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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소통이다
리뷰
공연
[Review] 아빠의 역사 - 연극 '새들의 무덤'
아빠의 두 뺨을 바라보며 나는 묻고 싶어졌다. 혹시 새섬을 아느냐고, 아빠가 살던 섬에서도 새섬이 보이냐고.
오랜만에 찾은 극장이다. 공연 직전 묘하게 가라앉는 분위기와 조명, 그리고 사람들이 띄엄띄엄 모여든 객석까지 전부 오랜만에 만나는 것이었다. 나는 첫째 줄에 앉았다. 배우의 움직임에 따라 날리는 옷깃에 가만한 공기가 이리저리 튀어 오르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질 만큼 무대와 가까운 구석이었다. 객석에 앉은 나는 팸플릿을 공연히 뒤집으며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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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은 에디터
2020.10.2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좋을 때'는 지났다 - '파과' 리뷰 [문학]
그러므로 그녀는 파과(破果)다. 언제나, 파과(破瓜)다.
리뷰를 쓰기에 앞서, 재미있었던 우연으로 글을 시작해볼까 한다. 외출 준비를 하다가 책상 위에 놓인 이북리더기를 발견한 나는 오랜만에 지하철에서 책이나 읽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북리더기를 가방에 넣고, 퇴근 시간을 살짝 비껴갔지만, 여전히 붐비는 저녁때의 지하철에 탄 나는 자리를 잡고 자세를 편히 고쳐 앉았다. 이북리더기에 무슨 책이 들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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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은 에디터
2020.10.16
리뷰
도서
[Review] 낡은 게 늘 나쁘지만은 않아요 - 조의 아이들
참으로 낯설도록 올곧은 위로였다.
한창 해가 따스해지고 있었던 3월 즈음, 그레타 거윅이 새로운 영화를 찍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작은 아씨들이라는 이름을 듣고 나서 처음 든 생각은 ‘또?’였다. ‘그레타 거윅’다운 선택이기는 했으나, 2020년에 ‘작은 아씨들’이라니. 나는 속으로 따분하다고 생각했다. 작품을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못 쓴 소설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은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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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은 에디터
2020.10.12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코로나 시대의 '휴식' [문화 전반]
일터와 쉼터가 그 어느때보다 가까워진 요즘, 우리의 휴식에 대하여
참된 휴식은 무엇일까? 아침 해가 산뜻함을 잃을 때까지 침대에 늘어지는 주말? 아니면 심야 영화를 보고 나온 뒤의 불완전한 새벽? 휴식이 어떤 시간을 의미하는 건지, 사람들은 무엇을 휴식이라고 여기면서 사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간 내게 휴식은 모호한 것이었다. 그래서 일을 하고 있지 않았던 모든 시간을 나는 그냥 휴식이라고 불렀다. 잠을 자는 것도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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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은 에디터
2020.10.05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불편과 낯섦으로부터 쓰는 글 - 김나은 에디터와의 대화
“책에 굉장히 큰 의미를 두시네요.” “맞아요,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라.”
언젠가 잘 쓴 에세이를 골라내는 법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잘 쓴 에세이는 작가만의 특별한 경험과 감정을 머금고 있고, 사람들이 쉽게 지나쳐버리는 것들을 잡아내며, 소소하더라도 온전한 깨달음을 담고 있다고 했다. 또 독자가 작가를 궁금해하도록 만드는 글이라야 잘 쓴 에세이라고도 했던 것 같다. 김나은 에디터의 글을 읽으며 나는 이미 오래전에 기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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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은 에디터
2020.09.29
리뷰
도서
[Review] 당신의 상처를 봉합하기 위해서 - 아버지의 사과 편지
당신의 해방이 끝내는 이 오랜 구조에 균열을 낼 것이다.
‘아버지의 사과 편지’의 소개 글을 읽고 난 그 순간, 나는 이 책을 끝내기가 몹시 힘들 것임을 직감했다. 이 책이 나를 어떤 감정의 소용돌이로 밀어 넣을지 나는 반쯤 알고 있었다. 그래서 겁이 난 게 사실이다. 내가 그의 고백을 읽고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로 유명한 저자 ‘이브 엔슬러’는 다섯 살 때부터 가해자인 친아버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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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은 에디터
2020.09.2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애슐리는 애슐리가 아니다 [문학]
단편 소설 <섬의 애슐리> 리뷰
나는 늘 우리 삶에서 가장 불합리한 것이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도 태어나기 전에 자의로 이름을 선택할 수는 없으니까. 이름이 우리에게 주어지면, 우리는 이름을 받을 뿐이다. 그렇게 우리는 모두 ‘이름’ 아래 그물처럼 줄줄이 엮인 삶 속으로 선택권 없이 밀어 넣어진다. '애슐리'라는 이름 ‘섬의 애슐리’의 주인공은 섬에서 나고 자랐다. 그의 이름은 애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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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은 에디터
2020.09.14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제대로 된 '찌질이'의 서사란 - 드라마 '퓨처맨' [TV/드라마]
평범하다 못해 찌질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쓰려면 이렇게 하세요.
밥을 다 차려 놓고 나니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같이 볼 무언가를 찾으려고 왓챠를 5분쯤 뒤졌을까, ‘오피스’와 ‘프렌즈’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전혀 다른 것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우연히 이 드라마를 틀었고, 곧 확신했다. 정말 오랜만에 만난 제대로 된 코미디라고 말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밥 먹을 때 보는 것에 대해 까다롭다면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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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은 에디터
2020.09.0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끝이 보이는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영화]
영화 <세상의 끝까지 21일> 리뷰
‘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다. 지긋지긋한 지금의 상황은 언제 끝날까?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가 끝을 향해 가고 있는 걸까? 그나저나, 끝이 있기는 한가? 사람들이 말하던 종말을 떠올려본다. 다시 찾아올 빙하기와 지진, 먼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외계생명체에 대한 이야기들. 우리가 피할 수 없는 무언가가 끝내는 찾아오고 말 거라는 상상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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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은 에디터
2020.08.3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삶을 위한 장례식 [영화]
영화 '스틸 라이프' 리뷰
죽음은 바닷물처럼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밀려온다. 그렇지만 죽음이 쓸려 내려간 자리에 남는 것은 제각각이다. 영화 ‘스틸 라이프’는 아무도 잡지 않는 흔적을 모아 정리하는 ‘존 메이’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연고가 없이 죽은 이들의 유품을 정리하고, 아무도 오려 하지 않는 장례식을 치른다. 메이는 들을 사람이 없어도 망자를 위해 늘 추도문을 작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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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은 에디터
2020.08.2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마주보아도 사랑이 아닐 때가 있다 [영화]
헤테로를 사랑하게 된 레즈비언의 성장기 '워터 릴리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얻은 셀린 시아마 감독의 데뷔작 ‘워터 릴리스’가 8월 13일 개봉했다. 아직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도 보지 않은 내가 개봉 당일에 이 영화를 보러 간 것은 순전히 같이 갈 것을 강요했던 나의 자매 때문이었다. 사실 나는 프랑스 영화를 크게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좋다 싫다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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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은 에디터
2020.08.1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어린 날의 고민들 [문학]
'중국인 거리'를 읽고
나는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소설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정확히 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끝까지 다 보여주지 않고 막 재밌어질 때 끊어버린다는 짜증스러움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는 나중에 도서관에 가서 빌리려는 생각으로 그런 작품을 꼭 노트 어딘가에 적어 두었다. 물론 진짜로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린 것은 몇 번 되지 않는다. 그때 나에게는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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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은 에디터
202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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