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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공연
[Review] 자신을 지키지 못한 여자 - 연극 '플리백'이 건네는 가장 솔직한 고백 [공연]
웃음과 슬픔, 공감과 불편함 사이에서 관객은 어느 순간 플리백이 아닌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게 된다.
‘플리백(fleabag)’. 직역하면 ‘벼룩이 들끓는 가방’이다. 영어권에서는 '지저분한 사람', '문제투성이', 혹은 '누추한 곳'을 뜻하는 표현으로 쓰인다. 애초부터 정돈된 삶과는 거리가 먼 단어다. 작품은 이 이름처럼 상처와 혼란을 품은 한 여자의 내면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어쩌면 ‘플리백’이라는 이름은 세상이 그녀를 규정하는 말이 아니라, 주인공이
by
손혜림 에디터
2026.08.0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나의 손글씨 보물상자
편지 모으기
어릴 적 나는 온갖 것들을 수집하는 일을 좋아했다. 조금이라도 내 눈에 예뻐 보인다면 나의 보물 주머니 한 켠에 들어가 한참이고 나오질 못했다. 해변가의 조개와 길을 걷다 만난 예쁜 색감의 돌부터 포장지가 마음에 드는 초콜릿 포장지와 형형색색의 구슬, 심지어 흔들리다 빠진 유치와 아깝게 잘렸던 머리카락도 있었다. 지금 떠올려보면 조금 괴이해 보일 수 있는
by
김유라 에디터
2026.08.02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촉감이 하나의 소비 트렌드가 되다 [문화 전반]
말랑이부터 왁뿌볼, 키캡까지, 손끝에서 시작되는 소비
반짝 유행이 아니었다 여전히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말랑이, 왁뿌볼, 키캡 등의 아이템. 처음에는 반짝 인기를 얻다가 사라지는 트렌드일 줄 알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이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수제 말랑이, 얼린 슬랑이처럼 새로운 형태로 점점 진화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제품 자체보다 ‘만지는
by
정민경 에디터
2026.08.01
리뷰
공연
[Review] 기록과 기억 사이의, 연극 '자객열전 Ⅱ - 안응칠 워크숍' [공연]
안중근이라는 이름 속 안응칠에 가닿는 연습
관객석에 앉아 이미 준비된 무대를 보는 일은 곧 완결된 세계를 목격하는 것과 같다. 무대 위의 세계는 이미 너무나 매끄럽고 완전하다. 하지만 무대 이면에는 그 세계가 빚어지기까지 반복된 수많은 의심이 존재한다. 공연에 있어 필연적인 '연습실에서의 시간'은 단순히 대사와 동선을 갈무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특히 한 인간의 삶을 무대 위로 소환해 내는 작품
by
손현진 에디터
2026.07.31
오피니언
만화
[Opinion] 재능이 없어도 예술을 할 수 있을까요 [만화]
<왼손잡이 에렌>을 통해서 재능과 예술의 상관관계의 허구성을 말해본다.
개인적인 이야기로 시작해 볼까. 초등학교 때 나는 화가를 꿈꿨다. 방과후 미술 수업이 재밌었고 선생님도 나에게 칭찬해 주었다. 하지만 한 아이의 그림을 보는데 정말 하늘이 무너진 것 같았다. 걔는 이미 화가였다. 아마 이런 경험을 예술가라면, 예술을 꿈꾸는 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아니, 지금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기 전에 고민하겠지,
by
정진영 에디터
2026.07.29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어느 계절의 나를 다시 만난다 [음악]
노래는 계절을 기록하는 동시에, 그 계절 속의 나를 함께 불러 온다.
햇살이 유난히 부드럽게 내려앉던 초여름의 오후였다. 후덥지근한 바람이 불었지만 땀은 나지 않았다. 이름 모를 풀에서는 짙은 초록 냄새가 났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하루였지만, 나는 그날의 산책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창밖에는 습한 공기와 함께 장맛비가 쉼 없이 쏟아지고 있다. 방금까지 걷고 있던 그 초여름은 음악이 잠시 꺼내
by
손혜림 에디터
2026.07.28
작품기고
The Artist
[언어가 머무른 자리] 가끔은, 이런 사랑의 끝
결국은 아파할 수밖에 없는 꿈
하얀 꽃가루가 흩날리던 유리색 바다 사랑하지 않을 만큼 후회했잖아 이무진, <뱁새> 中 illust by 아현(雅玄) 잃어버린 것이 있어 사랑하던 꿈이 있었어 이제는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고 부서진 꽃가루 같은 유리만 남았어 아프고 싶지 않았는데 유리를 그러쥔 손에 가시처럼 박혔어 나름대로 버겁도록 사랑했는데 이제는 내가 그것을 사랑했는지도 잘 모르겠어
by
손가인 에디터
2026.07.26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나는 계속해서 실존감을 찾아간다 [자기소개]
나는 종종 내가 어떤 순간에 가장 선명하게 “나”를 인식하는지 생각한다.
나는 종종 내가 어떤 순간에 가장 선명하게 “나”를 인식하는지 생각한다. 누군가와 깊은 대화를 나눌 때, 낯선 도시를 걷고 있을 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문득 ‘지금의 내가 나답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 감각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를 오래 찾았다. 내게 그 감각의 이름은 실존감이었다. 실존감은 내게 존재를 증명하는 일이 아니라, 지
by
손혜림 에디터
2026.07.25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기묘한 이야기'는 왜 VHS로 돌아갔을까 [드라마]
더 흐린 화질은 오히려 10년의 기억을 더 선명하게 되살렸다.
모든 콘텐츠가 점점 더 선명해지는 시대다. 4K를 넘어 8K 해상도까지 등장했고, HDR(High Dynamic Range) 기술은 화면의 명암과 색감을 더욱 생생하게 표현한다. 배우의 피부결은 물론 작은 점 하나까지 선명하게 보이는 초고화질은 이제 당연한 기준이 되어 버렸다. 우리는 더 깨끗한 화면과 더 정교한 디테일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고 있다. 그
by
손혜림 에디터
2026.07.22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뮤지컬 '매드해터' [공연]
이제 네가 이야기를 할 차례야. 네가 들고 온 이상하지 않은 세상의 이야기.
* 본 리뷰는 뮤지컬 <매드해터>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까마귀와 책상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 아니, 잠깐. 정답을 맞히라는 게 아니다. 그저 당신의 생각이 궁금했던 것뿐이니까. 그런데 말이야. 당신은 당신이 '말하는 대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겠지. 그건 '나는 내가 먹는 것을 본다'와 '나는 내가 보는 것을 먹는다'가 같다고 말하는 것과
by
손현진 에디터
2026.07.20
작품기고
The Artist
[작은 집] 한 접시의 마음
밥상에서 느껴지는 정
[illust by 한수빈] 뽀얀 밀가루 반죽을 입은 전이 뜨거운 후라이팬에 올라간다. 넘치는 기름에 자글거리는 소리를 내며 노릇하게 구워진다. 한쪽에서는 푸릇푸릇한 나물들이 여러 양념을 만나 감칠맛 넘치는 음식으로 탄생한다. 주름진 손에서 탄생하는 요리들은 거창하지는 않아도 정성 가득하고 먹음직스럽다. 열심히 만들어진 한 끼는 한 밥상 안에서 따스한 정
by
한수빈 에디터
2026.07.19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감정 시리즈 03 : 후회라는 건
때로는 미친 척하고 딱 20초만 용기를 내 볼 필요도 있어. 진짜 딱 20초만, 창피해도. 그럼 멋진 일이 생길 거야.
살다 보면 수많은 후회를 하게 된다. 그 후회는 아마도 하지 말아야 했다는 후회와 해야 했다는 후회로 나뉠 것이다. 어떤 쪽에 속하건 후회는 지금 보니 과거에 했던 선택이 틀린 것 같을 때 생기는 것이다. 그렇지만 어찌 되었든 ‘후회’라는 감정은 과거를 돌아보며 생기는 감정이다. 그리고 그 감정은 나중에 비슷한 상황에서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도록 선택할
by
손수민 에디터
202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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