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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마음의 모양
내가 오래 바라보았던 건
내가 가진 고약한 버릇 하나를 고백한다. 나는 사람을 마주할 때마다 그 사람의 단점을 먼저 발견하려 한다. 돋보기를 들고 유심히, 뚫어져라 관찰하면서 기어코 그 사람의 흠을 찾아내고야 만다. 그리고 속으로 다짐한다.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그 사람에게서 ‘내가 되고 싶지 않은 모습’을 미리 찾아내는 것이다. 처음 들어간 회사에서도 주변 사람들의 단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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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소현 에디터
2026.07.2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그래 어쩐지, 너무 그레이트하더라 - 2026 서울시향 수산나 멜키의 슈베르트 ‘그레이트’
유성이 얼굴 1센티미터 앞에서 번뜩인 밤 - 2026 서울시향 수산나 멜키의 슈베르트 ‘그레이트’ 리뷰
지휘자가 거대한 땅콩 껍질 모양을 그리면 반드시 풍요로운 바람이 공연장의 좌우를 휘감았다. 지휘의 움직임은 무척 다정한데, 그 결과로 나오는 소리는 우아하고 절도 있었다. 나는 이 곡을 들을 때면 천체관측소 안으로 속절없이 데려다 놓일 줄 알았는데, 무슨 소리. 그냥 유성이 내 얼굴 1센티미터 앞에서 번뜩이고 있다. 번뜩! 버르토크, 피아노 협주곡 제3번
by
장유진 에디터
2026.07.2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생일 축하해!
선택의 기로에 선 이십 대를 보내며
얼마 전 동갑 친구와 함께 뮤지컬 영화 <틱틱붐>을 봤다. 주인공 존은 자신이 만든 뮤지컬이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르길 꿈꾸는 청년이다. 낮에는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곡을 쓰며 살아가고 있다. 한편, 한때 배우를 꿈꾸던 절친은 잘나가는 광고 회사에 다니며 근사한 삶을 살고 있고, 사랑하는 여자친구는 뉴욕을 떠나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고 말한다. 여
by
이하영 에디터
2026.07.23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본인을 한 단어로 표현해 보세요 [자기소개]
아직 답하지 못한 질문에 대한 조금 긴 대답
본인을 한 단어로 표현해 보세요 자기소개서 특강을 들었다. 국가에서 쉬었음 청년을 위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었고, 강의실에는 나를 포함해 스무 명 남짓한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강사가 화면에 질문 목록을 띄웠을 때, 나는 오랜만에 시험지를 받아 든 사람처럼 조금 긴장했다. 지원 직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가장 성취감을 느꼈던 경험을 말씀해 주세요.
by
박지영 에디터
2026.07.20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독약을 물려라, 그러나 선택은 빼앗지 마라 - 2026 서울시향 수산나 멜키의 슈베르트 ‘그레이트’
낮게 날던 피아노에서, 독약을 문 주인공까지 – 2026 서울시향 수산나 멜키의 슈베르트 ‘그레이트’ 프리뷰
당신이 이 악장의 ‘작가’로 임명되었다고 생각하고, 주인공의 첫 번째 행동을 지시하라. 나라면 입 안에는 독약을 물고, 품 안에는 단검을 숨긴 주인공이 위험한 도박을 시도하는 장면을 상상하겠다. 19일 오후 9시 41분, 버르토크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어제는 세 번이나 푹 잤다. 아침에 한 번, 점심 무렵 두 번째, 그리고 저녁 9시에 세 번째로. 왜 이
by
장유진 에디터
2026.07.20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감정 시리즈 03 : 후회라는 건
때로는 미친 척하고 딱 20초만 용기를 내 볼 필요도 있어. 진짜 딱 20초만, 창피해도. 그럼 멋진 일이 생길 거야.
살다 보면 수많은 후회를 하게 된다. 그 후회는 아마도 하지 말아야 했다는 후회와 해야 했다는 후회로 나뉠 것이다. 어떤 쪽에 속하건 후회는 지금 보니 과거에 했던 선택이 틀린 것 같을 때 생기는 것이다. 그렇지만 어찌 되었든 ‘후회’라는 감정은 과거를 돌아보며 생기는 감정이다. 그리고 그 감정은 나중에 비슷한 상황에서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도록 선택할
by
손수민 에디터
2026.07.1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이상해도 괜찮아 - 이상한 영화제의 30주년을 축하하며
세 번의 부천 영화제 자원 활동 후기
부천 토박이로서 가장 자랑스러운 행사는 역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다. 부산, 전주와 함께 우리나라의 3대 국제영화제 중 하나. 이상하고 아름다운 영화들을 상영하는 곳. 올해도 이곳에서 뜨거운 여름을 함께했다. 이 글은 상영작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리뷰는 아니며, 3년 차 자원활동가의 짧은 회고록에 가깝다. 처음 자원활동을 했던 것은 2023년이다. 집이
by
김현진 에디터
2026.07.1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불편한 꿈에 대하여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영화 <아무도 모르는> GV
어느 날, 문득 영화제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충동적으로 예매한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티켓. 웃기게도 나는 관람할 영화의 시놉시스조차 모르는 상태였다. 그저 영화제에 가본다는 목표 하나만으로 움직였기에, 예매한 영화에 관객과의 대화(GV)가 포함된 줄도 몰랐다. 그렇게 향한 부천시청 상영관. 여전히 어리둥절한 채로 착석했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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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에디터
2026.07.17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여름에 유난히 맛있는 음식들을 기록하기
여름을 보내는 법
나는 사계절 중 여름을 제일 힘들어한다. 유난히 더위를 잘 타는 체질이라 체력적으로 빨리 지치기도 하고 일이 한가해지면서 묘하게 늘어지는 계절이다. 이런 계절에는 맛있는 것을 먹어줘야 한다고 사실 매 계절 주장하고 있다. 그렇게 내가 여름에 먹었던 기억나는 음식들을 기록하고 싶다. 1. 초당옥수수 노란색 알갱이가 톡톡 씹히는 달달한 초당 옥수수. 입맛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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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에디터
2026.07.17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손바닥을 아래로 두면 여름이 붉어진다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페스티벌 : Artist in Focus 2 - Jean-Baptiste Fonlupt(Piano) [공연]
천천히 페달에서 물러나는 발끝. 오래 남은 여름에 관하여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페스티벌 : Artist in Focus 2 - Jean-Baptiste Fonlupt(Piano) 리뷰
어릴 때부터 손발은 늘 따뜻했다. 초등학교든 고등학교든 꼭 내 손을 붙잡아 제 손을 녹이던 친구가 한 명씩은 있었다. 유달리 한기가 가득한 학교 체육관, 인파가 적어 바람 소리가 다 들리는 지하철, 얼어붙은 길 위에서도 차마 주머니 속에 숨길 수 없던 계절 모두. 그때의 일은 다 예전의 것이려나 했는데, 잠시 멀리 유학을 떠나는 친구를 배웅하고 돌아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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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07.1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쇼하키모프 씨, 성이 움직여요 - 2026 서울시향 이지윤의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
양팔을 벌려도 다 안을 수 없는 선 위에서 - 2026 서울시향 이지윤의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 리뷰
핀란드가 하늘에서 내려와 머리 위에 닿았다. 처음 겪는 방향이었다. 소리가 진작에 천장 아래까지 올라가 '우르릉 쾅쾅' 무언가를 끼얹고 있었다. 나는 온갖 빛 번짐에 뒤늦게 고개를 번뜩 들었다. 고작 내 손안에서만 붙잡히던 선은 어느새 양팔을 벌려도 다 안을 수 없을 만큼 커져 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나는 물었다. 교향곡이 왜 좋으냐고. 그때부터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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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07.1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날은 점점 무더워지네
어쩌면 우리는 늙어 갈 수 없을지도
어쩌면 우리에게는 늙어 갈 기회가 없을지도 몰라. 이따금씩 친구와 그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린 노후를 맞이할 수 없을지도 몰라. 인류의 잔여 수명이 우리의 잔여 기대수명보다 짧을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수했으나 가장 큰 이유를 대자면 간명했다. 그야 날이 점점 무더워지고 있으니까. 나날이 뜨거워지는 지구와 기후위기의 말로라는 것은, 모든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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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그린 에디터
2026.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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