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 될 때쯤에 항상 듣게 되는 질문이 있다.
“내년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그러면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현재를 살아가는 것조차 바빠서 미래를 생각할 시간도 부족하다고.
한 치 앞도 내다보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1년, 2년, 5년 뒤를 상상하는 것은 나에게는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라고.
여러 송년회와 신년회 자리에 참석하다 보면 자신의 목표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친구들이 신기했다. 유학, 대학원, 취업, 결혼... 이러한 목표들이 나열되며 그 계획이 구체적으로 펼쳐지는 것을 지켜본 나는 아무런 목표 의식이 없는 나 자신이 조금은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하고 싶은 것은 많다. 운동과 언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싶고, 혼자서 멀리 여행을 떠나보고 싶고,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운영해 보고 싶다. 하지만 ‘목표’라는 것은 단순히 ‘하고 싶은 것’을 넘어 ‘언젠가는 해야 하는 것’의 의미를 담고 있고, 보다 구체적인 계획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막연하면서도 구체적인 의무감이 나에게는 다소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목표는 마치 목적지와도 같다. 나의 이정표가 되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단순히 경로를 이탈하는 것은 다시 돌아가거나 새로운 길을 탐색하여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목적지 자체가 잘못되었다면 그것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그것이 두려웠다.
물론 목표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하지만 나는 내 인생을 최대한 후회 없이 살아가고 싶다. 그저 속절없이 흘러가며 돌이킬 수 없는 일련의 시간이 최소한 헛된 것으로 채워지지는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나는 한참 너머의 스테이지를 바라보기보다는, 매 단계를 신중히 바라보며 밟아가는 중이다.
내가 달려가고 있는 이 길이 과연 최종적으로 어떤 목적지를 향해가고 있는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먼 미래에 내가 도달한 그곳이 결국 나의 목표였음을 언젠가는 깨닫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