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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Review] 한 박자 비껴선 자리에서, 놀부가 말을 걸었다 - 수림뉴웨이브 2026
놀부는 왜 놀부가 되었나. 오래된 소리가 오늘의 언어로 답을 건넸다.
판소리 앞에 앉으면 나는 늘 두 개의 감각 사이에 놓인다. 하나는 정겨움이다. 장단이 몸을 밀고 당기기 시작하면, 배운 적 없는데도 어깨가 먼저 반응한다. DNA 어딘가에 남아 있는, 조상들이 이 소리로 즐거워했던 흔적 같은 것. 다른 하나는 어색함이다. 알아듣지 못하는 단어들, 문맥을 놓친 가사, 웃어야 할 지점을 반 박자 늦게 알아차리는 순간들. 정겹지
by
최선 에디터
2026.09.0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내가 사랑이라 부른 것들은 제때 사라지는 법을 모르고 - 금정클래식위크 : Opening Concert 울림의 서막 : 김재원 & Friends (8.28)
비눗방울로 이별을 조금만 더 늦추어 보자 - 금정클래식위크 : Opening Concert 울림의 서막 : 김재원 & Friends 리뷰
관객인 네가 어떻게 ‘음악’을 완성할 수 있느냐고 묻겠지만, 그 순간에 있었던 소리와 시선, 거기서 피어난 감정과 생각을 알아차릴 수 있는 건 결국 그때의 나뿐이었다. 과거의 나도, 내일의 나도 아니었다. 당장 그 음악을 겪고 있는 ‘나’밖에 없었다. 안경 “이제 안경을 조금씩 쓰고 다니세요.” 관자놀이 부근의 안경테를 얼굴에 맞게 꼬옥- 눌러주던 안경사
by
장유진 에디터
2026.08.31
리뷰
도서
[Review] 앎과 행의 궤(軌) - 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 [도서]
겹겹이 쌓인 세월에서 행해진 대화의 결실을 마주한다.
'유물'의 존재는 수업을 통해서 처음 인식하게 되었다. 역사 수업을 들을 때면 이야기와 함께 유물 사진이 자주 등장했다. 특히 '백제금동대향로'는 발굴 당시의 사진까지도 인상 깊게 남아있다. 사진으로만 봤던 유물 및 문화유산 실제로 본 것은 가족 여행, 그리고 학교에서의 소풍과 체험 학습을 통해서였다. 경복궁의 근정전 앞에서 주위를 둘러보며 무언가 압도된
by
안지영 에디터
2026.08.31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쓸모를 정하는 방식 [미술/전시]
무엇을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무엇을 자원과 폐기물로 구분하며, 무엇을 쓸모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누는가.
우리는 매일 많은 것을 ‘쓸모 있다’거나 ‘쓸모없다’고 판단하며 살아간다. 필요한 것은 남겨두고 필요하지 않은 것은 버린다. 그런데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 기준은 과연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유화수 작가는 그동안 기술과 인간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여러 문제를 작업으로 다뤄왔다. 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노동에 미치는 영향, 기술과 장애의 관계, 기술 환경과
by
신수빈 에디터
2026.08.30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빼앗은 예술은 박물관에 놓일 수 있을까 [문화 전반]
베를린, Neues Museum에 대한 단상
베를린에서 찾은 노이에스 박물관은 독일에서 처음 방문한 박물관이었다. 1843년에서 1855년 사이에 건설된 이 박물관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복원되어, 전쟁으로 인한 파괴의 흔적을 함께 안고 있다. 전쟁 이전의 고전주의 건축과 현대식 복원이 결합된 이 건축물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과거와 현재의 시간성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건축적 사료로 읽힌다. 박물관에 들어
by
문경란 에디터
2026.08.2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서로 다른 희망이 충돌할 때 - 호프 [영화]
인간의 시선으로 시작해 외계인의 언어에 도달하며, 서로 다른 존재의 삶과 희망이 충돌하는 순간을 보여주는 영화
호프는 나홍진 감독의 전작 곡성으로부터 비롯된 기대감과 눈길을 사로잡는 예고편까지 개봉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만큼 기대가 컸던 때문인지 막상 영화가 상영되자 관람객의 평가가 꽤나 갈리는 결과가 나왔다. 나도 SF나 괴물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했던 터라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극단적인 후기들을 마주하고 더욱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주인공 범
by
정충연 에디터
2026.08.27
오피니언
여행
[Opinion] 책과 문화의 도시 파주에서의 1박 2일 [여행]
헤이리 마을부터 파주 출판단지까지
8월 25일부터 26일까지 파주 여행을 다녀왔다. 사실 내가 사는 곳에서 파주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파주에는 아이들이 갈만한 곳이 많아서 어릴 때는 엄마 아빠를 따라 자주 가곤 했다. 그렇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다. 어릴 때의 추억 속 장소로만 간직하고 있던 파주를 이번에 가게 된 이유는, 내 친구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by
김희정 에디터
2026.08.27
리뷰
도서
[Review] 빵점 사진작가가 대통령 표창을 받기까지 - 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
마침내 서헌강이라는 사람이 문화유산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번에는 무슨 바람이었는지 책을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원래 같으면 1장의 본론부터 폈겠지만, 목차를 조금 읽다가 다시 덮고선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뒤쪽에 성의 넘치는 추천사들이 적혀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참 이상하다. 서헌강의 열정은 온도가 일정해서 끓어 넘치지도, 그렇다고 해서 결코 식지도 않는다. 멀리, 미지의 영역까지
by
이지연 에디터
2026.08.26
리뷰
도서
[Review] 카메라로 전통에 창을 내면 - 도서 '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
'어떻게 한 시대의 정신이 이토록 섬세하게 담아서 이어져 왔을까.'
공수래 공수거는 개개인의 인생에서 인간이 어찌 할 수 없는 진리이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중요한 것을 남겨놓고 싶은 본능이 있다. 지키고 싶은 의미, 금기, 아름다움, 문화가 세월의 바람에 쓸려가지 않도록 기록하고 보존한다. 죽어서 가져갈 수는 없지만 내가 살던 세계에 남겨 후손들이 그것을 들여다보고 발전시켜나갈 수 있도록 할 수는 있다. 그것의 매우 오래된
by
신성은 에디터
2026.08.26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유난히 길었던 여름 [문화 전반]
이번 여름을 떠올렸을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세가지
여름을 보내는 방법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덥고 길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낮에는 뜨거운 햇빛이 남아 있지만, 밤이 되면 조금씩 선선해지는 바람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 무척 더웠던 여름도 어느새 좋은 계절으로 미화되는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번 여름이 길게 느껴졌던 건 단순히 날씨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고, 새로운 환경에
by
이수민 에디터
2026.08.25
리뷰
도서
[Review] 대답없는 곳에 말을 거는 사람들 - 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 서헌강 (2026) [도서]
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 서헌강 (2026) 리뷰
문화유산을 우리가 지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 지나간 사람들의 흔적을 우리는 왜 이토록 오래 지키고, 또 찾아 나서는 걸까. 기술이 발달하면서 거의 모든 모습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게 되었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원래 있던 자리와 형태를 가능한 한 그대로 보존하려 애쓴다. 그렇게 수백 년을 견딘 유물 앞에 서면 나 역시 말로 다 담아내기 어려운 경외심을 품
by
정희정 에디터
2026.08.23
리뷰
도서
[Review] 과거와 현재를 잇는 사진 - 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 [도서]
서헌강 작가가 찍어온 문화유산, 그 아름다움과 그 뒤에 이어져온 노력을 돌아본다.
아주 오래된 것들은 어디에나 있다 유물이라고 하면 두 가지 감상이 동시에 떠오르곤 했다. 하나는 아름답고 예스러운 것, 아주 멋진 것이라는 생각. 다른 하나는 그래서 나와는 거리감이 느껴진다는 생각.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그것들에는 숨은 이야기가 잔뜩 있어서,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그 진가를 이해할 수 없을 것만 같이 느껴졌다. 서헌강 작가의 책 《나는
by
장유정 에디터
202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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