 마니아층을 기반으로 점점 그 규모가 성장하는 중이다. 일본의 소설 장르 중 하나인 라노벨에서 주로 사용되는 제목 형식은 이제 로판의 공식처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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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희 에디터
2026.01.04
오피니언
공연
[Opinion] 한복을 입은 남자에게 [공연]
꿈을 건네는 이야기
지난 12/28일 뮤지컬 <한복을 입은 남자>을 관람하고 왔다. 극에 관한 호불호가 꽤 있다고 들어 후기를 작성해 보고자 한다. 한복을 입은 남자 뮤지컬 <한복을 입은 남자>는 뮤지컬 제작사 EMK의 10번째 창작 뮤지컬로 이번에 첫 공을 올렸다. 2025.12.02부터 2026.03.08까지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상훈 작가의 동명
by
최다정 에디터
2026.01.04
리뷰
도서
[Review] 동화로 자란 사람의 독서법 - 제인 오스틴을 처방해드립니다
독서는 나에게 여전히 미래를 준비하는 방식이자, 과거와 은밀히 손을 잡는 일이다.
언젠가 나는 동화가 내 성장의 근간이 되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소설을 읽을 때마다 동화의 자취를 유난히 민감하게 포착하는 편인데 루스 윌슨의 읽기를 따라가다 보니 그 말이 다시 떠올랐다. 책 하나가 인생을 뒤흔들 만큼의 충격을 주었던 경험은 아마도 10대에 멈춰 있다. 그 시절의 나는 책을 오래, 그리고 조심스럽게 읽었다. 문장 하나가 왜 그 자리에
by
조수빈 에디터
2026.01.03
리뷰
공연
[Review] 극적인 삶과 극을 넘는 목소리 - 에비타 [공연]
에비타의 삶의 불꽃을 보여주는 뮤지컬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에비타>는 아르헨티나에서 퍼스트레이디로서 정치적 행보를 이어간 ‘에바 페론(1919~1952)’의 삶을 담은 이야기다. 막이 걷히기도 전에 ‘에바 페론’의 부고를 전하는 자막이 나온다. 합해서 열 줄도 안 되는 그녀의 삶은 급작스러울 정도로 짧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윽고 막이 걷히고 망자인 듯한 그녀를 앙상블들이
by
안태준 에디터
2026.01.0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올해는 대충 살아보겠습니다
아무 노트에다 끄적여보는 새해 다짐
요즘 노트북 앞에서 멍때리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지금도 메모장을 켜고 여기까지 타이핑을 치는데 정확히 1시간 3분이 걸렸다. 이처럼 시간을 정확히 세어볼 수 있는 건, 내가 카페에 들어와 음료를 주문한 시간이 영수증 위에 떡하니 적혀 있기 때문이다. 63분이라는 시간 동안 노트북 화면 속 커서는 가만히 앉아 있는 나보다도 성실하게 깜빡였고, 그 앞에서
by
백소현 에디터
2026.01.02
리뷰
도서
[Review] 제인 오스틴을 다시 읽다 - 제인 오스틴을 처방해 드립니다
오스틴의 작품이 삶의 순간마다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경험
제인 오스틴과 『오만과 편견』에 대한 첫 기억은 고등학교 독서 동아리에서였다. 두꺼운 분량과 다소 진지해 보이는 제목 탓에 쉽게 손이 가지 않았고, 겨우 읽기 시작하고도 한참 동안 첫 장에서 멈춰 있던 기억이 있다. “상당한 재산을 소유한 독신 남자에게 아내가 필요하다는 건 온 세상이 인정하는 진리이다.” 이 문장이 그렇게 유명한 첫 문장이라는 사실도 몰
by
고승희 에디터
2026.01.01
리뷰
공연
[Review] 보편적 욕망의 경계: 날카로운 불협화음과 엇박자 음악 - 뮤지컬 에비타 [공연]
복잡하고 엇나가는 리듬의 8분의 7박자 음악은 마치 그녀의 지난하고 굵직한 생애를 드러내주는 것만 같아 묵직하게 다가온다.
모두 한 번쯤은 각자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현재의 상태로부터 벗어나 성공하고 싶은 입신양명의 꿈을 꾸었던 적이 없진 않을 것이다. 뮤지컬 <에비타>는 20세기 중반, 시골 사생아 출신의 한 여성이 성공을 위해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가서 성공의 발판으로서 남성들을 끊임없이 사귀는 것을 넘어, 최종적으론 엘리트 군인이었던 후안 페론을 만나 영부인의 자리
by
이유빈 에디터
2025.12.31
리뷰
영화
[Review] 가히 충격적인, 몰입을 넘어선 체험 - 시라트 [영화]
온몸으로 진동하는 사막 위의 시라트, 영화 <시라트>
* 본 리뷰는 영화 <시라트>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제목인 '시라트'는 처음보는 낯선 단어였다. 시라트는 이슬람 개념에서 나온 용어로, 사후 세계에서 천국과 지옥 사이에 놓인 길을 뜻한다. 모든 인간이 반드시 건너야 하는 판단의 통로이며 매우 가늘고, 미끄럽고, 한 발만 잘못 디뎌도 추락한다고 전해진다. 길 위의 목적보다 과정에 초점이 맞
by
이유은 에디터
202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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